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벚꽃길' '로이킴숲' 철거하라"..빗발 치는 민원

최모란 2019. 4. 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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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 박유천 벚꽃길 벽화 철거 기로에
서울 강남 '로이킴 숲'도 마찬가지


스캔들에 사라지는 스타 숲·길…인천선 '박유천', 서울은 '로이킴'

인천시 계양구 서부간선수로 살라리로 2번길에는 '박유천 벚꽃길'이라는 길이 있다. 수로 주변에 조성된 벚꽃길 총 2.6㎞ 중 300m인데 다리(계양교) 밑으로 들어가는 벚꽃길 초입엔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출연한 드라마 속 모습을 그린 벽화가 있다. 박씨가 얘기한 내용이나 자작곡 가사, 드라마 대사가 적혀 있는 34개의 석판도 설치돼 있다.
박씨의 팬클럽이 인천 계양 봉사단을 통해 서부천 생태하천 만들기 캠페인에 동참하는 봉사와 기부 활동을 전개했는데 이를 기념해 2013년 조성된 길이다. 이후 이 길은 박씨의 팬들 사이에선 "꼭 가봐야 할 박유천 성지"로 불리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소환된 박유천씨. 최정동 기자

'박유천 벚꽃길'의 벽화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인천시 계양구는 "계양봉사단, 박씨 팬클럽과 협의해 벽화 철거를 논의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박씨가 마약 투약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와 함께 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후 구청엔 "박유천 벚꽃길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박유천 벚꽃길 바로 앞에는 학교와 유치원은 물론 어린이공원 등 시민 공간이 다수 있다. 인터넷 지역 맘 카페에도 "박유천 벚꽃길을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 길을 조성한 계양봉사단 관계자는 "벚꽃길을 지나는 곳에 14개의 벽화가 있는데 그 중 한 개가 박씨 관련 벽화"라며 "벽화가 그려진 지 오래돼 8월부터 바꿀 예정이었는데 아무래도 박씨 것이 우선순위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박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긴 하지만 혐의가 확정된 것도 아니지 않으냐"라며 "석판 철거 여부는 박씨의 혐의가 확정된다면 기부한 팬클럽과 협의를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선 가수 로이킴(26·본명 김상우)의 이름을 딴 '로이킴 숲'이 논란이 됐다. 강남구 개포동 달터근린공원에 들어선 '로이킴 숲'은 그가 2013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에서 우승한 뒤 첫 정규음반을 낼 당시 조성됐다. 팬들이 참여해 나무를 심었고 이를 기념해 '로이킴 숲'이 생겼다. 로이킴도 그 안에 정자와 빨간 우체통을 기증했다. 정자엔 '가수 로이킴 숲'이라는 현판이 붙였다.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6)의 이름을 붙인 서울 강남구 '로이킴 숲' 안에 있는 로이킴이 기증한 정자엔 '로이킴 숲'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강남구는 최근 이 현판을 철거했다 [뉴스1]
강남구는 그가 가수 정준영·승리 등의 성관계 영상 불법촬영 및 유포 사건에 연루되고,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되자 최근 정자에 붙은 현판과 빨간 우체통을 철거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정자와 우체통은 로이킴이 기증한 것이라 구청 소유가 돼 바로 철거했지만, 팬들이 만들어 붙인 '로이킴 숲' 푯말은 제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정준영·승리 카톡방 멤버로 드러난 가수 용준형씨의 팬들이 2016년에 만든 '용준형 숲 1호'는 인천 서구 매립지 드림파크에 있다. 그는 '카톡방’ 멤버로 알려지자 속해있던 그룹 '하이라이트'에서 탈퇴하고 군에 입대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연예인의 이름을 딴 길이나 숲 등은 팬들의 요구로 만든 공간이라 문제가 생겨도 철거를 위한 의견 수렴이 쉽지 않다"며 "다만 지역 주민들은 철거 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선 난감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서울·인천=최모란·심석용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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