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시간표 나온 아시아나, 셈법 바빠진 SK·한화·CJ

안정준 기자 2019. 4. 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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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시너지, 재무여력, 인수 리스크 종합해 '결단' 예상

아시아나항공 매각 시간표가 나왔다. "연내 계약 체결"이 정부 목표다. 유력 인수 후보로 분류된 SK와 한화, CJ의 '물밑 계산'도 바빠질 전망이다. 이제는 사업 시너지와 재무여력, 인수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결단'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을 품고자 하는 오너의 의지다.

매각 시간표가 나온 23일까지도 "(인수에)관심이 없다 없다"는 것이 3개 기업의 공통된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눈치 작전'이라는 평이 나온다. 관심을 보이면 매물 몸값이 뛰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인수 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높아 셋 중 누가 인수전에 뛰어들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 인수, 3사 모두 시너지 기대 =에너지 사업에 뿌리를 둔 SK는 유가에 따라 요동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 항공업은 유가가 뛰면 매출과 이익이 둔화하는데 정유업은 그 반대로 움직인다. 상호 보완이 되는 사업을 끌어안게 되는 셈이다.

정유·화학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은 아시아나항공 항공유의 70%가량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항공 수송물량을 안정적으로 끌어안고 갈 수 있다. 물류와 통신, 항공 마일리지를 통합한 신규 사업 개척도 가능하다.

한화는 항공업 테두리 내에서 당장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과 부품을 만든다. 한화 면세점 사업과 아시아나항공 기내 면세점 사업 간 연계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는 세 기업 중 유일하게 항공운송업 진출을 공식적으로 시도한 전력도 있다. 한화는 지난해 LCC 에어로케이항공에 160억원을 투자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지만 반려됐다.

CJ대한통운을 앞세워 물류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CJ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항공 물류까지 넘볼 수 있다. 게다가 CJ는 인수합병 시장에서 금호와의 인연도 있다. CJ는 2012년 금호산업으로부터 대한통운을 인수했다.

◇인수자금은 충분해…리스크 요인 신중한 검토=인수를 실천에 옮길 실탄 여력은 SK가 가장 크다. SK 지주사 SK㈜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조7830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12조원을 넘어선다. 한화와 CJ의 유동성 동원력은 SK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한화 지주사 격인 ㈜한화의 현금성 자산과 이익잉여금이 각각 2조9445억원, 3조6602억원이다. CJ㈜는 1조4735억원, 3조3365억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1조5000억~2조원대로 추정되는 아시아나항공 몸값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재계 평가다. 게다가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손을 뗀 한화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힘을 실을 여건이 조성됐다. CJ도 CJ헬로 지분을 LG유플러스에 8000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해 추가적인 현금 유입이 발생한다.

세 기업 모두 인수 시 리스크도 없지 않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투자가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에 이어 5G 투자에 목돈을 썼다. 정통 에너지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용 배터리 투자를 통한 기업 체질 전환에 수조원대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SK㈜는 제약바이오, 모빌리티 등 다방면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항공사 인수가 이 같은 투자 순위를 제칠 정도로 시급한 현안인지에 대한 그룹 최고위층의 결단이 필요하다.

한화는 신성장동력으로 투자 중인 태양광 사업이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B2B(기업간 거래)에서 잔뼈가 굵은 한화가 본격적인 서비스 사업에 도전하는 것도 기회이자 부담이 될 수 있다.

CJ는 자금동원력이 리스크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7조원이 넘고 매년 2조원 이상의 항공기 리스 비용 등 운영 자금이 필요하다. 인수 후 영속적 기업 운영이 가능한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각 그룹별로 사업 시너지와 재무여력, 인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략을 정하게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오너 의지가 중요한데, 국적 항공사 보유라는 상징성이 주는 매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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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7up@mt.co.kr,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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