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巫女의 딸, 미스트롯 돌풍

유석재 기자 입력 2019. 3. 14. 03:42 수정 2019. 3. 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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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보로 떠오른 송가인, 중학생 때부터 판소리 배워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엄마 말 듣고 나왔습니다." 지난 7일 밤 방송된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의 마지막 장면. 현역부 A조 참가자인 가수송가인(33·본명 조은심)의 '한 많은 대동강'을 들은 심사위원들이 입을 쩍 벌렸다. 구성지면서도 시원시원한 목소리, 판소리처럼 힘이 실린 창법 앞에서 "진짜가 나타났다" "소름 돋는다"는 보기 드문 찬사가 이어졌다.

방송 직후 소셜미디어에 오른 송가인의 동영상은 조회 수 70만을 넘어섰고, '강력한 우승 후보' '이미자·주현미의 계보를 잇는 정통 트로트' '엄마 말 듣길 정말 잘했다'는 댓글이 폭주했다.

지난 7일 밤 방송된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에 출연한 가수 송가인(왼쪽·본명 조은심)과 어머니인 송순단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수교육조교. /TV조선 화면 캡처·한국문화재재단

송가인을 '미스트롯'에 서게 한 '엄마'는 예사 인물이 아니었다. 진도 당골 무녀(巫女)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수교육조교(인간문화재의 전 단계)인송순단(59)씨다. 진도씻김굿은 망자의 영혼을 달래며 극락왕생을 비는 전통 굿이다. 송씨는 1992년 진도씻김굿에 입문했으며, 도쿄 무형문화축제(2012), 한국문화의집 예인열전(2018) 등 숱한 무대에 섰다.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상·하청(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성음(聲音)이 탁월하고 현장 굿에 뛰어난 명인"이라고 했다.

송씨는 13일 본지 통화에서 "딸애가 방송을 통해 제대로 실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미스트롯'에 참가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굿을 보며 자란 송가인은 국악에 친숙했고, 어머니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딸이 판소리를 배우도록 했다.

이때부터 '틀린 적 없는 엄마 말'이 시작됐다. 광주예고와 중앙대 음악극과를 나온 송가인은 "국악을 계속 하면 너무 힘들 테니 가수로 나가 보라"는 어머니의 권유로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해 2010년 연말 결선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후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으나 실력에 비해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었다.

송씨는 갑작스런 관심을 받고 있는 딸의 목소리에 대해 "다 날 닮아서 그런 것"이라며 웃었다. 젊은 시절 자신의 꿈도 트로트 가수였다는 것이다. 14일 밤 10시 방송되는 '내일은 미스트롯' 3회에서는 송가인의 '한 많은 대동강' 풀 버전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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