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열차는 출발했지만..사개특위 난제 산적

2019. 4. 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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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많은 사개특위
두 달 안에 단일화 안되면 법사위로
위원장 한국당 소속이라 상황 복잡
본회의서 2개 법안 표대결 할 수도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이 29일 저녁 국회 문체위 회의실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여야 4당이 합의한 정치·사법개혁 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 올랐지만 앞으로 최종 법안 통과까지 해결해야 할 난제는 수두룩하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부패)수사처 설치 법안을 심사해야 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변수가 많아 상당한 진통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단일화’ 이뤄질까
29일 사개특위는 공수처 설치 법안 2개를 나란히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바른미래당 내홍으로 별도의 공수처 법안이 막판에 추가된 탓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두 법률안을 절충해 사개특위가 대안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대안이 패스트트랙에 오르고, 기존 두 안은 패스트트랙에서 제외된다. 대안이 입안된다고 해서 패스트트랙 기간이 다시 처음부터 계산되는 것도 아니다.

사개특위가 대안을 만들지 못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사개특위 활동 시한은 6월 말이다. 연장하려면 본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자유한국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안을 만들지 못한 채 사개특위가 활동을 끝내면, 법제사법위원회가 두 종류의 공수처 설치 법안 심사를 맡게 된다. 위원장이 자유한국당 소속이라 적극적으로 조정해 대안을 만들 가능성이 낮다. 결국 본회의에는 각기 다른 두 공수처 설치 법안이 올라가게 된다.

본회의에서 두 법안의 ‘단일화’도 가능하다. 국회법은 의원 30명이 서명하면 본회의에 수정동의안을 발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20대 국회 ‘패스트트랙 1호’ 법안이었던 ‘사회적 참사법’의 경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이 본회의 표결 전날 밤늦게까지 협상을 벌여 수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한국당이 당일 오전 공동발의를 철회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당만 참여해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본회의 단계에서 ‘단일화’에 실패하면 최종적으로는 표 대결을 할 수밖에 없다. 두 법안 모두 가결되면 각기 다른 공수처 2개가 생기는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30일 현재 각 정당의 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128석, 자유한국당 114석, 바른미래당 28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무소속 8석, 애국당 1석, 민중당 1석이다. 이론상 바른미래당 전원이 반대해도 민주당·평화당·정의당 및 무소속 3명이 힘을 합치면 애초 여야 4당이 합의했던 공수처 설치 법안을 의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그사이 정치지형이 변할 수도 있다. 두 법안 모두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패스트트랙 지정, 악수하는 이상민 위원장과 표창원 의원. 연합뉴스

■ 정개특위보다 사개특위가 더 빠를 수도
사개특위에 오른 패스트트랙의 총 소요기간을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들의 소관 상임위원회가 법제사법위원회이기 때문이다. 법사위 소관 법률은 따로 체계·자구 심사를 받지 않는다. 즉, 패스트트랙에 규정된 ‘법사위 체계·자구 최대 심사기간 90일’을 건너뛸 수 있다는 뜻이다. 사개특위가 선거제 개혁 법안을 심사하는 정개특위보다 최대 90일 빨리 패스트트랙 절차를 끝낼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국회 관계자는 “패스트트랙도 드문데, 법사위 소관 법률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건 처음이라 전례가 없다”며 “아직 해석이 통일되지 않았고 여러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등 여야 4당은 ‘한국당과 끝까지 협상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당 동의 없이는 최대 심사기간을 채우지 않고 의결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린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상임위 심사 180일,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90일을 모두 소진할 가능성이 크다. 사개특위가 먼저 패스트트랙 절차를 끝낸다 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여야 4당 합의로 이들 개혁 법안을 같은 날 본회의에서 표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순서도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먼저 표결하는 것으로 정해뒀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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