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야 산다"..최용수식 '토탈 사커', 개막 2연승 이끌다

김현기 2019. 3. 1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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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수들이 10일 성남과 원정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고요한의 골이 터지자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뛰는 양이 더 많아야 한다.”

FC서울이 달라졌다. 많이 뛰고, 집중한다. 그리고 이긴다. 지난해 수모를 갚기 위한 선수들의 눈빛이 다르다. 서울이 올해 K리그1(1부) 선두 경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0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라운드 성남FC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주장이자 공격형 미드필더 고요한이 터트린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3일 홈에서 포항을 2-0으로 완파,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챙긴 서울은 내친 김에 2연승을 달렸다. 1~2라운드를 모두 이긴 1부 구단은 서울과 상주가 뿐이다. 서울은 다득점에서 3골을 기록, 상주(4골)의 뒤를 이어 2위가 됐다. 전북, 대구, 인천, 울산(이상 1승1무)이 중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개인기, 전술, 움직임 다 중요하지만 축구는 기본적으로 많이 달리고 필사적으로 뛰어야 이길 수 있는 원시적인 스포츠다. 지난해 11위까지 추락하며 승강 플레이오프는 치르는 등 지옥문 앞까지 갔던 서울은 새 시즌 들어 활동량과 집중력에서 큰 개선을 이뤘다. 사실 성남전에서 서울은 고전했다. 남기일 성남 감독은 알리바예프와 고요한, 정현철이 역삼각형을 이루는 서울의 중원을 잘 공략해야 승점 획득이 가능하다고 보고 공격형 미드필더 김민혁을 ‘가짜 9번’으로 세우는 등 미드필드 싸움을 준비했다. 최 감독도 “성남이 준비를 잘 했다”고 경기 직후 시인했으나 어쨌든 승리는 서울의 몫이었다. 서울은 전반전 추가시간 때 얻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수비수 황현수가 상대를 압박해 볼을 빼앗은 뒤 전방으로 올렸고 이게 알리바예프와 박동진을 거쳐 고요한의 골로 완성됐다. 곧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릴 타이밍이었으나 서울은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결실을 맺었다.

후반엔 수비수들이 빛났다. 특히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이 훌륭했다. 성남은 후반 38분 오른쪽 측면 크로스 때 에델이 멋진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유상훈의 다이빙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유상훈은 안정적인 방어로 서울의 무실점 2연승을 지휘하고 있다.

최 감독은 포항과의 개막전 전부터 많이 뛰는 역동적인 축구를 강조하고 있다. 우승후보에선 확실히 제외된 가운데 “잘 하면 4강”이란 소리를 듣는 서울이 예상을 뒤엎기 위해 겨우내 준비한 카드다. 최 감독은 성남전을 앞두고도 “토트넘 경기를 보니까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82분 동안 11.8㎞를 뛰더라. 우린 포항전에서 윤종규만 (90분간)11㎞ 이상을 달렸다”며 “데이터를 통해 전진패스 수나 뛰는 양을 (선수단과)공유하고 있는데 도움되는 것 같다. 더 뛰어야 한다”고 했다. 골 넣은 고요한은 “체력 훈련을 많이 했고, 박동진의 경우는 스프린트(짧은 거리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를 많이 한다. 그런 것들이 도움 된다”고 했다. 최 감독은 스리백을 쓰면서도 앞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전개해 여러 포지션의 선수들이 함께 공격하고 함께 수비하는 축구를 펼치고 있다. 최용수식 토탈 사커가 올해 K리그1의 시선을 끌어모을 전망이다.

집중력도 늘어났다. 3시즌 만에 1부로 복귀한 성남은 이날 홈에서 신고식을 치렀다. 후반 들어 동점골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승리 의지가 높은 서울이 결국 승점 3을 획득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와 다르게 무기력한 경기보다는 끈끈한 팀으로, 위닝 멘탈리티를 공유하고 있다”며 “초반 승점을 갖고 오는 게 중요하다.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지경쟁도 최용수식 토탈 사커를 구동하는 숨은 원동력이다. 유상훈이 잘 하고 있지만 최 감독은 “언제든지 부진하면 양한빈이 들어올 것이다. 골키퍼 두 명의 경쟁력은 우리가 최고”라고 한다. 성남을 이긴 뒤에도 “지난해 나오지 않던 선수들이 뛰면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의 18명 엔트리는 베테랑 박주영부터 신인 이인규까지 폭이 굉장히 넓다.

‘서울의 봄’이 오고 있다. 많이 뛰면서 집중하고, 선의의 포지션 경쟁을 벌이는 등 기본으로 돌아간 것(Back to Basic)이 서울 부활의 힘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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