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키스 패밀리' 황우슬혜 "13년간 주 5일 6시간 연기연습" [인터뷰]

이소연 기자 2019. 3. 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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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슬혜 /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실제로 엉뚱한 성격은 30%도 안 돼요."

새침할 것 같은 예쁜 외모와 다른 반전 매력, 4차원, 엉뚱 발랄, 유쾌함. 배우 황우슬혜만의 존재감이다. 그가 작품 속에 등장하면 분량이 많지 않더라도 웃음 적중률은 매우 높다.

내심 실제 모습과 비슷한 캐릭터여서 그렇지 않을까 싶었는데 인터뷰 후 그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그는 생각보다 더 진지했고 데뷔 12년 차에도 자신을 내려놓은 '노력파'였다.

썬키스패밀리 황우슬혜 스틸 /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섹시 코믹 가족극 영화 '썬키스 패밀리'(감독 김지혜·제작 영화사 두둥)에서 황우슬혜는 유부남 준호(박희순)의 어릴 적 동네 친구이자 그림에 미친 괴짜 아티스트 미희를 연기했다. 미희는 금슬 좋은 20년차 부부 유미와 준호 사이를 위태롭게 하는 인물.

자칫 얄미운 민폐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미희. 황우슬혜는 이에 '푼수'와 '엉뚱함'을 덧입혀 비호감 캐릭터의 늪에서 건져 올렸다. 황우슬혜는 "(미희를) 그림에 빠진 캐릭터로 생각했다. 남자보다 그림이 중요한 인물로 캐릭터를 잡았다"고 털어놨다.

스크린에서 미희와 준호와의 관계는 베일에 싸인 채 위태롭게 그려진다. 황우슬혜는 "어렸을 때 좋아하는 사람들과 추억이 다들 있지 않나. 그런데 나이 들어서 다시 만나면 사람도 변하고 감정도 변한다. 미희는 그냥 준호 오빠의 옛날 모습을 (그림에) 담고 싶어했던 것 같다. 나이 들어서 보니까 가정에 충실하긴 한데 생기가 없거나 삶에 찌든 모습이 보이니까"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전 연기할 때 준호 오빠에게 성적으로 끌린다기보다는 예전의 모습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접근하는 걸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 영화 '레슬러'에 이어 '썬키스 패밀리'에서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을 선보인 황우슬혜. 그는 "어렸을 때는 이미지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데뷔 초 그는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청순한 유치원 선생님을 연기해 대중에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황우슬혜는 "'과속스캔들'에서는 스태프들이 예쁘게 촬영해주셔서 그렇지 제가 예쁜 건 아니다. 여성스러운 성격은 아니고 제 이미지가 그 정도는 아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황우슬혜는 "연기하다 보니 오히려 엉뚱한 캐릭터를 맡았을 때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예쁜 이미지는 광고나 사진을 통해서 보여드릴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의 실제 성격은 캐릭터를 통해 쌓인 엉뚱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단다. 황우슬혜는 "사람들이 만일 저를 엉뚱한 모습으로 생각하신다면 제가 연기를 잘 한 게 아닐까 싶다. 제가 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진지한 게 70%라면 엉뚱한 건 30%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엉뚱해 보이는 건 아마도 농담이나 말을 진지하게 해서 그런 것 같다. 농담도 못 구별하면 사람이 엉뚱해 보이지 않냐. 그런 부분인 거 같다. 실제로는 오히려 같이 연기했던 진경 언니나 다른 배우들이 더 엉뚱한 것 같다"면서 미소 지었다.

원래 연기자는 생각도 못 했을 정도로 내성적이었다는 황우슬혜. 그는 "발표도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길거리 캐스팅도 그렇고 연예인이 될 기회가 계속 생기더라. '나는 이걸 할 수 없는데' 하고 생각하다가 어떤 공연을 보러 갔다. 어떤 여배우가 연기하는데 눈물을 흘렸다. '저 사람은 힘들어하는데 왜 내가 울고 있지?' 싶더라. 그걸 알고 싶어서 연기 공부를 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였기에 배우라는 꿈을 환영받기는 힘들었다고. 황우슬혜는 "처음에 부모님이 반대 많이 했다. 부모님께 말도 안 하고 몰래 연기 공부하다가 나중에 부모님이 아시게 됐다. '네가 무슨 연기자냐. 취직해서 시집가라. 그만 해라' 이런 소리를 제일 많이 들었다. 모든 연기자들이 그렇지만 준비 기간이 참 힘들다. 응원해줘도 힘든데 반대하거나 안 좋은 소리 한 마디 들을 때마다 상처 받아서 힘들었다. 많이 반대를 하셨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제 부모님은 말없이 그가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신다고. 그는 "부모님이 무뚝뚝하셔서 표현은 잘 안 하시는데 은근히 뿌듯해하시는 것 같긴 하다. '나 이제 뭐 할 것 같아' 하면 아버지가 저보고 '쉬면 안 된다. 축하해' 하신다. 그런 말들이 너무 웃긴다. 어릴 때 섭섭한 것들이 웃기는 걸 보면 저도 유연해진거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 '긴장'을 잘하는 그의 성격은 연기에 커다란 벽이었다. 황우슬혜는 "데뷔 초 3년은 촬영장에서 긴장을 풀려고 미친 여자처럼 계속 소리 질렀다. 막 뛰면 얼굴이 시뻘게지면서 긴장이 풀린다. 지금은 숨을 크게 쉬고 하는데, 예전에는 재 미쳤네 할 정도로 그랬다"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황우슬혜 /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연기 자체가 공포로 다가왔다는 황우슬혜. 연기가 재미있어진 지 불과 2년 됐단다. 황우슬혜는 "연기 외에 잘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한 분야를 직업으로 삼고 돌진했으면, 전문가가 돼야겠다 싶었다. 그 공포에 지고 싶지가 않더라. 공포와 대면하고 싸워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하다 보면 되겠지 싶었다. 2~3년 전부터 재미있구나 싶었다"면서 미소 지었다.

아직도 일주일에 5일씩 연습실에서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는 황우슬혜. 그는 "데뷔 전부터 계속 연습하던 곳이 있다. 그곳에서 선생님께 연기를 배운다. 작품이 없을 땐 하루 6시간 일주일에 5일씩 13년간 연습했다. 긴장을 많이 해서 캐릭터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썬키스 패밀리' 속 캐릭터나 '레슬러'나 '혼술 남녀'도 연습의 결과다"고 털어놨다.

자신을 우직한 황소에 비유한 황우슬혜. 그는 "내가 한 번에 뭔가를 갑자기 잘하지는 못 한다. 그런데 천천히 듬직하게 가는 게 있다"고 말했다.

연습실에서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엉뚱한 캐릭터 외에도 커리어우먼, 악역 등 다양한 캐릭터를 준비하고 있다고. 현재는 대중이 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후에는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단다.

"언젠가는 전혀 다른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주 극단적인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그때가 되면 또 재미있는 역할 안 들어와서 고민할 수도 있어요.(웃음)"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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