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하는 트럼프·보우소나루.. "브라질을 非나토 동맹국으로"

조민아 기자 2019. 3. 2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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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첫 만남부터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브라질을 주요 비(非)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브라질을 주요 비나토 동맹국으로 정하는 방침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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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정상회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트럼프(TRUMP)’라는 이름과 번호 ‘10’이 새겨진 브라질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선물하고 있다. 10번은 브라질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 펠레의 등번호다. 트럼프 대통령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그의 이름과 등번호 ‘19’가 적힌 미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건네며 “브라질은 위대한 축구 강국”이라고 말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첫 만남부터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브라질을 주요 비(非)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브라질에서 약 30년 만에 우파 정권을 출범시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적극적인 친미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브라질을 주요 비나토 동맹국으로 정하는 방침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주요 비나토 동맹국이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은 아니지만, 미국산 무기를 구입할 때 우선권이 주어지는 등 미국과 높은 수준의 군사적 협력이 가능한 나라다. 현재 주요 비나토 동맹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한국 일본 호주 등 16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사람들과 얘기해봐야겠지만 (브라질을) 나토 동맹국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브라질을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global partner)로 지정하려는 방침으로 추정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에서는 콜롬비아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에 편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에 화답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며 “브라질은 미국과 함께 젠더 이념이나 정치적 올바름(PC)의 태도, 가짜뉴스와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남미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평소에도 자신을 비판하는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폄하하고, 표심을 얻기 위해 과격한 발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양국 정상은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을 위해 브라질 영토가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워싱턴의 미·브라질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강연에서 “베네수엘라 위기 해결에 있어 미국의 역할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양국 모두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을 자처한 니콜라스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과도하게 저자세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브라질 국민은 소셜미디어에서 “보우소나루가 브라질을 양키(yankee)에게 팔아넘겼다” “보우소나루는 우리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를 핥는 합성사진, 트럼프 옆에서 개밥 그릇을 앞에 두고 앉아 있는 사진 등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남미 전문매체 ‘아메리카스 쿼터리’의 브라이언 윈터 편집장은 “트럼프를 만족시키려는 보우소나루의 욕구가 지나치게 되면 그의 지지층마저 등을 돌릴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브라질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전에는 20년 가까이 중남미 국가의 ‘핑크 타이드’(좌파 정권 물결)를 주도했던 나라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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