플라스틱 오염, 지구 최대 산소생산 미생물 위협

2019. 5. 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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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숨 쉬는 산소의 절반 이상(50∼85%)을 만들어 내는 주인공은 아마존 열대림이 아니라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이다.

이들은 "프로클로로코쿠스는 바다에 가장 많은 광합성 단세포 생물(10의 27 제곱 개)로 광합성을 통해 연간 40억t의 탄소를 생산한다"며 "플라스틱 용출물이 해양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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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플라스틱서 녹아 나온 화학물질이 광합성 세균 활동 억제 확인돼
타이의 세계적 관광지 피피 섬의 바닷속 비닐 오염 모습. 플라스틱 폐기물은 관광지 폐쇄와 동물 폐사뿐 아니라 지구의 산소 공급원을 흔들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숨 쉬는 산소의 절반 이상(50∼85%)을 만들어 내는 주인공은 아마존 열대림이 아니라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이다. 그 가운데서 가장 큰 몫을 바다에 사는 시아노박테리아인 프로클로로코쿠스가 하는데, 지구에서 벌어지는 광합성의 5∼10%를 차지한다.

프로클로로코쿠스는 크기가 0.001㎜ 이하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지만, 바닷물 1㎖ 속에 10만 마리(세포) 이상 들어있을 정도로 많다. 지구의 산소생산을 책임지는 이 ‘작은 거인’이 플라스틱 폐기물로 위험에 놓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샤 테투 오스트레일리아 매콰리대 생물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플라스틱에서 녹아 나온 화학물질이 프로클로로코쿠스의 성장과 산소 생산 능력을 저해한다는 실험 결과를 밝혔다. 바다에 가장 풍부한 광합성 세균이 기후변화로 인한 바다 산성화와 함께 플라스틱 폐기물이라는 쉽게 해결되지 못할 위협에 놓이게 됐다.

광합성 세균인 프로클로로코쿠스의 현미경 사진. 바닷물 1ℓ에 1억 세포가 있는 초소형 미생물이지만 단일 생물로는 지구의 최대 산소 공급원이다. 앤 톰슨,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상점에서 흔히 비닐봉지로 쓰이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깔판 등의 재료로 널리 쓰이는 피브이시(PVC) 등 대중적인 플라스틱 2종과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널리 분포하는 프로클로로코쿠스 2종을 실험대상으로 삼았다. 플라스틱을 바닷물에 담근 뒤 시간이 지나면서 녹아나는 화학물질이 광합성 세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플라스틱에서 녹아 나온 화학물질은 광합성 세균의 성장과 광합성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유전체 전반에 걸친 유전자 전사의 변화를 초래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들은 “프로클로로코쿠스는 바다에 가장 많은 광합성 단세포 생물(10의 27 제곱 개)로 광합성을 통해 연간 40억t의 탄소를 생산한다”며 “플라스틱 용출물이 해양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광합성 세균의 산소 생산 능력은 플라스틱 용출물에 노출된 지 24시간 뒤부터 명백하게 줄어들었다. 특히 고밀도 폴리에틸렌보다 피브이시 용출물의 독성이 강해 노출 3시간 안에 산소생산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논문은 밝혔다.

플라스틱은 제조과정에서 가소제, 안정제, 살생물제 등 다양한 첨가제를 넣기 때문에 바닷물 속에서 이들이 차츰 녹아 나온다. 연구자들은 “플라스틱 용출물은 유기물과 무기물이 뒤섞인 6000∼1만 종의 화학물질로 이뤄진다”며 “특히 아연 등 중금속과 유기물질이 세균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태평양 한가운데 해류가 빙빙 도는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는 한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160만㎢의 바다에 1조8000억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떠돈다. 이 해역에는 표층 바닷물 ℓ당 1억 마리꼴로 프로클로로코쿠스가 산다. 연구자들은 “장기적으로 이 해역 미생물 분포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활용하기 위해 잘게 조각낸 플라스틱 폐기물. 플라스틱 자체의 중합체보다 첨가제로 들어간 화학물질이 광합성 세균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앞으로 10년 뒤 10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생산량 증가가 계속되는데 폐기물 처분은 부실하고 폐기된 폐기물은 느리게 분해돼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미세플라스틱 섭취와 대형 플라스틱 조각에 고래나 거북이 피해를 보는 문제에 더해 플라스틱 용출물에 의한 위협이 추가됐다.

미국 미생물학회는 지난달 발표한 “높아지는 이산화탄소에는 미생물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글에서 “바다의 미생물은 사람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45%를 흡수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바다가 산성화하면서 프로클로코쿠스의 광합성 능력이 저해되고 있음”을 주요한 문제로 꼽았다.

분열 중인 프로클로코쿠스 세포. 플라스틱에서 녹아나온 화학물질이 정상적인 생식을 저해한다. 치좀 연구실, 매사추세츠공대 제공.

그렇다면 이제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심해로 격리하고 부산물로 산소를 생산하는 프로클로코쿠스는,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이라는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는 두 가지 위협에 동시에 놓이게 된 셈이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Sasha G. Tetu et al, Plastic leachates impair growth and oxygen production in Prochlorococcus, the ocean’s most abundant photosynthetic bacteria, Nature Communications Biology (2019) 2:184, https://doi.org/10.1038/s42003-019-0410-x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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