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지원TF' 삼바 분식 증거인멸 개입 정황 나왔다

2019. 4. 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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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사건 수사가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TF)'로 향하고 있다.

옛 미래전략실을 대신해 전자를 중심으로 한 그룹 현안을 총괄해온 핵심 기구인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쪽이 증거인멸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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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사건 수사가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TF)’로 향하고 있다. 옛 미래전략실을 대신해 전자를 중심으로 한 그룹 현안을 총괄해온 핵심 기구인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쪽이 증거인멸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검찰은 이 사건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합병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기획된 것으로 보고 수사해 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이 또다시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지난해 7~8월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에서 이뤄진 조직적 증거인멸 과정에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을 주축으로 꾸려진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사업지원티에프 소속 임원(상무)이 직접 삼성에피스에 사무실을 차리고 증거인멸을 진두지휘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28일 증거인멸을 주도한 해당 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삼성은 2017년 초 국정농단 수사 여파로 미전실을 해체한 뒤 삼성전자(전자 계열사)·삼성생명(금융 계열사)·삼성물산(비금융 계열사)에 각 분야를 조율하는 세개 티에프 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미니 미전실’인데,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인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는 그룹 내 전자 계열사 간 업무조정과 더불어 그룹 차원의 주요 문제들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그룹 내 위상이 남다르다. 과거 삼성 비서실→구조조정본부→미래전략실로 이어지는 그룹 컨트롤타워 지위를 가진 셈이다.

옛 미전실 출신인 해당 임원은 이 사건 피의자인 양아무개 삼성에피스 상무 등과 함께 삼성에피스 직원 수십명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일일이 뒤졌고, 고한승 삼성에피스 사장의 스마트폰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한다.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소속 임원은 특히 이 부회장을 뜻하는 그룹 내 이니셜인 ‘JY’와 ‘합병’ 등의 열쇳말을 집어넣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검색했고, 해당 단어가 들어간 문건과 보고서를 모두 파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합뉴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소속된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티에프’ 대신에 삼성바이오와 업무상 관련이 없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소속 임원이 직접 증거인멸에 관여한 것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그룹 차원의 중대 사안이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을 직접 보좌하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가 직접 움직인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상무급 임원이 계열사 사장의 스마트폰을 따로 확인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번 사건이 계열사가 아닌 그룹 총수와 관련한 일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사건에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의 전신인 그룹 미전실이 관여한 정황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한겨레> 보도로 삼성바이오가 2015년 그룹 미전실에 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방안 등을 보고한 문건이 드러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를 주요 근거로 삼아 삼성바이오의 회계 변경을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내고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밤 삼성바이오 관련 증거를 위조 및 인멸한 혐의를 받는 삼성에피스 양 상무와 이아무개 부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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