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떠나보낸' 이청용,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한 벤투

남장현 기자 2019. 3.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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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31·Vfl보훔)은 낯선 상황에 봉착했다.

1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연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50·포르투갈)은 이청용을 비롯한 태극전사 27명을 공개했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일군 남아공 대회를 포함해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했고, 아시안컵에 세 차례 참여하며 대표팀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 보이는' 이청용이기에 일각에서는 친구들처럼 조만간 태극마크를 반납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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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청용(31·Vfl보훔)은 낯선 상황에 봉착했다. 숱한 추억을 공유한 동료들이 빠진 축구국가대표팀에서의 여정이다. 지난달 막을 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절친’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이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그 후 첫 번째 대표팀 소집이 임박했다. 1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연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50·포르투갈)은 이청용을 비롯한 태극전사 27명을 공개했다. 볼리비아(22일·울산문수경기장)~콜롬비아(26일·서울월드컵경기장)로 이어질 3월 A매치 시리즈에 임할 이들이다.

2008년 5월 요르단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홈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할 때만 해도 막내였던 그는 이제 최고참 대열에 섰다. 18일 소집훈련에서 만날 대표팀 구성원 가운데 오른쪽 풀백 최철순(32·전북 현대)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일군 남아공 대회를 포함해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했고, 아시안컵에 세 차례 참여하며 대표팀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 보이는’ 이청용이기에 일각에서는 친구들처럼 조만간 태극마크를 반납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물론 고민이 많은 건 사실이다. 세대교체가 2022카타르월드컵을 대비한 대표팀의 화두가 된 시점에 자신이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또 언제까지 합리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이 핵심이다. 결국 이별 타이밍과 궤를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기류를 볼 때 이청용이 벤투 감독과 면담을 갖고 태극마크를 반납한 동료들과 같은 행보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이청용의 측근은 최근 “선수와 (대표팀 은퇴와 관련한)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으나 성격상 먼저 나서 대표팀과의 이별을 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결국 자연스러운 이별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내게 태극마크는 현역의 길을 걷는 동안 끊임없이 열망하는 것”이라는 지론을 가진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40·전북)처럼은 아니더라도 과거 선배들처럼 물 흐르듯 매끄러운 헤어짐이 유력하다.

어느 순간 한국축구의 익숙한 장면이 됐지만 먼저 대표팀을 떠난 이후 현역 유니폼을 벗는 사례는 생각처럼 흔치 않았다. 혹독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A매치 때마다 먼 길을 왕복하는 과정에서 몸이 빨리 상하며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과도한 비난에 시달린다는 점에서 부담을 내려놓으려는 이들의 뜻을 존중하는 시선도 있는 반면, 지나치게 빨리 대표팀을 떠나려는 모습에 대한 의문 또한 많은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벤투 감독은 아직 이청용을 떠나보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나이로 대표팀에서 배제될 일은 없다. (이청용의 은퇴) 논의가 이뤄진 적도 없다. 현역 커리어를 끝내기도 전에, 여전히 대표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데도 은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쉬움이 있다”며 이청용만큼은 대표팀에서 좀더 역할을 해주길 희망했다.

물론 선수의 기량이 여전히 충분하고, 활용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 나온 발언이다. 과연 이청용과 대표팀의 동행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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