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로 세계 4대 축구리그 데이터 분석하죠
◇카메라 3대로 모든 데이터 수집·분석
비프로11은 AI(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다. 경기장 중앙에 설치된 총 3대의 카메라를 통해 경기와 훈련 중 벌어지는 상황을 모두 관찰한다. AI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이미지 데이터(경기·훈련 화면)를 보고 슈팅 수, 패스, 드리블 거리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뽑아낸다. 이 데이터를 AI와 전문 분석관들이 다시 한 번 분석해 선수·감독·코치들이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중앙 미드필더인 주전 선수가 한쪽으로 치우쳐 뛰는 것을 확인하고 다음 경기의 포메이션이나 전략을 재검토할 수 있는 것이다.
축구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술은 예전에도 있었다. 독일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팀에 GPS(위성항법장치) 센서에 기반한 경기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강 대표는 "하지만 우리 서비스는 센서 없이 딱 카메라 세 대만 있으면 이미지 분석 AI가 경기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고 편하다"고 강조했다. 구단들 입장에서는 비용도 줄고, 볼 수 있는 데이터도 더 많다고 한다.
기술 도입은 성적 향상으로 연결됐다. 세리에A의 볼로냐FC는 지난 3월 비프로11을 도입한 이후 한 달여간 6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볼로냐FC가 이번 시즌 세리에A 리그 20개 팀 중 15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상승세다. FC쾰른은 2군팀에서 비프로 11을 처음 쓰기 시작하다가 지금은 유스팀과 1군팀까지 모두 쓰고 있다.
◇중계·이적 시장까지 노린다
강 대표는 축구광(狂)이다. 독일 9부리그 축구팀 FC 함부르거 베르크(Hamburger Berg)의 감독 겸 선수로 뛰고 있다. 강 대표는 "직접 우리 제품을 써봐야 고객사들에 필요한 부분이 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비프로11을 쓰는 팀은 10개국 리그의 10% 정도. 그는 "아직도 10배 넘게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강 대표는 앞으로 중계·이적 시장에도 진출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선수들의 축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적절한 이적료나 연봉을 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프로축구 이적 시장은 매년 수조원대다. 2017년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망으로 이적한 네이마르는 이적료만 2억2200만유로(약 2870억원)에 달했다. 이렇게 큰돈이 오가는 거래에 적절한 금액을 조언해 주고, 수익을 얻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셈이다.
비프로컴퍼니는 작년 8월 알토스벤처스·소프트뱅크벤처스·KT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0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0만달러(약 70억원)다. 강 대표는 "전 세계의 축구 데이터는 비프로에 모이고, 비프로를 쓰면 무조건 이긴다는 공식을 만들겠다"며 "한국산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로 세계 축구 시장을 한번 장악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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