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풀영상] 마포대교 투신, 그녀의 몸에서 스크루에 베인 상처가?

양소연, 김세로 2019. 3. 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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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강으로 뛰어내린 뒤,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결국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최 모씨.

어제 저희가 소방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감사 결과를 보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최 씨의 부검 감정서에 담긴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바로 최 씨의 몸에 배의 추진 장치인 스크루에 의한 큰 상처가 발견됐는데, 유족들은 소방구조 보트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27일, 23살 대학생 최 모 씨가 서울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립니다.

뒤늦게 물속에서 전화로 구조를 요청했지만, 출동한 구조대는 투신 지점을 찾지 못해 헤맸고, 최 씨는 끝내 사흘 뒤 숨진 채 발견됩니다.

그런데 경찰은 최씨의 시신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오른쪽 옆구리에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고 취재진은 부검감정결과를 입수했습니다.

감정서에는 최 씨의 시신 여러 곳에서 특이한 상처가 발견된다고 나와있습니다.

먼저 우측 옆구리 부위에 세로 방향으로 16센티미터 가량의 '할창', 즉 뭔가에 베인 상처가 확인됐습니다.

우측 허리 부위에도 18센티미터짜리 C자 모양의 상처가 생겼고, 우측 대퇴부에선 피부가 15센티미터 정도 벗겨졌습니다.

날카로운 물체가 최 씨의 몸통 오른쪽을 훑고 지나갔다는 뜻인데, 국과수는 옆구리와 허리 상처의 경우 '선박 스크루에 부딪혀 발생한 상처'라고 판단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마포대교 주변을 다닌 배는 구조대의 선박이 유일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최 씨가 선박 스크루에 부딪힌 순간, 아직 살아 있었느냐는 겁니다.

국과수는 상처 부위 대부분에서 '피하출혈'이나 '근육내출혈'이 있었다고 적시했습니다.

출혈은 대개 살아 있는 상태에서 발생합니다.

국과수는 다만 사망 직후에도 출혈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스크루로 인한 상처를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고려하긴 어렵다며 공식 사인을 '익사'로 결론지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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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렇다면 대체 최 씨 몸에서 발견된 상처는 언제 어떻게 발생했을까요?

일단 소방 구조대 측은 당시 보트에 어떠한 충격을 느끼지 못했고 다른 배일 수도 있다는 입장인데, 유족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당시의 수색 상황.

또 법의학자의 의견을 통해서 쟁점을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김세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숨진 최 모 씨는 투신 직후 자신의 위치를 마포대교 중앙 부분이라고 119 상황실에 신고했습니다.

[당시 신고 내용] "마포대교 남단 쪽이에요, 혹시 북단 쪽이에요? (가운데요) 가운데쯤이에요? (예) 예. 알았어요. 우리 전화 좀 잘 받아주세요…"

그런데, 관제센터는 구조대에 출동 명령을 내리면서 "남단과 북단을 모두 수색해야 할 것 같다"고 지시합니다.

이 때문에 구조대는 15분간 우왕좌왕하다가 최 씨를 찾는데 끝내 실패했습니다.

경찰과 최 씨의 유족은 이 순간 구조대 선박이 최 씨를 치고 지나갔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최 모 씨 유족] "배에 부딪혀서 충돌한 흔적도 있고, 스크루 자국이 난 상태로 사망했으니까…살아 있는 상태에서 배가 지나가면서 자기를 덮쳐서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하면 그건 사실 사고잖아요."

법의학자들은 특히 최 씨의 상처에 출혈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스크루에 부딪힌 시점이 최 씨가 정신을 잃고 떠있을 때이거나 아무리 늦춰 잡아도 숨진 바로 직후였다는 주장입니다.

사망 이후 강의 다른 지점으로 떠내려간 뒤 상처가 났을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서중석/에스제이에스 법의학연구소장] "물 속에 들어갔을 때 (스크루 등에 의해) 강력하게 손상을 받으면 형성될 수 있는…어쨌든 부검 기록만 봐서는 사망한 지 오래 되어서 그런 손상을 받은 건 아니고요."

구조대의 해명은 다릅니다.

소방재난본부는 당시 구조팀이 "밝은 불빛을 켠 상태로 수색했는데도 찾을 수 없었고, 구조정에 뭔가 부딪히는 충격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조정에 의한 충돌 자체를 부인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최 씨가 익사한 뒤 사흘간 강물에 밀려 다니다가 다른 배의 스크루에 상처가 났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씨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족들은 수사 기관에 정확한 사망 경위와 구조 과정에 대해 조사를 의뢰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양소연, 김세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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