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 "세상의 모든 '엄마' 연기하고 싶어요" [인터뷰]
배우 김해숙의 또 다른 이름은 ‘국민 엄마’다. 언제부터인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엄마’ 연기로 보는 이를 웃고 울게 했다. 최근엔 영화 <크게 될 놈>과 KBS2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서 현실적인 엄마로 분해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세상 모든 엄마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엄마 연기가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 속 엄마들이 다 다른 인생을 살아온 것처럼 극 중 엄마들도 사연이 다르거든요. 수많은 엄마를 표현해내는 것도 배우로서 해볼만한 작업이라 생각해요.”
김해숙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엄마’라는 화두에 대해, 또 오랫동안 꾸준하게 ‘연기’란 외길을 달려올 수 있었던 비결 등을 밝혔다.
■“‘국민 엄마’? 아직 경험 못한 엄마가 더 많아”
‘국민 엄마’란 수식어가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그는 쑥스러워하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엄마가 더 많은 걸요. <크게 될 놈>을 찍을 때도 사형수 아들을 둔 엄마라서 새로웠고, 감정 소모도 심했어요. 그 속마음을 헤아리려니,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면서 몸과 마음이 정말 힘들더라고요.”
매번 엄마 연기를 하는데도 새롭냐는 질문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를 연기로만 표현하는 것과 마음으로 다가가는 건 분명 다르더라고요. 연기보다 사람으로 캐릭터에 다가가야 해서 매번 힘들죠. 눈물도 다 다르게 흘려야하는 걸요. 많은 사람이 ‘엄마 연기’의 차별점이 뭐냐고 물어도 쉽게 답할 수 없는 게, 계산할 수 없을 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이에요.”
나이가 들며 숙명처럼 다가온 ‘엄마’ 역에 다양한 변주를 준 건 ‘깨달음’ 때문이었다.
“여배우들은 나이가 들면서 ‘엄마’ 캐릭터에 친숙해져야 해요. 저 역시 입지가 좁아지는 것에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안주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었어요. 이후 수많은 엄마를 연기했는데, 알고보니 제일 어려운 연기가 바로 ‘엄마’더라고요. 캐릭터야 얼마든지 연구해서 눈에 띌 순 있지만, ‘엄마’ 역은 쉽고 익숙해야하면서도 그 안에서 수많은 감정을 표현해야하니까요. 이런 걸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게 스스로도 기특해요. 하하.”
실제론 어떤 엄마일까. 그는 평범한 ‘워킹맘’이라며 50점 정도 줄 수 있겠다고 자평했다.
“어린 두 딸을 두고 일을 해야 해서 친정어머니가 대신 키워줬어요. 그래서 마음 한 구석엔 ‘좋은 엄마’라 말 못할 정도로 미안한 마음이 커요. 다른 워킹맘들도 그렇잖아요? 하지만 너무 자책할 필요는 또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그리 큰 상처를 받진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자립심도 기를 수 있었다고도 하고요. 일하는 ‘엄마’들이 죄책감에 휘둘리지 말고 힘내서 씩씩하게 살아갔으면 합니다.”
■“롱런의 비결? 심플하면서도 녹슬지 않게 살자”
오랫동안 연기의 길을 걸어오면서 단 한 번의 외도도 하지 않은 착실한 배우다. 롱런의 비결을 물었다.
“글쎄요. 그냥 꾸준히 연기를 사랑하고 열정을 가진 게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가 아닌가 싶어요. 새로운 캐릭터를 갈망하고 맡은 배역에 최선을 다한 게 전부니까요. 또 하나 내 자신이 녹슬지 않기를 원해서 노력했어요. 도화지 같은 배우였으면 하는 바람에, 새로운 걸로 절 채우려고도 하죠. 사실 운이 좋아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심플하게 생각하고 사는 것도 ‘녹슬지 않는 법’이라 했다.
“연기할 때 빼곤 집에서 꼼짝하지 않아요. 집에 있는 저만의 시간이 정말 소중하거든요. 복잡하게 살려고도 안 하고요. 자신을 내려놓고 작은 것 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삶의 방식은 세월이 제게 선물로 준 것 같아요.”
자신의 미래로 여길 수 있는 선배들의 활약도 그에겐 자극이 된단다.
“이순재 선배나 나문희 선배의 열정은 아직 제가 못 따라가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자리를 지키고 꿋꿋하게 작품을 해나가는 거고요. 제겐 든든한 버팀목이에요. 든든하게 버티고 활동해주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어요. 좋은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인생의 길잡이를 얻는 것과 동시에 위로도 받는 것 같아요.”
모든 걸 이룬 것 같은 그도 아직 꿈꾸고 있는 게 있을까.
“간단해요. 건강하게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는 것. 그리고 큰일없이 가족들 모두 건강한 게 제 꿈이에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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