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PD가 없어".. 지상파 드라마, 추락 가속

안진용 기자 입력 2019. 3. 25. 10:30 수정 2019. 3. 2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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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만한 PD를 찾기가 어려워요."

또 이 드라마로 첫 메인 연출에 도전한 김성욱 PD의 경험 부족과 소통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지난 3년간 지상파 3사에서 빠져나온 드라마 PD는 30명이 넘는다.

한 외주 제작사 대표는 "드라마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유명 작가들도 좋은 연출자들이 많은 비(非) 지상파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자사 PD가 연출해야 한다'는 지상파의 고집도 드라마의 하향평준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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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30여명 넘게 떠나

‘거액 이적료’ 케이블·종편으로

경험 부족·장년PD 긴급 수혈

스타 배우·제작사들 출연 꺼려

완성도 떨어지고 시청률 급락

“믿을 만한 PD를 찾기가 어려워요.”

지상파 드라마 출연을 꺼리는 스타의 소속사와 중견 제작사에 그 이유를 묻자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협상 과정에서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 등에 비해 좋지 않은 조건을 내거는 건 차치하더라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 가장 큰 이유로 “실력 있는 PD의 부재”를 든 것이다.

최근 지상파가 야심차게 내놓은 드라마가 연이어 고개를 떨궜다. 배우 박신양·고현정을 캐스팅한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2:죄와벌’은 5% 안팎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연출자인 한상우 PD의 하차설로 내홍을 겪던 이 드라마는 뜻하지 않은 결방 악재까지 겹치며 시청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돼 MBC 드라마의 자존심을 되찾을 것이라던 ‘아이템’은 ‘대세 배우’라 불리는 주지훈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시청률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첫 삽을 뜬 이 드라마는 당초 1월말 촬영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두 달 가까이 촬영일수가 늘어났다. 결국 주지훈은 2월 중순부터 예정대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2’ 촬영을 시작했고, 드라마의 완성도는 확연히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제작비 역시 예상치를 넘어섰다. 또 이 드라마로 첫 메인 연출에 도전한 김성욱 PD의 경험 부족과 소통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또한 최근 편집이 완성되지 않은 화면을 그대로 내보내는 방송사고를 낸 SBS ‘빅이슈’ 역시 방송 시작 전부터 이동훈 PD의 더딘 촬영 속도 때문에 뒷말이 무성했다. SBS 측은 “이동훈 PD가 최근 폐렴을 앓아 현장 지휘가 어렵다”고 해명하며 사과했다.

지난 3년간 지상파 3사에서 빠져나온 드라마 PD는 30명이 넘는다.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자리를 옮긴 이들은 tvN, JTBC 등의 대표작을 연출하며 채널 이미지를 바꿨다. 최근에도 MBC 출신으로 tvN ‘왕이 된 남자’(사진)를 연출한 김희원 PD를 비롯해 KBS 출신 김석윤 PD(JTBC ‘눈이 부시게’), SBS 출신 박신우 PD(tvN ‘남자친구’) 등은 최근 잇따라 성공작을 냈다.

반면 후배 PD를 트레이닝시키며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실력파 PD를 잃은 지상파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PD들을 급히 연출자로 투입하거나, 현재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몇몇 장년층 PD들에게 연출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외주 제작사 대표는 “드라마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유명 작가들도 좋은 연출자들이 많은 비(非) 지상파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자사 PD가 연출해야 한다’는 지상파의 고집도 드라마의 하향평준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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