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삼둥이 초등학생 돼..입학 전날 밤샜다"[EN:인터뷰①]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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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배효주 기자]

"이게 원조 'SKY 캐슬'이죠."

송일국은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대학살의 신' 무대에 오른다. 제목은 '대학살의 신'이지만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서사시는 아니다. 놀이터에서 벌어진 11살 꼬마들의 다툼이 부모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과정을 유쾌 살벌하게 그리고 있다.

"자리에 모인 부모들이 처음엔 '세계평화'니 뭐니 갖은 고상과 우아를 다 떨지만, 나중엔 인간이 가진 위선이 그대로 드러나요. '대학살'이라는 건 굉장히 끔찍한 일이잖아요. 인간 본연의 본성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게 별반 다를 바가 없어요. 원조 'SKY 캐슬'이라고 봐야죠."

안방극장에서 주로 활동하던 그다. 그러나 2017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대학살의 신'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 "연극이야 말로 진정한 배우 예술인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낸 송일국, 그는 관객의 즉각적인 반응이 희열 그 자체라고 말했다.

"드라마나 영화는 연출의 영향을 받잖아요. 연극도 연출가가 있지만 워낙 예민한 예술이라 배우들의 컨디션에 의해 한 회가 좌지우지돼요. 갑자기 소품이 고장나서 애드리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도 하고요. 관객의 반응을 바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연극의 매력이죠. 왜 배우들이 연극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 것 같아요. 다만, 단점이 하나 있다면 안타깝게도 벌이가 좋지 않다는 것. 오히려 수업료를 내고 연기를 다시 배우는 느낌입니다."

송일국은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연극에 열정을 쏟는 후배 배우들을 보면서 자신이 순탄한 길을 걸어왔구나 느끼게 됐다고. 연극 '나는 너다' 때는 후배 배우들에게 밥을 사주느라 출연료를 훨씬 넘는 돈을 쓰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연극을 하면서 배우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미 했던 연극, 이미 했던 역할을 다시 한 건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 때문이다. 송일국은 "선배들이 한다고 하니, 저 역시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이런 선배들과 한 무대에 선다는 게 쉬운 일인가요. 그 자체가 영광이지요. 남경주, 최정원 선배는 뮤지컬 1세대이신데 긴 시간 동안 한결같이 최고의 자리를 지킨다는 건 대단한 일이잖아요. 보는 것으로도 교육이죠. 명성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적인 부분은 이지하 선배님께 많이 배우고 있어요. 하면 할수록 늘어가는 걸 느껴요."

오전엔 최근 초등학교에 입학한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케어하느라, 오후엔 매일 저녁 있는 '대학살의 신' 공연을 준비하느라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 장소에 오기 직전 "아이들을 픽업해 집에 데려다 줬다"고 했다.

"연극을 하는 중에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 했거든요. 챙겨야 할 게 어쩜 그렇게 많은지요? 선배들이 '헬 게이트 열릴 거다' 했는데 그렇게 힘든 줄은 몰랐어요. 입학식 당일엔 밤을 샜다니까요. 준비해야 할 서류며 준비물이며 남들의 세 배에요.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연습장 모두 학교가 정한 규격에 맞춰서 새로 사고요. 거기에 하나 하나 이름표 붙인다고 잠을 못 잤어요. 그러고 나서 연극 무대에 딱 섰는데, 대사들이 또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신기한 경험이었죠."(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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