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 프로당구선수 장성출 "꿈이라서 과감히 도전"
80~90년대 최강으로 활약..30여년만에 화려하게 부활
'PBA 2차트라이아웃'서 5연승으로 1부투어 티켓
프로당구 선수는 나의 꿈..가능성 없다면 도전도 안해
[편집자주]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PBA(프로당구협회) 트라이아웃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28일 현재 32명의 프로당구 선수가 탄생했다. 트라이아웃 최종일인 5월 1일까지 16명이 추가 선발된다. 이미 프로당구선수 자격을 획득한 주인공들은 올해 67세인 왕년의 고수도 있고, 동호인 출신도 있다. 또한 선수활동을 중단했다가 프로당구 출범을 계기로 다시 큐를 잡은 선수도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선수가 된 주인공들을 만나봤다. 첫 번째는 80~90년대 최강으로 활약하다 30여년만에 최고령 프로당구선수로 부활한 레전드 장성출 선수다.
[MK빌리어드뉴스 최대환 기자] 장성출(67) 선수는 1992년 SBS 당구선수권 4회 우승, 2005년 도쿄오픈 우승 등 80~90년대 당구계를 호령하던 최강 중 한명이었다. 그런 그가 30여년 만에 당구판에 복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당구(PBA) 트라이아웃을 통과했다. 자신의 꿈인 프로당구선수가 된 것이다. 지난 28일 열린 ‘PBA 트라이아웃’ 2차전에서는 밤늦게까지 5연승을 거두며 PBA 1부투어 티켓을 땄다.
특히 1부투어 티켓을 확정짓는 마지막 경기에선 한때 12점차까지 지고 있다가 이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나이가 도전에 무슨 상관이냐”는 장성출 선수를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만났다.
▲PBA 트라이아웃을 통과해 ‘프로당구선수’ 자격을 얻었다. 소감이 궁금하다.
=이 나이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오랫동안 바랐던 일이 현실로 이뤄져 기분이 좋다. 어제 경기를 마치고 집에서 1부투어 진출을 확정지은 순간을 다시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프로무대에 도전하는데 고민은 없었는지.
=나는 2005년 도쿄오픈 우승 이후로 약 14년간 선수생활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PBA 출범한다는 얘기를 듣고 선발전을 하면 참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프로당구선수’는 내 꿈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면서 ‘이 기회를 놓친다면 내 꿈이 무너진다’고 생각해 죽을 때 죽더라도 여기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당구계 선배로서 프로당구 출범이 남다를 것 같은데.
=PBA 출범 자체를 환영하고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당구인들이 기다려왔던 일이다. 선수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살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프로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다소 진통이 있지만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는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언짢은 일이 생길수도 있다. 이게 다 과도기라 생각한다. 서로 공존한다는 자세로 같이 발전해나갔으면 한다.
▲‘최고령 도전자’로서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적지않았을 것 같다.
=프로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나 자신을 돌이켜봤다. 스스로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다. 좋은 성적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도전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이나 현장의 관중들에게 ‘저 나이에도 할 수 있구나’하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어제(PBA 트라이아웃 2차전 2일차) 구자복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한때 12점차까지 지고 있다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어떻게 역전할 수 있었나.
=상대 선수에게는 어느 정도 행운이 따랐고, 나는 테이블 적응도 잘 안 된 상태에서 경기가 흘러갔다. 그래서 ‘오늘 안되면 다음에 또 해야하는데’라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22:3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왠지 모를 의욕이 생기더라. 그 의욕덕분인지 6이닝 만에 18점을 득점해 역전할 수 있었다. 정말 천운이 따른 것 같다. 하하.
▲트라이아웃 1차전부터 총 9경기를 치렀다.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사실 쉬운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1차전 때는 조별리그라 그나마 부담이 덜했지만 어제(2차전)는 토너먼트라 한 경기라도 지면 끝이었다. 때문에 시쳇말로 ‘목숨 걸고’ 치자고 마음먹었다. 젊은 선수들하고의 경기가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어제는 실력보다는 정신력으로 승부했다. 지금까지 당구를 쳐왔던 경험도 도움이 됐다.
▲보통 경기 전 악수를 하는 것과 다르게 상대 선수와 가볍게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나름의 배려다. 경기 전에 긴장을 많이 하면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선수들이 있다. 손에 땀이 난 상태로 악수를 나누면 서로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먹인사로 대신하는 것이다. 경기 전에는 타인과의 피부 접촉을 자제하는 문화가 생겨야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있다.
▲곧 PBA 1부투어가 시작된다. 1부투어에 임하는 각오나 목표가 있다면.
=최고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싶다. 질 때 지더라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할 생각이다. [cdh10837@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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