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보잉기, '비상 절차' 지켰지만 추락…예비조사 결과
MCAS 차단 후 수동으로 조종하려다 재작동

【아디스아바바=AP/뉴시스】지난달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남동쪽 60km가량 떨어진 비쇼프투 마을 부근 항공기 추락 현장에 사고기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승객과 승무원 157명을 태우고 에티오피아를 떠나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던 에티오피아 항공 보잉 '737-800 맥스' 여객기가 추락해 157명이 전원이 숨졌다고 항공사가 밝혔다. 2019.03.11.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항공 추락사고 예비조사 결과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당국은 사고 여객기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를 회수해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등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아디스아바바 공항을 이륙한 뒤 비행기 기수(機首)가 갑자기 하락하자 처음에는 보잉사의 표준 비상 점검표에 따라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을 차단하고 수동으로 안정화를 시도했다.
MCAS는 날개가 양력을 잃을 경우 자동으로 비행기 기수를 낮춰 낮은 속도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는 기능이다. 하지만 MCAS가 오작동하면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자카르타로 가던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 여객기도 이륙 직후 MCAS 오작동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조종사가 MCAS를 무력화하고 수동조정으로 추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사고가 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조종사들은 수동 조정으로 전환했음에도 기수가 계속 하락하자 표준 비상 점검표를 따르지 않고 MCAS를 다시 작동했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사고 여객기 조종사들이 MCAS를 재가동한 이유를 두고 "기수를 들기 위한 수동 제어가 원하는 결과를 낳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에티오피아 당국은 블랙박스에서 내려 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번 주 중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보잉은 WSJ 보도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보잉에 관련 입장을 문의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전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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