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우상' 또 어려운 도전..그게 접니다" [★FULL인터뷰]

전형화 기자 2019. 3. 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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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우상'에 사뭇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는 '한공주' 이수진 감독의 신작인 '우상'에 한석규, 천우희와 호흡을 맞췄다.

그럼에도 그는 '우상'에 대한 만족감이 큰 것 같았다.

-이수진 감독은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집요하게 다시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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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우상' 주연 설경구/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설경구는 '우상'에 사뭇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는 '한공주' 이수진 감독의 신작인 '우상'에 한석규, 천우희와 호흡을 맞췄다. 쉽지는 않았다. '우상'은 도지사 선거를 앞둔 유력 정치인이 아들이 뺑소니 사고를 내고, 그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 이 두 사람이 사건의 열쇠를 갖고 있는 한 여인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그간 설경구가 맡았던 영화 속 주인공들과는 사뭇 다르다. 자신이 주도하며 이끌었던 여느 영화 속 인물들과는 달리 '우상'에서 설경구는 시종 남들의 선택에 끌려 간다. 설경구는 그 작업이 여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지독하게 몰아붙이는 이수진 감독과 작업도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우상'에 대한 만족감이 큰 것 같았다. 그럴 만도 했다. '우상'은 여러모로 올 상반기 문제작이 될 것 같다. 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이 인터뷰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우상'은 왜 했나.

▶이수진 감독에, 한석규 선배님, 천우희, 시나리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시나리오가 촘촘했다. 보통 시나리오를 읽을 때 처음에는 러프하게 읽는다. 그런데 '우상'은 그렇게 읽으니 퍼즐이 안 맞춰져서 다시 정독하고 난 뒤에 결정했다. 애초에 시나리오가 친절하진 않다고 이야기를 들은 다음에 받았다.

-이야기와 인물이 이해가 됐나.

▶이해가 됐다. 됐으니깐 했다. 다만 연기를 할 때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석규 선배가 맡은 명회와 우희가 맡은 련화는 돌파하는 캐릭터다. 내가 맡은 중식은 남들의 액션에 리액션을 하는 캐릭터다. 리딩할 때부터 내가 할게 별로 없더라. 그간 맡은 캐릭터들은 주로 자신이 돌파하는 캐릭터들이었다. 메인 캐릭터가 대체로 그러니깐. 그래서 처음엔 '우상'에서 맡은 중식이 이해가 잘 안됐다. 그러다가 아 중식은 리액션하는 캐릭터구나, 중식의 선택도 결국은 정해진 선택을 하는 것이구나, 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더라. 어쩌면 사람의 운명이란 게 정해져 있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중식은 결국 핏줄에 대한 집착으로 움직이는 인물인데.

▶내 핏줄이 아니더라도 내 핏줄로 갖고 싶어하는 마음. 그 집착으로 나만 눈 감으면 모든 게 굴러간다는 생각. 그런 걸 촬영하면서 알게 된 것 같다. 내가 나를 속아주면 되니깐. 스스로 장애가 있는 아들을 묶었으면서도(정관수술을 했으면서도) 며느리인 련화가 임신을 했다니깐 이미 끊어진 핏줄을 이을 수 있을 것이란 집착을 한 것 같다. 이수진 감독님과도 중식은 핏줄에 집착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다리를 저는 설정은 어떻게 넣었나.

▶내가 영화 속에서 다리를 저는 시점은 초반에 경찰 호송차를 쫓아가다가 넘어지고 난 다음이다. 영화 후반에 오석희라는 련화의 전 동거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사람이 다리를 전다. 그 사람과 혼선을 주려 다리를 저는 설정을 넣었다. 그도 나도 모자를 쓰니 목격자가 착각하는 것도 그런 혼선에 영향을 준 것이고.

-노랑 머리를 한 것은.

▶극 중 내 아들인 부남이는 4~5살 지능을 가진 아이다. 그 아이도 노랗게 머리를 염색했다. 혹시라도 아이를 잃어버리면 아이가 아빠랑 머리 색깔이 같은 것으로 찾으려 했다는 설정이다. 아들에 대한 사랑을 머리 색으로 표현하려는 감독의 의도였다. 원래 4개월 촬영을 하기로 해서 탈색을 계속 했는데 2달이 더 길어지면서 6개월 동안 탈색을 했다. 탈색하고 염색하는 건 좋았다. 안 해본 것들이니깐.
'우상' 주연 설경구/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이수진 감독은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집요하게 다시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성향에 날씨, 촬영 일정 등이 겹치면서 작업이 쉽지 않았을텐데.

▶리듬 찾기가 힘들었다. 나랑 선규 선배, 우희가 겹치는 장면이 별로 없고 다 따로 찍다보니 2주 뒤에 한 장면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내 템포를 놓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수진 감독은 내가 링에 곧 올라갈 선수 같길 바랐다. 지치기도 하고 지겹기도 했다. 이수진 감독이 "좋아요"라고 하면 "그럼 그만 좀 하자"고도 했다. 집요하다. 근래 보기 드문 집요한 감독이다. 요새는 촬영 시간이 정해져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끝까지 집요했다.

-'우상'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현지에서 처음 영화를 본 소감은.

▶영화에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 좋아했으면 좋겠지만. 신기한 반응도 있었다. 현지에서 GV를 했는데 노숙자 같은 분위기가 나는 한 분이 영화를 너무 칭찬하는데 우리가 아닌 벽을 보면서 이야기하더라.(웃음)

-'우상'을 하면서 이번에는 이수진 감독에게 다 맡기겠다고 했는데. 영화 속에도 그래서 힘이 빠져가는 순간들이 느껴지고.

▶전적으로 맡기자고 생각했다. 맡기기로 했으니 하면서 노력했다. 첫 촬영이 영화에서 첫 장면이었다. 트럭을 몰고 병원으로 가는 장면. 뒷모습을 원신, 원컷으로 롱테이크로 잡은 장면. 스물 몇번을 찍었다. 그때 다짐했다. 이런 감독이구나, 이런 식으로 가겠구나. 쉬운 캐릭터가 아니니 매번 힘들었다. 절실해지더라. 나는 투덜이라 투덜되는 데 석규형이 현장을 잘 조율해주고 다독여줬다. 내가 경험한 집요한 감독으론 이창동 감독님이 계신다. 이창동 감독님은 배우의 감정에 정말 집요하다. 이수진 감독은 감정 뿐 아니라 미쟝센을 채우려 집요하게 하는 것 같다.

-천우희, 한석규와는 어땠나.

▶우희가 맡은 련화는 쉬운 캐릭터가 아니다. 자기가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설명해주는 캐릭터고. 눈썹도 계속 밀어야 했고. 천우희 같은 스타일이 정말 좋더라. 고맙고. 배워야 할 게 많은 배우다. 난 투덜거리는데 우희는 허허 웃는다. 징징거리는 걸 싫어한다면서 "웃어야죠, 어떻게 하겠어요"라고 한다. 너한테 많이 배운다,라고 했다. 한석규 선배는 현장의 모든 걸 이해하면서 이끈다. 안정감을 준다.

-베를린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로서 누군가의 우상(Idol)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했는데. 지천명아이돌로서 대포폰을 이끌고 다니는 배우인데.

▶내가 무슨 우상이냐, 팬들은 좋은 친구들이다. 같은 편인 진짜 좋은 친구들. 나는 우상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숭배라는 개념이 있는 것 같아서.
'우상' 주연 설경구/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왜 중식은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의 목을 날렸다고 생각하나.

▶집착의 끝이라고 생각했다. 점쟁이에게 듣기를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의 목을 날리면 된다는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 나오지 않나. 단순함이랄까. 베를린영화제에서 이수진 감독이 중식은 그냥 이순신 장군이 가장 커 보여서 선택한 것이라고 하더라. 그런 단순함. 그게 셋 중에서 중식이 얻은 답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대사가 "다 몹쓸 병에 걸렸다"인데, 세상 사람들이 다 병에 걸렸는데 아픈지 모르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중식은 점심 할 때 중식이다. 허겁지겁 급하게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또 뛰어다니는 사람. 아이 이름이 부남인 건 유부남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만큼 아이가 정상적인 가정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남자다. 그 남자의 핏줄에 대한 집착과 단순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경구에게도 그렇게 집착하는 게 있나.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니 살면서 별로 집착한 게 없는 것 같다. 연기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것 같지만 그 정도는 집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라면 누구나 그럴테니.

-첫 내레이션과 후반부 연설 장면은 내용이 같은데 각각 따로 녹음했나.

▶그렇다. 첫 내레이션은 후시녹음이고, 후반부는 현장 녹음이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눈물이 났는데 감독은 건조한 걸 썼더라. 그게 이야기에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수진 감독과 또 작업을 같이 하고 싶나.

▶그렇다. 다만 조금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찍었으면 한다. 이번에는 각자의 리름대로 찍었는데 서로의 리듬에 맞췄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차기작은 '불한당' 변성현 감독의 '킹메이커'와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인데.

▶'불한당' 촬영 현장이 워낙 좋았다. 변성현 감독이 또 어떻게 촬영할지 궁금했고. 원래는 작년 가을에 촬영이 들어갔어야 했는데 '불한당' 스태프들 일정을 맞추려 올 초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준익 감독은 '소원'을 했을 때 되게 현장을 편안하게 해준 분이다. 힘든 이야기인데도 분위기를 늘 좋게 해준 분이다. 사람으로서 좋아한다. 어른이지만 어른인 척을 안하는 분이다. 이번에도 제안을 했는데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했더니 "왜, 왜, 안하려고. 그래도 괜찮아"라고 해서 "아, 한다고요"라고 그랬다.

-4월에 '생일'로 다시 관객과 만나는데.

▶어려운 이야기가 자꾸 와요. 그게 내 팔자인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접니다. 먼저 저질러놓고 개봉 때가 되니깐 겁이 나는 것 같다. 그래도 주저주저하면서 선택한 영화가 아니다. 관객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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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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