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맛 알면 힘 불끈".. 外人선수들 '먹성' 전쟁

정세영 기자 2019. 3. 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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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팀당 3명씩 보유할 수 있다.

대부분 선발자원이고 중심타자이기에 외국인 선수는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

두산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SK 외야수 제이미 로맥, 한화 외야수 제라드 호잉 등 성공한 외국인 선수의 공통점은 한국 음식을 처음부터 아주 잘 먹었다는 것이다.

10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는 모두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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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투수 산체스 제대로 못먹어

지난해 하반기 체중 10㎏ 빠져

1승5패 평균자책점 8.78로 뚝

매운 고기·제육볶음 먹기 도전

이제는 못먹는 한식 없을 정도

연습·시범경기 12이닝 무실점

로맥 김치찌개에 밥 비벼 먹어

후랭코프 짬뽕 자주 배달시켜

루친스키 비빔국수 한그릇 뚝딱

베탄코트 냉면 육수 매력에 푹

버틀러 ‘바나나맛 우유 전도사’

서폴드·벨은 맵고 짠 음식 경계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팀당 3명씩 보유할 수 있다. 투수 2명, 타자 1명. 대부분 선발자원이고 중심타자이기에 외국인 선수는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공을 들이지만, 뜻하지 않은 장애에 부딪히곤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 음식 적응. 외국인 선수는 대부분 미국, 남미에서 자랐기에 한국 특유의 매운 음식을 먹는 게 쉽지 않은 일. 그렇다고 끼니마다 아메리칸스타일로 해결할 순 없다.

SK의 2년 차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는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산체스는 지난해 전반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거뒀지만, 후반기엔 1승 5패 평균 자책점 8.78로 추락했다. 가장 큰 원인은 음식. 산체스는 입맛이 까다로웠고, 매운 음식은 넘기 힘든 벽이었다. 외국인들이 즐기는 불고기, 양념갈비도 입에 대지 못했다. 산체스는 지난해 전반기를 그럭저럭 버텼지만,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후반기엔 체중이 89㎏에서 79㎏까지 빠졌고 구위는 하락했다.

산체스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절치부심했다. 한국에서 지내려면 한국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고 매운 양념이 밴 고기, 제육볶음과 씨름했다. 결과는 대성공. 이젠 못 먹는 한국 음식이 없을 정도다. 19일 SK-두산의 시범경기가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산체스는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다”면서 “한국 음식의 맛을 알았기에 늘 힘이 솟는다”고 강조했다. 산체스는 “지금 체중(85㎏)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주장인 이재원은 “이젠 산체스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산체스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산체스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그리고 시범경기까지 12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SK 외야수 제이미 로맥, 한화 외야수 제라드 호잉 등 성공한 외국인 선수의 공통점은 한국 음식을 처음부터 아주 잘 먹었다는 것이다. 특이 케이스인 셈. 지난해 43홈런을 날린 로맥은 김치찌개에 밥을 비벼 먹는 게 주특기. 지난해 18승으로 다승 1위를 차지한 후랭코프는 잠실구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배달 ‘짬뽕’을 시켜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해 타율 0.306, 30홈런을 때리며 한화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호잉은 “먹성만큼은 한국인”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가리는 음식이 없다.

10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는 모두 30명. 이 가운데 19명이 한국 무대에 데뷔하는 새 얼굴이다. 올해 반전을 노리는 NC는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이 빠르게 한국 음식에 적응했기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투수 드루 루친스키는 시간만 나면 마산구장 앞 국수전문점으로 가 비빔국수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루친스키는 “멸치국수도 좋지만, 비빔국수가 특히 입에 맞는다”고 설명했다.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냉면 없이는 못 산다. 베탄코트는 “냉면 육수 특유의 심심함에 매력을 느낀다”면서 “식감이 쫄깃하고 새큼한 면과 육수는 절묘한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NC 투수 에디 버틀러는 바나나우유 전도사를 자처한다. 버틀러는 우연히 먹은 바나나우유에 홀딱 빠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시는 건 물론 동료들에게도 적극 바나나우유를 권유한다.

그러나 입이 짧은 외국인 선수들도 있다. 한화는 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이 특히 예민하기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폴드와 벨은 식성에 맞는 저칼로리 위주의 식단을 고집하고 있다. 둘은 식사메뉴를 구단에 ‘주문’하는데, 맵고 짠 음식은 경계하기에 식사를 조달할 때마다 애를 먹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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