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를 중심으로, 인천 출신들로 인유 비상 꿈꾼다

임성일 기자 2019. 3. 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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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어려운 행보를 보였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 달라질 것을 약속했다.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을 중심으로 도약을 꿈꾼다. (인천유나이티드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기대 이상의 신바람를 내고 있는 대구FC, 부활 조짐 보이는 FC서울, 여전히 강력한 닥공 전북현대 등 프로축구 2019시즌 초반 주목 받는 팀들이 워낙 많아 잘 조명이 되지 않고 있으나 인천 유나이티드의 기운도 심상치 않다.

인천은 지난해 9위를 비롯해 2017년 9위, 2016년 10위, 2015년 8위, 2014년 10위 등 매 시즌 하위권을 전전했다. 순위표 바닥에서 머물다가 시즌 막판 놀라운 뒷심으로 생존에 성공, 팬들로부터 '잔류왕' '생존왕'이라는 특별한 수식어를 받기도 했다. 후반부에 짜릿함을 주는 것도 매력이기는 하지만 응원하는 팬들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승리의 기쁨을 보다 많이 누리고 강등의 걱정 없이 여유로운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지난해 중반 지휘봉을 잡아 어렵사리 잔류를 견인한 안데르센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올해는 좀 더 과감한 축구로 '안데르센 동화축구'를 펼쳐보이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는데, 일단 출발은 산뜻하다.

인천은 지난 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개장 이래 최다 관중인 1만8541명이 운집했다. 개막 라운드에서 인천보다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던 곳은 전주월드컵경기장뿐이다. 디펜딩 챔프 전북현대와 2018년 FA컵 우승팀 대구가 맞붙은 공식 개막전이었는데, 2만637명이 함께 했다.

그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구단은 지난 9일 역시 홈에서 열린 경남FC와의 경기에서 환호에 보답했다. 당시 인천은 남준재와 무고사의 연속골을 묶어 후반 박기동이 1골을 만회한 것에 그쳤던 경남을 2-1로 제압했다. 경남은 지난해 정규리그 2위 팀이다.

시민구단답지 않은 적극적 행보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알차게 스쿼드를 보강한 것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내부 결속력을 키운 모양새다.

인천은 뛰어난 발재간과 넓은 시야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미드필더 문창진, 문선민을 전북에 내주고 받은 수비수 이재성, 스피드가 돋보이는 공격자원 허용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베테랑 멀티자원 양준아, J리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FC서울과 경남FC 등을 거친 장신 미드필더 김근환 등 요소요소를 살 찌웠다. 베트남 출신의 콩푸엉을 영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구단 프런트로 변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인천유나이티드의 이천수 전력강화실장.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소위 '가성비' 좋은 선수들이 인천의 유니폼을 입은 배경에 프런트로 변신한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의 공이 크다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다. 안데르센 감독 역시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이 구단에 합류한 이후부터 효과적인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 실력 있는 선수들을 많이 영입해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인천의 축구명문 부평고 출신인 이천수 실장의 적극적인 행보는 비단 선수영입에만 그치지 않았다. 1990년대 후반 부평고 전성시대를 열었던 트리오(이천수-최태욱-박용호) 중 한 명인 박용호 전 FC서울 코치를 코치로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따로 논다'는 잡음이 나돌기도 했던 인천은 그 무엇보다 이천수 실장을 중심으로 소통을 우선 시 하고 있다. 아무래도 외국인 감독이라는 불편이 어느 정도는 존재하기에, '절친' 박용호 코치가 적절한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부평고 출신의 인천 토박이도 인천 유나이티드에 합류했다. 부평초에서 축구를 시작해 부평동중-부평고를 나온 전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정우 감독이 U-18팀인 대건고의 지휘봉을 잡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부평고는 물론 고려대학교와 이후 울산현대까지 이천수 실장의 길을 따라 걸었던 그가 인천 산하 팀의 지도자로 온 것은 충분한 연관이 있다.

정우영(바이에른 뮌헨), 천성훈(아우크스부르크), 김진야(인천 유나이티드) 등 최근에는 인천 유스 시스템을 거쳐 프로에 데뷔한 이들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까지 인천 유나이티드에는 인천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과거 김남일(현 전남 코치)이 현역시절 막바지인 2012년과 2013년 인천서 뛸 때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던 것을 떠올리면 '토박이 스타'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방증이다. 김남일 역시 부평고 출신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천수 실장을 중심으로 인천 출신들이 팀에 합류하는 것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지도자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인천 구단은 15일 베테랑 측면 공격수 김승용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승용은 인천 만수중학교를 나와 역시 부평고를 졸업한 인천 출신 스타다. 인천의 아들들이 준비하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비상'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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