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아니지만 청소년은 안돼요" 무알코올 음료 시장 성장세

입력 2019. 4. 28.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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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공정 없애 '알코올 0도'.."1천억원대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
'하이트 제로 0.00'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하이트진로음료·롯데칠성음료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알코올 도수 제로(0), 엄연한 음료지만 미성년자는 가라.'

소비 침체와 커피 등 대체재의 보급으로 녹록지 않은 음료 시장에서 최근 몇 년간 알코올을 뺀 맥주 음료인 '무알코올 음료' 시장이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28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무알코올 음료는 맥아로 만들어 맥주와 비슷한 색깔과 청량감을 구현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제로'여서 주류가 아닌 탄산음료로 분류된다.

통상 무알코올 음료 제조 과정은 일반 맥주 제조 공정과 비슷하지만, 효모를 첨가해 발효시키는 단계를 뺀다. 대신 맥아를 당화(糖化)하는 '비발효 제조 공법'을 거치거나 알코올을 임의로 제거하거나 발효를 일정 시간 중단하는 '발효 제조 공법'을 거친다.

국내에서는 2012년 하이트진로음료가 '하이트 제로 0.00'을 출시, 업무 등으로 술을 마시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볍게 즐기고자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관련 시장을 열었다.

2017년에는 롯데칠성음료가 후발 제품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현재는 '하이트 제로 0.00'이 6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가 약 23%까지 시장 지분을 늘린 상태다. 이들 제품 뒤로는 '3 홀스', '에딩거', '분다버그' 등의 제품이 각각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하이트 제로 0.00'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등 국내 제품은 알코올이 전혀 없고 깔끔한 맛을 내는 비발효 제조 공법을 사용한다. 발효 제조 공법은 생산 과정 가운데 미량의 알코올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무알코올 음료 시장 규모는 2012년 13억원에서 2013년 50억원, 2014년 61억원, 2015년 62억원 등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이후 2016년 56억원, 2017년 53억원 등으로 기세가 꺾였으나 지난해 57억원으로 반등했다.

국내 시장이 이미 100억원에 육박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맥주 대국' 일본의 경우 이미 2009년부터 기린·산토리·아사히 등 대형 맥주 업체가 잇따라 무알코올 음료를 내놔 현재 7천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업계 1위 제품 '하이트 제로 0.00'은 2017년 749만9천여 캔에서 지난해 804만1천여 캔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추세다.

한편, 이들 무알코올 음료는 알코올이 전혀 없는 '탄산음료' 제품으로 생산자도 하이트진로나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이 아닌 하이트진로음료와 롯데칠성음료 음료 부문으로 돼 있다.

그런데도 관련 법에 따라 18세 미만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판매가 금지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르면 과자·음료 등 어린이 기호 식품은 담배나 술병의 형태로 포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등은 제품 전면부에 '성인용 음료'라는 문구를 넣어 19세 이상 성인에게만 파는 제품임을 명시하고 있다. 또 편의점 등지에서도 주류 판매대에 자리해 콜라나 사이다 등 일반 음료와는 거리를 둔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만드는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운전이나 업무 등으로 맥주를 마시지 못하는 '맥주 애호가' 등을 겨냥했다"며 "대리운전 걱정 없이 맥주 맛을 즐기고 싶거나 다음 날 중요한 일정을 앞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성장하는 무알코올 음료 시장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국내 시장도 지금의 10배가 넘는 1천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성장을 주도하겠다"며 "규모가 미미한 틈새시장에서 꾸준한 판매량으로 차근차근 일궈낸 성장세라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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