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3쿠션계' 혜성처럼 등장한 기대주, 서한솔

2019. 5. 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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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오미자배'서 선수등록 1년4개월만에 준우승
고 3때 4구로 당구 시작, 3쿠션 1년만에 선수 등록
최근 여자프로(LPBA) 선택.."좋은 기회라 도전"
“올해 목표는 방송경기였어요. 그런데 첫 대회부터 이루었네요. 하하”‘ 지난달 열린 ‘인제오미자배 3쿠션 페스티벌’ 여자부문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인천연맹 서한솔(23·국내랭킹 17위)이 자신의 연습구장인 빌몬스터(인천 부평구)에서 인터뷰 중 웃고 있다.
[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올해 목표는 방송경기였어요. 그런데 첫 대회부터 이루었네요. 하하.”

지난달 열린 ‘인제오미자배 3쿠션 페스티벌’ 여자부문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선수가 있었다. 인천연맹 서한솔(23·국내랭킹 17위)이다. 그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선수등록 1년4개월만에 전국대회 시상대에 섰다.

예선부터 이유주(서울연맹·21위) 한지은(성남·8위) 이지연(서울·12위) 등 강호를 제압하고 결승까지 올랐다.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패하긴 했으나 서한솔은 경기 막바지까지 김민아(실크로드시앤티·4위)를 맹추격하며 당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19세 때 4구로 당구를 시작한 서한솔은 6개월만에 3쿠션에 입문, 동호인 전국대회서 공동3위(2017년 인제오미자배) 등의 성적을 내면서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단다. 서한솔은 최근 여자프로당구 ‘LPBA 투어’ 참가를 선언,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그의 연습구장인 빌몬스터(인천 부평구)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서한솔이 연습구장 한 켠에 걸린 축하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뷔 후 1년 4개월만에 입상했다.

=축하를 정말 많이 받았는데, 사실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 연습구장에서 연습을 하다가도 문득 한켠에 걸린 축하 현수막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준우승했을까’ 싶기도 하다. 하하.

▲최고성적은 16강(2018년 부산광역시장배)이었는데, 좋은 성적을 예상했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결승전까지 올라오면서 만난 상대들이 이유주(서울) 강애영(서울) 임정숙(성남) 한지은(성남) 등 강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잘해야겠다, 꼭 이겨야겠다’는 마음보다 ‘아는 공만 놓치지 말고 열심히 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조별예선 첫 경기와 8강전. 첫 경기(강애영 전)는 테이블이 낯설어서 힘들었고, 한지은 선수와의 8강전서는 이전에 한지은 선수에게 두 번 진 적이 있었는데, 두 경기 모두 10점도 못내고 졌다. 그 기억 때문인지 경기 전부터 몸에 긴장이 들어가더라. (한지은과의 8강서 서한솔은 35이닝 접전 끝에 23:22 1점 차로 승리했다.)

인제오미자배 3쿠션 결승 경기서 샷을 구상하고 있는 서한솔.

▲결승전 막바지에 뒷심을 발휘했지만 졌다. 아쉽진 않았나.

=(웃으면서)결승까지 올라간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대회가 끝난 후 경기영상을 봤는데 경기 초반에 좋은 포지션에서 큐미스가 몇 차례 나왔고, 잘못된 길 선택이 너무 많더라. 경기 당시에는 긴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영상을 보면서 “아 많이 긴장했었구나”하고 생각했다. (방송경기가 처음이었을텐데?) 맞다. 손발이 떨릴 줄 알았는데 막상 그 정도는 아니더라. 하하.

▲결승 상대였던 김민아 선수가 ‘인상깊은 선수’라며 칭찬했는데.

=정말인가? 너무 감사하다. 사실 저는 김민아 선수의 팬이다. 처음 당구 시작할 때 스승님께서 김민아 선수가 잘 친다고 하셔서 영상도 찾아보고 대회때도 유심히 보면서 팬이 됐다. 개인적으로 시원하고 당돌한 스타일을 추구하려고 하는데, 김민아 선수가 표본이지 않나. 그래서 결승때도 존경하는 선배님과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선수 데뷔는 언제 했나.

=2017년 10월이다. 당구를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3학년(2015년) 초에 친구들과 4구를 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그대로 당구에 푹 빠져 4구를 즐겼다. 그렇게 6개월 정도 4구만 치다가 현재 활동하는 연습구장(빌몬스터)에 처음 오게 됐고, 대대를 처음 봤다. 테이블도 엄청 크고 경기 매너도 너무 멋있어보여 관심이 생겼고 그대로 3쿠션에 입문했다. 핸디 7~8점으로 동호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대대수지 23점이다.

서한솔이 큐를 잡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승인 권혁민(부천연맹) 선수를 만나고 실력이 부쩍 늘었다던데.

=처음 국제식 대대에 입문하고 나서는 빌몬스터(구 공플레이) 동호회 회원분들이 잘 알려주셨다. 이후 8개월 정도 지나서는 구장을 운영하시던 사부님께 공을 배울 기회가 생겼는데, 정말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다. 곧 경기도 일산에 당구장을 개업하셔서 헤어지게 돼 아쉽지만, 사부님께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단단히 만드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당구선수를 결심한 이유는?

=스승님께 공을 배울 때 ‘이건 내 직업이구나, 이걸로 먹고 살았으면 너무 좋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 부모님 역시 당구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계시더라. ‘하고싶은걸 하라’며 지원해주셨다. 그 전엔 애견미용에 관심이 있었는데, 당구를 만나고 인생이 바뀌었다. 하하.

인제오미자배 3쿠션 준결승 경기서 샷을 준비하고 있는 서한솔.

▲‘LPBA투어(여자프로당구)’에 참가한다고.

=처음 출범 소식을 접하고는 “좋은 기회인데,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당구선수로서 당구만 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구조라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 나에게는 대회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고 소중해서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오래 걸리진 않았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했다.

▲LPBA에 대한 기대는.

=‘프로’라는 타이틀이 걸려있는 만큼, 선수들의 의지가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기존 선수들은 물론 당구선수를 꿈꾸는 어린 친구들도 많이 도전할 것 같다.

▲올해 목표는?

=사실 올해 목표는 방송경기였는데, 첫 대회부터 이뤄버렸다. 하하.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 이번 대회에 많은 운이 따랐다는 걸 알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단단해지면 충분히 통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았다. 이제 LPBA 입상이 새 목표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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