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한번 살린 '불닭볶음면', 두번 살릴까

김정훈 기자 2019. 3. 2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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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후 단순 인기상품을 넘어 라면시장 메가히트작이 된 불닭볶음면이 다시 한번 삼양식품을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매운라면 인기에 편승한 '그냥 그런' 라면 중 하나로 보였던 불닭볶음면은 최근 몇년간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며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삼양식품을 살리는 마법을 보여줬다.

삼양식품은 올초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사장에 대한 실형이 확정되며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 불닭볶음면이 오너리스크를 뚫고 삼양식품을 다시 한번 구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부진 허덕이던 삼양의 구세주

2012년 4월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초반에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다 '꼬꼬면'이 일으킨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진 2016년, 국내 소비자들은 다시 매운라면을 찾기 시작했고 불닭볶음면은 이때부터 메가히트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출시 때와 비교하면 불닭볶음면의 위상은 격세지감이다. 출시 당시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라면 정도로 치부돼던 불닭볶음면은 '미치도록 매운맛 뒤에 감춰진 끌리는 맛'으로 국내 소비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기준 700억원대의 매출을 내며 라면 매출액 톱10에 진입했다. 그동안 까르보, 짜장, 커리 등 다양한 종류의 불닭볶음면 '형제제품'을 출시하면서 '불닭면' 전성기를 열었고 그중,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출시 한달만에 1000만개를 팔아치우며 불닭면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 속 휘청이던 삼양식품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본격적인 인기를 구가하기 시작한 이전인 2015년까지 암울한 실적을 냈다.

2013년 11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5년 69억원으로 절반 정도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94.4% 급감하며 4억원에 그쳤다. 삼양라면 외에 별다른 히트작을 내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라면시장에서는 팔도에게 3위자리까지 위협받았다.

다행히 2016년 하반기부터 불닭볶음면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숨통이 틔이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불닭볶음면이 삼앙식품의 전체 수출액 중 85% 이상, 전체 매출액의 55%를 차지했다.

불닭볶음면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2016년, 삼양식품의 매출액은 3593억원으로 23.5% 성장했고 2017년에는 4584억원, 지난해는 4694억원으로 늘었다. 삼양식품 입장에서 불닭볶음면은 단순 인기상품을 넘어 어려웠던 회사를 구해낸 구세주다.

동종업계에서도 삼양식품의 회생에 대해 놀랍다는 분위기다. 경쟁업체 관계자들은 해외시장에서의 불닭볶음면 인기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혀를 내두른다. A업체 관계자는 "해외바이어들과 국내 라면제품 이야기를 하면 불닭볶음면 얘기는 절대 빠지지 않는다"며 "특히 동남아시장에서의 인기가 매우 뜨겁다"고 밝혔다.
사진=머니투데이DB

◆오너리스크도 뚫는 불닭면 인기

삼양식품은 최근 오너리스크에 허덕인다. 전인장 회장과 아내 김정수 사장은 회삿돈 50억원을 개인 목적으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됐고 올 초 실형을 선고받았다.

주가도 폭락했다. 지난해 6월 11만7500원이던 삼양식품 주가는 꾸준히 하락했고 올초 실형 선고 후에는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최근 8만6000원선으로 올라서며 회복세를 보이지만 회사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증발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암울케했다.

특히 유독 오너일가의 행보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 특성상 삼양식품의 오너리스크는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진라면이 착한기업 이미지를 내세운 오뚜기 후광에 힘입어 최근 부동의 1위 신라면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친서민 식품'인 라면시장에서 회사 이미지는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오너 일가의 기소 후에도 불닭볶음면의 인기, 나아가 회사의 실적에는 큰 변함이 없었다는 점이다.

전 회장과 김 사장의 기소 후인 삼양식품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3304억원에서 3595억원으로 8.8% 가량 늘었고 영업이익은 312억원에서 437억원으로 40% 가량 늘었다. 오너일가의 비도덕적인 행보에도 실적에는 큰 타격이 없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불닭볶음면의 견고한 글로벌 팬덤 덕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유튜브에서 외국인들의 '매운라면 도전기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라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이 됐다.

아마존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한국제품 5위에 불닭볶음면이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할랄푸드로 등록하고 중동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시장까지 활발히 진출하며 수출 2억불을 달성했다.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며 오너리스크에도 매출에서는 큰 흔들림이 없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은 해외에서의 열광적인 인기로 국내 인기도 더 높아진 케이스"라며 "다른 사업들을 배제하고 불닭볶음면의 인기만 견고하면 당장 큰 위기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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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kjhnpc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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