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터 아카데미 4부]④사례로 보는 토큰 이코노미 '비트코인·이더리움·림포'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2019. 3. 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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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디센터] 암호화폐 가격이 작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림에 따라, 전체 암호화폐 시장은 활기를 잃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사라지지 않고 자체 생태계 안에서 호흡하며 계속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암호화폐의 생태계 즉, 블록체인의 네트워크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를 우린 ‘토큰 이코노미’라고 정의하였다. 토큰 이코노미는 네트워크 내 참여자들에게 유도하고자 하는 선한 행동과 이에 대한 보상인 토큰 사이에서 유형 혹은 무형의 가치가 순환되는 생태계이다. 이러한 토큰 이코노미가 적절히 작동해야지만 블록체인 전체가 적절히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회 차를 통하여 거듭 강조하였다.

토큰 이코노미는 참여자의 보상 분배 구조를 설계하는 차원과 화폐 발권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차원으로 구분된다. 먼저, 토큰 이코노미 안에서 적합한 보상 분배 설계를 통하여 참여자의 선한 행동을 자발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보상 분배 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타겟하는 행동의 체계적인 강화를 위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화폐 발권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방식은 대부분 화폐수량설(Quantity theory of money)을 기반으로 토큰의 유통 속도, 발행량 및 토큰의 소각 정책 등에 따른 토큰 순환을 경제학적으로 설계한다. 이러한 두 가지 차원 모두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으나 모두 장기적인 토큰 이코노미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한 구조를 고안하기 위함이다.

토큰 이코노미의 평가는 일반적으로 1) 네트워크 안에서 참여자의 선한 행동을 자발적으로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2) 토큰을 블록체인 안에서 어떻게 순환할 것인가 3) 토큰의 배분 규칙은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4) 토큰의 가치는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기준 항목들을 바탕으로 현재 상용되는 토큰에는 어떻게 적용되었는가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암호화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가장 대중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토큰 이코노미부터 살펴보자.

비트코인의 토큰 이코노미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중앙기관 통제 없이 상호 신뢰가 가능한 P2P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신규 블록을 생성하는 채굴자에게 ‘비트코인’이라는 보상으로 토큰을 주며, 블록에 거래를 기록하고 거래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였다. 비트코인은 발행 총량이 한정되어 있어 수요만 있다면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된 공급량에서 이를 채굴하는 것에 따른 보상은 참여자들에게 채굴에 대한 강력한 동기 부여로 작용한다. 이와 같이 비트코인 안에서 행동을 유도하는 보상 체계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W) 방식이라고 한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P2P 결제 서비스에 적합한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트코인과 같은 PoW의 작업증명 방식은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이 요구됨에 따라, 자원의 낭비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일종의 수학 문제를 푸는 채굴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성능의 장비를 많이 가진 참여자일수록 채굴에 용이해지고 이는 더 많은 보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와 같이 보상받는 구조로 인하여 채굴자들은 더 빠르게 채굴하고자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려는 자원의 낭비에 대한 한계가 있다.
이더리움과 이오스의 토큰 이코노미
이와 같은 PoW 방식을 개선하고자 등장한 것이 이더리움의 지분증명(PoS) 방식이 이더리움의 토큰 이코노미 핵심이다. PoS는 많은 코인을 보유하면 할수록 이에 비례하여 블록 생성 권한을 주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이다. 이더리움 안에서 토큰 이코노미는 비트코인의 PoW과 같이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합의 방식을 마치 코인을 지갑에 보유하는 것과 같은 행위로 간주한다. 따라서 해당 코인에 대한 지분을 많이 보유하면 할수록 블록에 기록할 확률 권한을 높이는 방식이다. 즉, 보상받는 코인의 양이 보유하고 있는 코인의 양에 비례하게 되기 때문에 ‘이자’의 개념으로 여겨지는 차별성이 있다. 이외에 이오스가 채택한 소수의 대표 검증자에 권한을 위임하는 DPoS(위임지분증명) 등과 같이 다양한 토큰 생성 방식이 각각의 암호화폐의 토큰 이코노미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토큰 생성 및 분배 방식의 진화는 토큰 이코노미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며 암호화폐 즉, 블록체인 자체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이오스의 경우, 이오스 토큰 보유자들에게 리소스를 배분해주는 소유 형태의 모델(ownership model)로 볼 수 있다. 이는 채굴자들의 거래가 집중될수록 수수료의 비용이 높아지고 GAS 수수료가 반드시 요구되는 이더리움의 렌탈모델(rental model)과는 다르다. 이더리움 거래를 위하여 수반되는 GAS는 마치 네트워크 사용에 대한 임대료(rent fees)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암호화폐의 사례를 통하여 암호화폐마다 적용하는 알고리즘이 다르고 이에 따라 각 암호화폐의 경제 네트워크 구조가 차별화를 갖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이는 전체 토큰 이코노미의 정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암호화폐 이외에 창의적으로 설계된 토큰 이코노미 기반의 블록체인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림포의 토큰 이코노미
예를 들어, 리투아니아 출신 창업자가 만든 림포(Lympo) 토큰은 개인의 운동량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 토큰이다. 림포는 스포츠 의류 기업들과의 주된 프로젝트 개발로 광고 효과를 보는 동시에 참여자들이 스스로 운동하여 토큰을 보상받도록 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무엇보다 개인의 운동 목표 달성을 통한 보상 획득 구조라는 점에서 림포는 토큰을 보상받기 위하여 별도의 행동으로 참여자가 노력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운동이라는 개인의 삶의 일부 과정을 통하여 쉽게 토큰 획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토큰 이코노미의 이점이 있다. 림포와 같은 토큰 이코노미는 참여자가 지속적으로 토큰 획득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동기 요인이 있다. 이와 같이 비트코인과 같이 채굴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를 통하여 참여자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토큰 이코노미가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토큰 이코노미가 다양해지고 확산됨에 따라, 미래에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서비스가 모두 토큰 이코노미 기반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오늘날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연령 구분 없이 정보를 검색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지식 공유 서비스도 향후에는 토큰 이코노미 기반으로 대체될 수 있다. 현재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해주는 참여자에게 토큰과 유사한 보상을 지급하고 이에 따른 답변자들의 게시글 수, 평가 등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가 있긴 하다. 그러나 토큰 이코노미 환경에서는 암호화폐라는 비교적 보다 강력한 인센티브를 통하여 운영되는 방법도 충분히 고려될 수 있다. 이는 지금보다 온라인 세상의 지식 풍요에 기여하고 무엇보다 검증된 지식만이 네트워크에 저장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나아가 공평하고 투명한 보상 체계의 운영을 바탕으로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식 공유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서비스와 더불어 기존의 서비스 다수가 토큰 이코노미 체제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서비스로 출시된 경우도 있지만 현재 대중적인 유튜브, 위키피디아 등의 플랫폼 중심의 서비스는 토큰 이코노미 체제로의 전환을 고려할만한 가치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존의 플랫폼 서비스에 적합한 진화된 알고리즘의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만이 토큰 이코노미의 완벽성 향상을 가속화할 것이다.

성공적인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한 분야만 특화될 것이 아니라 기술과 금융, 사회, 문화 등을 넘나드는 창의적인 생각이 융합되어 반영될 필요가 있다. 토큰 이코노미가 없는 토큰은 블록체인 그 자체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은 적용 분야와 유형에 상관없이 블록체인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핵심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박민정(오른쪽) 연구원은 성신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빅데이터 분석학 석사, 경영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블록체인과 개인정보보호, 정보보안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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