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 기준 오락가락, 너도나도 "승격하겠다"
지방도시는 '재정' 혜택 기대, 정부는 사무 위임
기준·혜택 불투명, 국회 논의 중 논란 증폭 가능
행정안전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례시 관련 내용 등을 포함한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례시란 일반시면서 광역시급의 행정·재정상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받는 도시를 말한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그간 광역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했던 50층 이상 건물 승인, 산하 연구원 설치, 산업단지 대규모개발사업 등과 관련된 도시계획, 박물관 설치 등의 인허가권을 갖는다.
당초 행안부는 특례시 지정 기준을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로 한정했다. 현재 일반시 가운데 이 기준에 부합하는 곳은 경기도의 용인(103만명)·수원(119만명)·고양(104만명)·창원(105만명) 등 네곳이다.
하지만 경기도 성남(95만명), 전북 전주(65만명), 충북 청주(83만명) 등 3개 도시가 "인구 수만을 기준으로 삼아선 안된다"면서 "우리도 특례시로 승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은 거주 인구가 아닌 유동인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다. 판교테크노밸리로 출퇴근하는 인구 등을 고려하면 성남의 실질 행정 수요는 140만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전주와 청주는 도청 소재지임을 강조한다. 전주는 관공서를 포함해 공공기관이 264곳으로 광역시인 울산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청주는 세종과 대전 사이에 위치해 행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특례시 승격 이유로 들었다.
행안부도 이같은 의견을 수용할 여지를 보였다.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와 함께 '인구 50만 이상으로 지자체 내 주간 인구, 사업체 수, 법정인원 수 등을 고려해 하위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산출한 종합적인 행정수요자 수가 100만 이상인 대도시' '인구 50만 이상으로 도청 소재지인 도시' 등의 기준을 추가했다. 이 기준들을 병합해 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도 했다. 성남·전주·청주를 특례시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례시는 기존 4곳에서 7곳으로 늘어난다.
지방도시들은 특례시로 지정되면 재정적 혜택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 특례 이양에 대해서는 정한 바가 없다. 김현기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특례시로 국가 사무가 이양되면 이를 추진할 재정과 인력도 위임되겠지만, 별도 세목을 특례시로 이양하는 부분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목 이양 등 재정 특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재정 특례는 광역지자체와 특례시 간의 행정 체계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섣불리 손대기 어렵다"면서 "일단 국가 사무가 특례시로 이양되면 직접적 경비에 해당하는 재정을 특례시가 받게 되는 수준으로 특례시를 도입하고 재정 권한도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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