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벚꽃·유채꽃 날리는 강원도서 라이딩을…"
송고시간2019-04-13 07:00
'어라운드 삼척'과 공유숙박의 '찰떡궁합'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강원도 속초 등지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강원도 지역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팔 걷고 나서 도움을 줄 처지가 아니더라도, 강원도를 찾아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도 소극적인 방법으로 강원도를 돕는 일일 수 있다.
자전거 라이더들이라면, 이번 주말 삼척에서 진행되는 자전거 동호인들의 축제를 알고 있으리라. 꼭 대회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주변을 다니며 라이딩을 할 만한 멋진 장소가 많다.
13∼14일 강원도 삼척에서는 국내 최대, 비경쟁 자전거 축제인 '어라운드 삼척 2019 라이드 페스트'(이하 어라운드 삼척)가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지난해에만 국내외에서 1천50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자전거 동호인들의 이목이 쏠리는 대규모 행사다.
올해는 140km 거리의 '그란폰도 코스'와 43km의 '메디오폰도 코스', 신설된 '개인 독주'(ITT) 3.9km까지 세 부문이 치러진다.
참가자들은 계곡과 산악, 동해 바닷길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그라폰도 코스를 비롯해 각 코스에서 삼척의 해안과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지는 절경을 경험할 수 있다.
때마침 벚꽃 개화 시기와 맹방 유채꽃 축제가 맞물리며 대회 기간 전후로 관광 거리도 풍성하다.
◇ 삼척, 어디서 무얼 할까?
▲ 삼척해상케이블카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장호항에서 용화리를 왕복하는 삼척해상케이블카가 2017년 9월 말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길이는 874m, 높이 약 21m에 달한다. 맑고 투명한 장호항의 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 이사부사자공원
이사부사자공원은 신라 장군 이사부의 개척정신과 얼을 이어받은 가족형 테마공원으로 동해안의 아름다운 절경을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 덕풍계곡
삼척 덕풍계곡은 응봉산(999m) 북서쪽 아래 풍곡마을 입구에서 덕풍마을에 이르는 길이 6km의 계곡으로, 버들치와 산천어 등 1급수에 사는 물고기들이 서식하는 청정 지역이다.
▲ 맹방 유채꽃 축제
유채꽃과 벚꽃, 동해안의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축제다. 매년 4월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리 215-1 일대에서 열린다. 노란 유채꽃밭을 가로지르는 샛길에서 라이딩을 해보자. 자전거를 타고 봄이 내 맘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 갈고닦은 기량 뽐낼 자전거, 어디에 주차하고 잘까?
삼척시는 이 기간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외지인들의 숙박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민박을 권장하고 있다.
라이더들이 애지중지 관리하는 자전거를 손쉽게 관리·보관할 수 있는 마당이 있고, 출발지점과도 그리 멀지 않아 체력 손실을 덜 수 있는 현지 마을들을 추천해온 것이다.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숙박공유 기업 '에어비앤비'와 협정을 맺었다. 마을 민박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관광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해 에어비앤비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노하우를 공유받겠다는 취지다.
삼척시의 이런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복안이다.
과도한 관광, 지나친 상업화가 오히려 거주민의 소외를 불러오게 되는 '오버투어리즘' 대신, 추가적인 건설 없이 지역의 생생한 매력을 오롯이 느끼는 것이 '건강한 관광'(healthy tourism)이다.
실제로 삼척 시민들은 어라운드 삼척 행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삼척 시민 김남희(32)씨는 "전세버스에서 우르르 내려 관광지 '인증샷'만 찍고 떠나거나 맛집만 훑고 가는 외지인들을 볼 때면 '여기도 산책하기 참 좋은데'하고 혼자 생각할 때가 많았다"면서 "요즘은 마을 사람들과 대화하고 동네를 거닐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9/04/13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