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가족]한달 벌어야 절반 임대료..'주거지원' 절실한 1인가구

김보경 2019. 3. 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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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인남녀 1079명 설문..71.9% 주거지원 원해
1인가구 자가 거주확률 계속 하락..다인과 25.3%P 차이
1인 청년가구 주거 빈곤율도 악화..서울은 더 심각해
"독립할 여력없어 부모와"..경제요인 따라 가족형태 달라
(그래픽=김정훈 기자)


언뜻 이상해 보이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은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이데일리가 연속 기획으로 게재합니다. 혈연가족이 아니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뀌기를 기대합니다. ‘이상한 가족’ 기획시리즈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1인가구가 내 집에 거주할 수 있는 확률은 다인(多人)가구에 비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자연히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전체 가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까지 올라온 1인가구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주거지원책이라고 국민들은 느끼고 있다. 또 부모와 함께 사느냐, 독립해서 혼자 사느냐, 그것도 아니면 연인이나 친구와 동거하느냐 등 가구 형태를 결정하는 것도 정서적인 요인보다 경제적인 요인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1인가구 72% 주거지원책 필요”

14일 이데일리가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인 사람인에 의뢰해 남성 630명, 여성 449명 등 총 성인 남녀 1079명을 대상으로 가족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많은 78.4%의 응답자가 `부모님, 배우자, 자녀 등 혈연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고 답했다. 그 뒤를 이어 `혼자 산다`가 18.4%, `동료 등 지인과 함께 산다`가 1.7%, `연인과 함께 산다`가 1.2% 순이었다.

결혼 여부에 따라 혼자사는 비율은 차이가 났다. 미혼은 혈연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이 70.3%이고 혼자 사는 경우가 25.8%였지만 기혼자인 경우 혼자 산다는 응답이 3.4%에 그쳤다.

또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71.9%가 `주택청약 및 대출 등 주거지원책`이라고 답했다. `식사 취미생활 등 함께 할 소모임 공동체 구성`이 20.1%로 다음 이었고 `유사시 돌봐줄 케어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5.5%였다.

1인가구의 주거실태를 조사한 각종 자료를 살펴보면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납득할만 하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1인가구 가운데 세전소득 중 30% 이상을 임대료로 부담하는 경우는 21.4%에 달했다. 주거관리비까지 포함하면 1인가구가 부담하는 임대료는 전체 소득에서 50%를 웃돈다는 얘기다.

◇1인가구 자가 거주 확률 계속 낮아져

인구가 많고 집값이 비싼 서울에 사는 청년 1인가구의 형편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7월 발표된 통계청의 이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1인 청년가구 주거빈곤율은 2000년 31.2%에서 2015년 37.2%로 악화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전체 가구 빈곤율은 29.2%에서 12.0%로 크게 낮아졌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발표한 `산업동향&이슈` 중 `가구특성이 주택점유형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자가 거주 확률이 낮았다. 자가거주 확율은 비혼인가구가 혼인가구에 비해 21.8%포인트나 낮았고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25.3%포인트나 낮았다. 특히 1인가구와 다인가구의 자가 거주 확률은 1995년 20.0%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2015년에는 그 격차가 29.3%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김상미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주택 보유 의식, 자가점유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1인가구는 자가거주 확률이 낮아져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주택 공급정책 수립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런 심각성을 인지, 내년부터 매년 1회 실시하는 주거실태조사와 함께 1인 가구 주거현황도 파악해 이를 근거로 1인가구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독립할 여력없어 부모와 함께 산다”

또한 설문조사에서는 가족과 함께 살거나 따로 사는 것 엮시 경제적 이유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님, 배우자, 자녀 등 혈연가족과 함께 사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독립할 여력이 안돼서`라는 답이 42%로, `혈연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하다`(36.2%)보다 많았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편해서`라는 응답도 35.2%였으며 `안전상의 문제`가 6.7%, `외로움을 많이 타서`가 3.8%, `자녀 양육에 대한 도움을 받고 싶어서`가 2.6% 순이었다.

반면 혼자사는 이유에 대해서는 `직장이 본가와 거리가 멀어서`(53.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혼자가 편해서`라는 응답은 37.2%,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어서`는 20.6%였다.

`연인 또는 친구와 동거하는 이유`에 대해서 응답자의 41.2%가 `집세 등 경제적인 이유`라고 답했다. 또 동거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공동 공간 및 용품 사용에 대한 인식 차이`가 32.4%로 가장 높았고 `법적 부부에 상응하는 경제적·제도적 혜택으로부터 제외`가 20.6%, `배우자로서의 역할 한계`가 11.8%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의 부정적 인식`이 11.8%로 각각 조사됐다.

◇혈연관계만? 반려동물도 가족

한편 1인과 2인가구 증가로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족=혈연관계`라는 인식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에 `혈연관계 및 배우자`라는 응답이 93.9%로 압도적이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응답이 24.1%로, `동거중인 연인`(11.4%)이나 `동거중인 지인(9.4%)보다도 높았다는 점이다. 반려인구 1000만명 시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혈연관계 및 배우자까지가 가족`이라는 응답은 전 세대에서 90%가 넘게 나왔다.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응답은 20대에서 37.3%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25.9%, 40대가 10.5%, 50대 이상이 3.0%였다.

김보경 (bk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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