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왜 이리 예쁜 '고니'" 우포늪과 오일장서 만난 동물들

2019. 3.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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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우포늪은 요즘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고 싱그럽다.

우포늪은 대부분의 둘레길이 수면과 맞닿을 정도로 평탄해 노약자들이라도 걷기에 부담이 없다.

인근 우포늪에서는 허가받은 어부들이 있어 창녕시장에선 어느 곳보다 신선한 민물고기를 구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 "묘목을 길러 어느 세월에 나무가 크는 것을 보시려고 그러시냐"고 슬쩍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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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봄이 오는 우포늪은 요즘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고 싱그럽다.

파릇하게 올라오는 새싹들이 만들어내는 풍경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각종 새가 지저귀며 움직이는 모습은 적지 않은 감동을 준다.

특히 조류 관찰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받은 창녕군 유어면의 우포늪은 한번 꼭 찾아볼 만한 곳이다.

우포의 봄 [사진/성연재 기자]

람사르습지는 람사르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징을 지닌 곳이나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다. 총면적 2천505㎡에 이르는 천연 늪 속에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는 우포늪은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우포늪은 대부분의 둘레길이 수면과 맞닿을 정도로 평탄해 노약자들이라도 걷기에 부담이 없다. 창녕군은 '우포늪 생명길'을 조성해 아름다운 조류들을 바라보며 탐조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지랑이 속에 우아하게 헤엄치는 큰고니 5형제 [사진/성연재 기자]

새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새벽부터 서둘러야 했다. 해가 막 모습을 드러낸 직후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1-2호인 큰고니(Whooper swan) 5형제를 만났다.

우아한 모습으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헤치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영락없는 발레다. 어쩌면 백조의 호수가 이 녀석들의 모습에 착안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우리에게는 겨울 철새인 이들이 낯익을지 모르지만, 세계적으로는 취약종으로 구분된 소중한 존재다. 그만큼 우포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아지랑이 속 헤엄치는 큰기러기 [사진/성연재 기자]

큰고니뿐만 아니었다. 큰기러기(Bean Goose) 떼들도 조용히 이 땅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큰기러기는 보통 기러기보다 더 짙은 갈색을 띠는데, 몸길이가 76∼89cm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겨울 철새지만 큰고니와 마찬가지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Ⅱ급으로 분류돼 있다. 10월 하순에 찾아와 이달 말이면 한국을 떠난다.

"나 팔리는 것임?" [사진/성연재 기자]

다음으로 시골 분위기 물씬 나는 창녕 공설시장을 찾았다. 창녕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정류장과 붙어 있는 공설시장 초입에서 토끼와 닭, 강아지 등을 파는 노점을 발견했다.

엉거주춤 주인에게 귀를 잡혀 나오는 토끼 한 마리가 눈에 띈다.

바로 옆자리의 할아버지는 예쁜 강아지를 몇 마리 내다 파시려고 나오셨는데, 그중 한 마리가 유독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끙끙댄다.

애절한 눈으로 호소하는 강아지 [사진/성연재 기자]

'어찌할까? 한 마리 더 키워?' 애절한 강아지의 눈빛을 보고 돌아 나오려니 마음이 무겁다.

시장통으로 들어섰더니 이게 바로 오일장이구나 싶을 정도로 활기찬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붕어와 잉어, 장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들이다.

인근 우포늪에서는 허가받은 어부들이 있어 창녕시장에선 어느 곳보다 신선한 민물고기를 구할 수 있다.

우포시장의 민물고기들 [사진/성연재 기자]

창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노스페이스 매장이다. 광역시도 아닌, 군 단위에 국내 최대규모의 아웃도어 매장이 들어선 것은 노스페이스를 생산하는 영원무역의 창업주 고향이기 때문이다.

대형 맥머도 재킷 모형 [사진/성연재 기자]

1층 매장 입구에는 실제 방수·투습 원단으로 제작된 초대형 '맥머도 재킷' 모형이 있고, 박이추 커피 매장도 붙어 있어서 한번 들러볼 만하다.

노스페이스 매장 앞 인도에는 봄을 맞아 묘목 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길가에 차를 댄 뒤 내려 묘목을 사러 가는 사람들은 모두 나이 든 사람들이다.

노인들에게 "묘목을 길러 어느 세월에 나무가 크는 것을 보시려고 그러시냐"고 슬쩍 물었다.

노스페이스 매장 앞의 묘목 시장 [사진/성연재 기자]

노인들은 시크한 표정으로 이런 대답은 내놓는다.

"제 생전에 어떻게 나무 크는 걸 보겠습니까? 손주들을 위해서…"

이번 봄엔 고향 집에 나무 몇 그루를 심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포늪 생명길 약도 [창녕군 제공]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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