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취가' 가고 싶다"..성역할에 반기 든 '이남자' [뉴스투데이]
언제부턴가 ‘20대 남성’이 우리 사회의 ‘현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어느 세대보다 성적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이지만, 페미니즘에는 심한 거부감을 보이며 ‘젠더 전쟁’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진보적인 듯하면서도 보수적인, 개방적이면서도 폐쇄적인 20대 남성을 이해하는 것은 갈수록 심화하는 세대·성별 갈등을 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다.
1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36주년을 맞아 개최한 세미나의 주제도 그래서 ‘2019 변화하는 남성성을 분석한다’였다.
이들은 ‘전통적 성역할’에 대해 윗세대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남자는 무엇보다 일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 40대(동의 응답률 40.0%), 50대(52.5%)들과 달리 20대는 34.1%만 긍정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동의한다’보다 더 많은 유일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과거 여성적으로 여겨진 역할이나 기질을 받아들이는 데는 ‘열린‘ 모습이었다.
47.2%가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면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답했고, ‘청소, 빨래 등 집안일 관련 정보를 자주 찾아본다’ ‘가구, 그릇 등 살림살이에 관심이 많다’는 응답률도 가장 높았다.
고정적 성역할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은 군 복무에 대한 인식으로도 이어졌다.
흔히 이야기하는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이 된다’는 말에 대해 50대(동의 응답률 67.6%)는 물론, 30대도 56.6%가 동의했지만, 20대는 50.0%로 가장 낮았다.
남성만 군대를 가는 것도 불평등이라 여겼다. 20대 남성 72.2%는 ‘남자만 군대 가는 것은 차별’이고 따라서 ‘여자도 군대를 가야 한다’(64.7%)고 생각했다. 지금과 같은 징병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어떤 세대보다도 반페미니즘적인 세대가 바로 20대 남성이었다.
마 실장이 설문자들의 응답을 토대로 유형을 분석한 결과 20대 남성 두 명 중 한 명꼴로 반페미니즘 혹은 적대적 성차별 의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30대(38.7%), 40대(18.4%), 50대(9.5%)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이들의 반페미니즘 인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군복무와 남초 커뮤니티 방문 경험, 페미니즘 운동 등이 꼽혔다. 마 실장은 “청년 남성에게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제도, 문화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이들의 희생과 남성성을 강요하는 징병제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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