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엉덩이를 찾아서-엉덩이 기억상실증

2019. 5. 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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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뇌만 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는 신체 모든 부위들이 기억력을 갖고 있다. 자전거를 한번 배우면 평생 잊지 않는 것,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다시 타도 금세 안정되는 것, 가부좌가 안되던 사람이 노력 끝에 요가 자세를 일단 만들고 나면 술술 앉게 되는 것, 이런 게 모두 몸의 기억력 덕분이다. 엉덩이도 그렇다.

별 일도 아닌데 자꾸 넘어지거나 넘어질 뻔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육이 부실한 것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모든 근육 가운데 엉덩이 근육은 몸의 상하좌우 전체 균형을 잡는 중요한 부위이다. 엉덩이 근육은 허리에서 시작해, 엉덩이로 이어지는 부위다. 엉덩이에서 허벅지 앞면으로 이어지는 넙다리네갈래근, 그리고 허벅지 뒷쪽으로 이어지는 햄스트링을 포함한다. 『중년 건강, 엉덩이 근육이 좌우한다』의 저자 다케우치 마사노리는 ‘중년 이후의 건강은 근육이, 그것도 엉덩이 근육이 좌우한다’라고 주장한다. 중년 이후를 강조하는 이유는 근육 감소 시점을 중년, 즉, 마흔 살쯤으로 보기 때문이다. 어쩌다 미디어에서 발견되곤 하는 ‘근육킹왕짱 노인’ 관련 기사를 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습관적으로 근육 운동을 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 특히 내근직 직장인들은 중년쯤 되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골밀도도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장 큰 원인은 운동 부족이다. 근육은 부위별 적합한 근력 운동을 해 줘야 유지와 발달을 하는데, 하루 종일 앉아 있거나, 가벼운 산책이 전부인 직장인들에게 근육 이탈은 피할 수 없는 일일 수밖에 없다. 열심히 걷는 것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하루에 한 시간, 4~5km 정도를 꾸준히 걸으면 호흡기, 신체 균형, 혈액 순환 등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오직 걷기만 할 경우 근육 조직이 가늘어져 힘이 떨어지고 결국 하체가 후들거리게 된다. 근육 운동을 하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는 소리다. 특히 엉덩이 근육 집중 운동을 통해 엉덩이가 자신의 근육을 잊지 않고 스스로 기억하게 해 줘야 한다. 엉덩이 근육 운동을 하기 전 셀프 테스트를 해 보자. 간단하다. 가만히 서서 엉덩이 각 부위에 힘을 줘 움찍거려 보는 것이다. 왼쪽 엉덩이를 생각하며 힘을 주면 왼쪽 엉덩이만 움찔거려야 하고, 양쪽 엉덩이에 힘을 주면 양쪽 엉덩이가 씰룩거려야 한다. 그걸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있다! 그것도 많다. 마음은 움찔움찔대는데, 엉덩이는 가만히 있는 것이다. 이것을 ‘엉덩이 기억상실증’이라고도 한다. 엉덩이 근육이 활동을 멈춘 것은 아니지만 움직이는 방법을 까먹은 것이다. 힘을 주지 못하니 점점 탄력이 없어지고 근육은 빠져나가며, 결국 엉덩이 근육이 허벅지로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엉덩이 근육운동은 집에서 하면 된다. 첫째, ‘스쿼트’다. 바른 자세로 서서 덤벨이나 1 짜리 생수를 들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몸에 맞게 3세트 반복하는 것이다. 몸에 맞게란, ‘어구구 죽겠다’ 신음 소리가 날 때까지의 한계점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것도 세 번을. 둘째 ‘다리 뒤로 차기’이다. 기마자세로 엎드려 양손으로 중심을 잡고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댄 채 나머지 다리를 발바닥이 천정을 향하도록 올려주는 것이다. 역시 힘들다 싶을 정도의 강도로 양쪽 다리를 번갈아 가며 3세트. 골반 들기도 엉덩이 근육에 도움이 된다. 천장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끌어당겨 무릎을 세우고, 양손을 차려 자세로 내려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엉덩이만 들어주는 것이다. 이때 목과 배와 골반과 허벅지와 무릎이 직선을 이뤄야 한다. 최소 10회 이상 3세트를 해 준다. 네 번째 방법은 집은 물론 버스정류장, 지하철 승강장 등 어느 곳에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똑바로 서서 손을 벽에 댄 상태에서 엉덩이와 배에 힘을 꽉 주고 까치발을 했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것이다. 속도감 있게 해 줘야 힘이 들어가고 근육도 늘어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일주일에 3일은 반복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글 소요유(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8호 (19.05.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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