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와병 5년..그룹 차원 난제 산적

고은결 입력 2019. 5. 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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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병실생활 만 5년
의식 회복하지 못했지만 안정 상태
부친 이어 이재용 부회장 총수 지정
계열사 악재 겹쳐 해결할 난제 산적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4년 4월1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모습. 2014.04.17. marrymer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병상 생활이 오는 10일에 만 5년이 된다. 이 회장의 와병 기간이 길어지는 중 삼성가도 녹록치 않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앞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며 그룹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재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주로 병상에 누운 상태로 자가호흡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위기를 넘긴 이 회장은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서 투병 중이다.

이 회장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건강 상태는 안정세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탄 채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며, 접촉과 소리 등에 반응해 병실 내에서는 '자극 요법'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은 수시로 이 회장의 병실을 찾으며 상태를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와병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삼성그룹은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거듭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공정위로부터 삼성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은 곧 법적인 총수를 의미한다.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후 언론 노출을 기피했던 이 부회장은 총수 지정 이후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올 초 청와대 초청 신년회에 참석한 데 이어 5G 네트워크 장비 생산라인 현장, 반도체 사업 점검 등 외부 노출을 늘렸다. 소셜미디어 서비스 상에서도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와 주목 받았다. 정부와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결의하며, 비메모리 분야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대법원 선고를 앞둔 가운데 계열사와 관련한 악재가 겹치며 그룹 차원의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자, 이 부회장의 대법원 선고와 맞물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안서버를 관리하는 실무 책임자로 알려진 A씨의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해 지난 5일 체포하고, 이틀 뒤인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증거인멸 정황에 대한 수사 강도는 어느 때보다 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도 기기 결함 논란이 불거지며 결국 출시가 연기되는 악재를 맞았다. 갤럭시폴드는 당초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리뷰용으로 지급된 제품에서 화면 불량 이슈가 제기되면서 출시가 미뤄졌다. 업계는 갤럭시폴드 시점이 이르면 1~2주일 내에, 길게는 이번 달을 넘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을 좌우하는 반도체 부문 또한 메모리 업황에 실적이 요동쳤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전년 대비 절반도 되지 않는 매출 14조4700억원,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며 가격이 내려간 게 타격의 원인이다.

다만 비메모리 분야의 육성을 통해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 전문인력 1만5000명 채용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2030'을 발표했다. 과거 이건희 회장도 지난 2009년 당시 매출 4000억 달러 달성, IT업계 1위를 목표로 하는 '비전2020'을 내놓은 바 있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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