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 악당들은 못 막겠다, 어벤져스도 두손 든 스포일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3 17:14

수정 2019.05.03 17:14

보기 전까지 인터넷 끊고 영화관 입장때까지 귀 막았는데
뒷좌석에 앉은 스포일러.. 두세번 보며 대화인 듯 스포 흘려
처벌 원하는 영화팬 많지만 저작권 침해 적용 힘들어
'어벤져스:엔드게임' 포스터 마블 twitter 계정
'어벤져스:엔드게임' 포스터 마블 twitter 계정

2008년 '아이언맨' 개봉 이후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화계를 이끌다시피 해온 마블 시리즈의 한 막이 '어벤져스:엔드 게임' 개봉으로 끝을 맺었다. 전 세계 많은 팬들의 기대 속에 개봉한 어벤져스는 개봉과 동시에 최단기간 관객 동원 기록을 갈아치우며 그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의 이 같은 인기 속에도 제작사 측과 유통사들은 걱정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영화의 결말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일명 '스포일러'가 관객들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어서다.

■스포일러로 몸살 앓는 영화팬

3일 영화계에 따르면 어벤져스:엔드게임은 860만명 넘는 관객들이 관람, 9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뜨거운 관심이 오히려 일부 관람객에게는 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결말을 유포하는 스포일러들이 영화를 미처 보지 않은 관람객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잡담 게시판은 물론 영화와는 전혀 무관한 포털사이트 메인 기사의 댓글 창에도 스포일러가 가득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객들은 '스포일러 당하기 전에 무조건 일찍 봐야 한다'는 생각에 개봉 첫날부터 예매 전쟁에 참가했다. 이 때문에 "어벤져스가 개봉 첫날 95% 넘는 예매율을 기록한 것은 스포일러 덕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개봉 초기 예매에 실패한 일부 팬들은 "스포일러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에는 아예 인터넷을 끊어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관객들의 눈과 귀를 위협하는 스포일러는 비단 온라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관 주변, 심지어는 영화가 상영 중인 상영관 내에도 스포일러는 존재한다. 최근 미국과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선 영화의 결말을 유출한 이들을 상대로 한 폭행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최근 어벤져스:엔드 게임을 관람한 박모씨(29)는 "영화를 보는 중 뒷좌석에 앉은 2회차 관람(같은 영화를 두번째 보는 것) 커플이 결말을 이야기하더라"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진 않지만 이후 집중도도 떨어지고 정말 김이 샜다"고 하소연했다.

■현실적 처벌 어려운 '법적 공백'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스포일러'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 항목에서 '스포일러 고소'라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스포일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영화 관람객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스포일러가 사실상 법률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제대로 된 제재를 가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윤광훈 법률사무소 한성 대표변호사는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저작물로서 성립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며 "저작권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구체적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상물 자체가 아닌 영상물의 플롯은 보호받기 힘들고, 때문에 저작권 침해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영상물을 불법유통하는 것은 엄연한 저작권 침해행위이지만 영상물의 내용만 가지고는 저작권 침해를 적용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업무방해와 같은 법률 적용도 사실상 쉽지 않다. 업무방해가 적용되는 구체적 행위의 범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윤 변호사는 "업무방해는 허위사실 유포나 위력, 위계 등의 행위에 적용되는데 스포일러 유포는 이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제작사나 배급사 측에 업무방해가 이뤄진 것은 맞지만 법률 적용은 어렵다"고 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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