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녀' 사칭하며 돈 펑펑..뉴요커 홀린 간 큰 20대 철창행
러시아계 독일 여성 소로킨에 최고 12년형 선고
미국 뉴욕에서 4년여간 상속녀 행세를 하며 사치스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사기·절도 행각을 벌인 20대 러시아계 독일 여성이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소로킨이 뉴욕 사교계에 발을 들인 건 2013년이다. 독일계 백만장자 상속녀를 사칭하면서다. AP통신은 그가 아버지는 외교관이라거나 석유부호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애나 델비’라는 가명도 썼다. 거주지는 집이 아닌 하루 숙박비가 수십만원에 달하는 맨해튼의 고급 호텔이었으며 팁으론 1달러가 아닌 100달러를 물 쓰듯 썼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했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호화생활을 과시했다.
소로킨은 제트기를 대절한 해외여행을 지인에 제공할 정도로 씀씀이가 후했다. 그가 어디 출신이며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도 내로라하는 뉴요커들이 그를 따른 이유다. 소로킨은 주변에 ‘소호 하우스’ 같은 회원제 클럽을 만드는 등 거창한 사업 계획을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맨해튼 사회 상류층 계급의 일원이 되길 갈망하던 20대 여성의 사기극은 2017년 10월 막을 내렸다.
NYT에 따르면 그가 서류를 조작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지인들에게 대신 결제하게 하는 식으로 사기 친 액수는 모두 27만5000달러(약 3억2500만원)에 달한다. 전 베니티 페어 편집자 레이철 윌리엄스가 대표적 피해자다. 그는 기고문을 통해 소로킨으로부터 모로코 여행에 초대됐다가 6만2000 달러(약 7330만원)의 경비를 대신 내야 했다고 폭로했다. 소로킨이 “한치의 오점 없는 세계를 보여줬다”라고도 썼다.
키셀 판사는 이날 선고문에서 “피고인의 속임수 정도에 망연자실한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녀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반짝임과 화려함에 눈이 멀었다”고 지적했다. 사기로 점철된 그의 인생은 조만간 책으로 출간됨과 동시에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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