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참사 캐피털 가제트지 , 퓰리처상 특별상 수상

차미례 2019. 4. 16. 08: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참사에도 용기있게 신문 발간 계속"
편집국서 5명의 희생자 추모 묵념도
【애나폴리스( 미 메릴랜드주)= AP/뉴시스】 올해 퓰리처상 특별상을 수상한 캐피털 가제트지 기자들이 15일(현지시간) 소식을 듣고 편집국에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 편집국 안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사건으로 5명의 기자가 숨진 뒤에도 이를 보도하고 다음날 신문을 계속 발행했다.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미국 메릴랜드주의 애나폴리스 소재 '캐피털 가제트' 신문사가 대량학살의 위협을 무릅쓰고 용기있게 보도를 계속해온 공로로 15일 (현지시간) 올해 퓰리쳐상 특별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 발표 직후 신문사 편집국에서는 모든 기자들이 모여서 지난 해 6월 28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언론사 공격으로 기록된 총기 난사로 숨진 5명의 기자들을 추모하는 엄숙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뉴스룸에서는 서로 포옹하고 위로하며 퓰리처상 수상의 기쁨을 나누었다.

체이스 쿡 기자는 " 정말 슬프고도 기쁜 사건이 분명하다. 그처럼 처참한 비극 때문에 받은 상이어서 흥분이나 기쁨을 드러 낼 여지조차 없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주도 애나폴리스에 본사를 둔 캐피털 가제트지는 총격사건을 당한 다음 날에도 자사에서 일어난 사건기사를 포함해서 제 시간에 정확히 신문을 발행했다. 당시 총격범은 오랫동안 이 신문사에 대한 원한을 품고 공격을 감행했다.

캐피털 가제트의 릭 허첼 편집국장은 이 신문이 퓰리처상의 5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그 중 한 개는 볼티모어 선 지와 공동으로 특종상 후보에 올랐었다고 말했다. 심사결과 5개 부문에서 모두 탈락했지만, 퓰리처상 위원회는 특별히 이 신문사의 기자 정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상금 10만 달러의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이 신문사 기자들과 경영진의 용기와 명예로운 정신에 찬사를 보낸다면서 " 미국 역사상 뉴스룸에 가해진 최악의 공격에도 용기있게 대처했으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그런 말할 수 없는 참사에도 뉴스보도를 계속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했다"고 말했다.

허첼 편집국장은 퓰리처상 위원회의 결정에 감동했다면서도 " 사실 복잡한 감정이다. 누구도 동료 5명을 총격으로 잃고 상을 받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경쟁이 극심한 언론계에서도 "자신들에게 떨어진 사건을 보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우리는 카메라 뒤에 서는 사람들이지, 카메라 앞에 서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해 총격으로 5명의 기자가 숨졌지만 다른 방에 무사히 있었던 기자들은 다음 날 이 사건을 보도했다. 같은 회사에 속한 '볼티모어 선'지 기자들의 도움으로 후속기사를 보도해 특종상 후보에도 오르게 됐다.

이 신문사 사진기자 조슈아 매케로는 수상소식이 전해진 순간 편집국은 잠시 동안 "얼어붙은 듯 조용했다"고 전했다. 레이첼 파셀라 기자는 이 수상으로 "기자들 전체가 정당성을 입증 받은 안정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사건 직후 다시 일하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극단의 스트레스와 싸우며 모든 기자들이 다시 열심히 일한 것이 역시 가치가 있는 일이었고 그렇게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특집담당 기자 셀린 샌 펠리스는 수상소식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라 화장실에 가서 마음을 진정시켰다면서 "처음에는 우리를 가엾게 여기고 동정해서 주는 상인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동정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아져서 그건 아닌 것 같고, 정말 제대로 상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고 말했다.

이 신문사를 공격한 제러드 라모스는 오래 전부터 이 곳 기자들을 괴롭힌 전력이 있다. 2012년과 2011년에도 자신의 폭행기사 등을 게재한 이 신문사와 기자를 대상으로 고소한 적도 있었지만 기각당하자 원한을 품고 범행을 했다. 그는 정신감정 등을 이유로 오는 11월로 재판일정이 잡혀있다.

캐피털 가제트의 허첼 편집국장은 지난 해 10월 전국언론재단의 " 벤자민 브래들리 올해의 에디터 상"을 수상했다. 1984년 제정된, 뛰어난 직업정신과 지휘력을 가진 편집국장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 해 12월에는 이 신문사 기자들이 타임지가 선정한 2018년의 명예로운 사람들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cmr@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