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경찰' 전소니 "다층적인 캐릭터, 진심을 담았아요"

2019. 3. 1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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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걸그룹' 바니걸스 고재숙의 딸.."우리 엄마는 방목형"
전소니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배우 전소니(28)는 스크린에서 강렬한 눈빛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배우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악질경찰'(이정범 감독)에서도 슬픔을 머금은 반항기 가득한 눈빛으로 강한 잔상을 남긴다.

전소니는 이 작품에서 자신도 모르게 폭발사건의 비밀이 담긴 동영상을 갖게 돼 위험에 빠지는 소녀 미나 역을 맡았다.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와 엮이면서 그를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이정범 감독이 단편영화에 나온 전소니를 본 뒤 먼저 출연을 제안했다. 이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얼음공주 같으면서도 방금 엄마와 싸우고 집을 나온 소녀 같은 느낌에 끌렸다"고 했다.

'악질경찰'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19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전소니는 "처음에는 출연을 망설였다"고 떠올렸다.

"그때는 배우로서 마음이 닫혀있던 시기였어요. 그리고 사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을 이야기할 자신이 없었죠. 과연 제가 참여할 만한 깜냥이 있는지 의심했어요."

'악질경찰'에는 세월호 이야기가 나온다. 미나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친구다. 그는 친구를 떠나보내지 못해 친구가 입은 트레이닝을 항상 입고 다닌다.

그는 "미나는 내면의 여러 층과 자기 서사를 가진 인물"이라며 "한 달간 고민하면서 마음의 부담 때문에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놓치기 싫었고, 진심으로 연기한다면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출연했다"고 말했다.

미나는 조필호를 상대로 대담한 거래를 제안하는가 하면 '나쁜 어른들'로 가득한 세상에 환멸을 느끼고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

'악질경찰'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미나의 선택에 관해 고민이 많았어요. 언젠가 '사랑이 세상을 버티게 하는 힘'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미나는 그렇게 버틸만한 사랑이 충분하지 못한 것 같아요. 자기 주변 사람들이 떠나고, 악한 어른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면서 '내가 살아갈 시간, 세상에 대한 기대가 더는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전소니는 여러 단편영화에 이어 영화 '여자들'(2017), '죄많은 소녀'(2018)에 출연했다. 상업영화 출연은 '악질경찰'이 처음이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박보검의 '절친'으로 나와 얼굴을 알렸다.

전소니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다"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연기를 배웠다고 했다.

"저는 영화를 보고 영향을 많이 받는 타입이에요. 생각의 전환이라든가, 삶의 호흡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죠. 평소 다니던 길이 달라 보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게 다시 보이는 식이죠. 그런 가상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아요. 그래서 그런 세계를 만드는 일을 너무 하고 싶었죠. 가짜를 진짜로 믿게 해주는 사람들이 너무 멋있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전소니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전소니는 1970년대 활동한 '원조 걸 그룹' 바니걸스 고재숙의 딸이다.

일란성 쌍둥이인 고정숙, 고재숙 자매로 이뤄진 바니걸스는 1971년 데뷔한 뒤 '검은 장미' '파도' '그냥 갈 수 없잖아' 등의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1980년대 자매의 결혼과 동시에 해체됐고, 2016년에는 쌍둥이 언니인 고정숙이 별세했다.

'바니걸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씨 제공=연합뉴스]
KBS 불후의 명곡 출연한 바니걸스 고재숙 [KBS 제공]

전소니는 엄마에 관한 이야기도 살짝 들려줬다.

"제가 처음에 연기자가 된다고 했을 때 연예계 생활의 힘든 점을 아셨던 엄마가 반대하셨어요. 그래서 꿈을 접었다가 고등학교 때 다시 꿈을 키웠죠. 엄마는 사실 '방목형'이에요. 성격도 무뚝뚝하시고 '네가 알아서 살아라'는 식이죠. 제가 시험에서 99점을 맞든, 9점을 맞든 별로 신경을 안 쓰십니다. 그래서 반항할 욕구도 안 생겼죠. 그 덕분에 저도 엄마와 상관없이 '잘 살아야지'라는 생각합니다."

전소니는 "작품과 어떤 역할을 만나면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그런 시간이 너무 좋다"면서 "지금은 특정 역할을 하고 싶다기보다 어떤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며 신인다운 포부도 밝혔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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