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혹사인가"..KIA '에이스' 양현종이 되물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9. 4. 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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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KIA 타이거즈 제공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도 힘들다. KIA 에이스 양현종(31)이 참아왔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자신을 둘러싸고 꾸준히 제기되는 혹사 논란에 대해 아쉬운 심경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앞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통해 “내 몸을 내가 아는데 왜 외부에서 뭐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와 관련해 앞으로 더이상은 ‘혹사’라는 이야기 하지 말아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앞서 17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타구에 왼 팔을 맞고 교체됐다. 타박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트레이닝파트의 진단을 거쳤고 양현종 스스로도 당시 경기 직후에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논란은 이후 불거졌다. 정상 로테이션대로라면 양현종은 닷새 쉬고 23일 잠실 LG전에 나설 차례였다. 부상 당한 투수를 무리시키면 안 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매년 많은 이닝을 던지는 양현종에 대한 염려가 혹사 논란으로 이어져왔고, 이번에는 실제 부상 정도와 관계없이 정상 로테이션에도 ‘무리’라는 시선이 따랐다.

양현종은 이런 상황들을 대단히 불편해하고 있다. 양현종은 “내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어 이전까지는 혹사라는 얘기를 들어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상황을 겪으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내가 준비를 잘못해서지 피로감이 쌓여서도 아파서도 아니다. 부진해서 팀에 미안해 죽겠는 상황인데 내 등판이 논란거리가 되니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말했다.

KIA 내부에서도 이번에 양현종의 등판 일정을 신중히 고민했다. 개막 이후 부진하던 양현종이 밸런스를 찾기 시작하던 중이기 때문이다. 화요일인 23일 등판할 경우 일요일까지 주 2회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남은 시즌이 길어 조금의 위험 가능성이라도 조심스럽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태가 괜찮은 데다 양현종이 정상 로테이션을 지키고 싶어해 당초 23일 등판 일정을 잡았던 KIA는 지난 21일 회의 끝에 등판일을 이틀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에 당일로 예정됐던 불펜피칭도 자연스럽게 미뤄졌다. 그러자 이를 두고는 ‘이상징후’라는 추측마저 나왔다.

양현종은 현재 자신의 팔 상태에 대해 “멀쩡하다”고 말했다. 며칠간 멍이 들었지만 지금은 모두 빠진 상태다. 양현종은 “타구가 빠르기는 했지만 정통으로 맞지 않고 빗겨 맞아 이제 멍도 다 빠졌고 아프지도 않다. 그날 투구 수도 76개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러닝, 트레이닝 다 하며 등판을 준비했다”며 “경험상 나는 5일 이상 쉬었다 던지면 오히려 부상 위험이 있다. 그래서 무조건 화요일에 등판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걸 두고 혹사라니 당혹스러웠고, 오히려 던지겠다고 한 내가 감독님과 코치님께 죄송해진 상황이다”고 말했다.

10년을 선발 투수로 뛴 ‘베테랑 선발’ 양현종에게 혹사 논란이 따르는 것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워낙 많이 던졌기 때문이다. 2014년 171.1이닝을 던진 양현종은 184.1이닝을 던진 지난해까지 5년간 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많은 933.2이닝을 소화했다. 쉬지 않고 꾸준히 에이스로서 활약해온 양현종에 대한 애정이 조금은 지나친 염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양현종은 “선발 투수는 5일에 한 번 나간다. 당연히 많이 던져야 한다. (지금의 혹사 논란은) 예전 투수 선배님들이 보면 웃으실 일”이라며 “특히 나는 팀의 주축이기 때문에 무리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선에서 알아서 많이 던지고 있다. 그러려고 시즌 뒤 두 달 이상을 완전히 쉬고 스프링캠프에서도 에이스 대우 받으면서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천천히 몸을 만든다. 내가 ‘노장’ 선수도 아니고 이게 무슨 혹사인가”라고 반문했다.

온라인을 통한 정보와 여론의 홍수 시대다. 그릇된 추측도 사실이 돼버리고 논란은 새로운 논란을 낳는다. 양현종은 “작년에도 감독·코치님이 며칠 쉬고 나가자고 설득하신 적이 몇 번 있는데 매번 내가 그냥 던지겠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 처음으로 내가 코칭스태프 말을 들었으니 죄송한 일”이라며 “최상의 조건에서 등판할 수 있게 팀내에서 모두 애쓰고 있는데 로테이션까지 외부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혹사니 무리니 하는 논란은 이제 없으면 한다”고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시즌 초반 KIA가 최하위로 처진 과정에는 에이스 양현종의 부진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양현종은 더 이상 팀을 흔들지 말아줄 것도 당부했다.

양현종은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이기는 것이다. 지금 성적이 너무 좋지 않고 부상 선수도 많아 어수선해 팬들의 마음이 좋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성적이 다시 좋아지면 응원해주시리라 믿는다”며 “나는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다. 늘 걱정해주시는 팬들의 마음은 진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에게 힘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25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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