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끊겠다" 김기태의 바람, 뒷심으로 응답한 KIA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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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50)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극도로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투수들이 추가 실점 없이 잘 막아준 것이 역전의 발판이 됐다"며 "타자들이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연패를 끊기 위해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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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연패에 따른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탓이다. 4월1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4월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9연패에 빠졌던 기억을 채 잊기도 전에 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전날(8일)까지 4연패를 당했다. 상황도 좋지 않았다. 두산과 앞선 2경기에서 총 3점을 뽑는데 그쳤다. 이 기간에 투수진이 5점만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모두 내준 것이다. 게다가 이날 두산 선발투수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손꼽히는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김 감독은 그저 “연패를 끊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초반에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KIA 타자들이 린드블럼의 구위를 이겨내지 못했다. 1회 무사 2루, 3회 무사 1·3루, 6회 무사 1·2루의 숱한 득점 기회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0-2였던 5회 2사 1루에서 김선빈의 2루타로 한 점을 뽑아내긴 했지만, 수많은 기회를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선발투수 조 윌랜드는 6이닝 동안 8안타 무4사구 2삼진 3실점(1자책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패전투수가 될 위기였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KIA 타선은 린드블럼이 6.1이닝(7안타 1볼넷 6삼진 1실점)을 소화하고 내려간 뒤부터 서서히 방망이를 예열했다. 어느새 팀의 중고참이 된 김선빈(5타수4안타2타점)과 안치홍(5타수2안타1타점)이 그 중심에 섰다. 8회 김선빈과 안치홍의 연속 안타, 황대인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대타 나지완의 밀어내기 볼넷과 한승택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동점을 만들었다. 전과 다른 집중력을 뽐내며 3루측 관중석에 자리 잡은 팬들을 열광케 했다.
한 번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9회 1사 후 이명기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선빈이 바뀐 투수 윤명준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터트리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안치홍도 중전 적시타를 발사하며 격차를 2점으로 벌렸다. 8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던 둘의 의기투합이 역전을 만들어낸 셈이다. 8회 2사 1·2루 위기를 봉쇄한 2년차 하준영은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4승째를 올렸고, 9회 2사 2루의 위기를 넘기고 5-3 승리를 지킨 마무리투수 문경찬은 2세이브째를 따냈다. 어렵사리 4연패에서 벗어난 KIA는 13승1무24패를 마크했다.
김 감독은 “투수들이 추가 실점 없이 잘 막아준 것이 역전의 발판이 됐다”며 “타자들이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연패를 끊기 위해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김선빈은 “많은 팬들 앞에서 꼭 이기고 싶었다. 이기는 경기에서 역할을 해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기에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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