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아이언샷 이민지, 11개월 만에 우승

김지한 2019. 4. 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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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휴젤 LA오픈 정상, 통산 5승
김세영 2위, 박인비·고진영 5위
호주 동포 이민지가 LA오픈 우승으로 LPGA 개인 통산 5승을 달성했다. [AP=연합뉴스]
호주 동포 이민지(2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1개월 만에 우승했다.

이민지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 골프장에서 끝난 LPGA 투어 휴젤-에어 프레미아 LA오픈에서 합계 14언더파를 기록, 김세영(26·10언더파)을 4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이민지는 지난해 5월 볼빅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이 2위, 박인비(31)·양희영(30)·고진영(24) 등은 공동 5위(합계 8언더파)에 올랐다. 이날 이민지는 캐디인 제이슨 길로이드의 어머니가 암 투병 중인 사실을 떠올리면서 “어머니가 나와 제이슨을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좋겠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1996년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이민지는 영어 이름을 쓰는 다른 교포 선수들과 달리 한국 이름을 그대로 쓴다. 조부모가 직접 지어준 이름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아마추어 세계 1위에 오르면서 호주 국가대표를 지낸 그는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했다. 지난해 11월엔 호주 남녀 골프를 통틀어 최고 선수에게 주는 ‘그렉 노먼 메달’도 받았다. 여자 선수가 이 메달을 받은 건 이민지가 처음이다.

키 1m65㎝의 이민지의 장기는 날카로운 아이언샷이다. 2015년 71.26%였던 그린 적중률이 지난해엔 75.03%(3위)로 향상됐다. 올 시즌엔 76.03%로 이 부문 9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민지는 우승 경쟁이 치열해지는 최종 라운드에서 뒷심이 달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 시즌 혼다 타일랜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마지막날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해 각각 양희영·박성현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지난 21일 끝난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이민지는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잃고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11개월 동안 우승권에 근접한 적이 많았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준우승만 5차례 했다.

그러나 LA오픈에서는 달랐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민지는 김세영이 2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침착함을 유지한 끝에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민지는 “그동안 내가 우승하지 못했던 건 그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이다. 내가 못한 게 아니었다. 지난 주 대회에서 3위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이민지는 상금 22만5000 달러(약 2억6000만원)를 받았다. 시즌 상금 70만3472 달러로 고진영(107만931 달러)에 이어 상금 랭킹 2위로 올라섰다. 또 박성현(26), 아리야 주타누간(24·태국)을 제치고 개인 최고인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다. 지난해 볼빅 챔피언십 우승으로 처음으로 세계 톱10에 오른 뒤 한 번도 10위권 바깥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이민지는 “카리 웹이 나의 롤 모델이듯, 나도 후배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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