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노는 '방 문화' 쇠락..노래방·PC방 크게 줄었다
노래방 반주기 1위 업체 17억 적자
게임도 모바일로 대세 바뀌어
PC방 10년 새 4000곳 줄어
7일 국세청의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2009년 3만4238곳이었던 노래방 수는 해마다 꾸준히 감소해 올해 1월 현재 3만1179곳으로 줄었다. 행정안전부 인허가 기준으로는 2005년 3만7568곳에 달했다. 노래방은 1990년대 초 국내에 들어와 폭발적으로 점포 수를 늘려가면서 한국의 밤을 밝혔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내리막길을 걷는 추세다.
이는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흥을 즐기던 ‘회식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2차·3차 술자리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회식·모임을 간단히 끝내는 등 술자리 자체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이루자는 이른바 ‘워라밸’ 바람에, 혼자서 음주를 즐기는 ‘혼술 트렌드’까지 확산하면서 노래방으로의 발길이 줄고 있다.
최근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코인 노래방이 등장해 감소 폭을 줄이고 있지만 기존 노래방 업주들은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울상이다. 증시에 상장된 노래반주기 국내 1위 업체인 TJ미디어는 지난해 매출액 감소 등에 따라 17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실제 게임 이용률은 2015년 74.5%에서 지난해 67.2%까지 낮아졌다. PC방 간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용료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점도 업주에게는 운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상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두 업종 모두 시장 공급 측면에서는 임대료 상승 같은 비용 요인, 수요 측면에서는 새로운 놀이·여가문화의 등장에 따른 트렌드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래방과 PC방 창업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은퇴자의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으로 꼽힌다. 이에 두 업종의 쇠퇴를 심각한 포화상태에 놓인 자영업 생태구조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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