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 넣기에 사고팔기..강사법 앞두고 수강신청 전쟁

이정미 입력 2019. 3. 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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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 학기가 시작된 요즘 대학가에서 수강 신청 전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고 합니다.

교수에게 빌어서 강의에 넣어달라고 하는 이른바 '빌넣'부터, 돈을 주고받으면서 듣고 싶은 강의를 거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유난히 수강 신청이 어려워진 건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학교마다 과목 수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이정미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강 신청 정정 기간인 한 대학교 앞 PC방,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컴퓨터엔 수강신청 프로그램과 함께 학교 서버의 시각을 초 단위로 알려주는 시계가 가동 중입니다.

행여나 작은 시간 오차라도 있을까 대비하고 있는 겁니다.

서버가 열리는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릅니다.

[수강 신청 정정 학생 : 마감됐던 건데 한 명 빠져서 들어갔어요.]

[수강 신청 정정 학생 : (작년보다) 훨씬 어려워요. 한 학기가 지날수록 점점 줄어들어요.]

[수강 신청 정정 학생 : 전공 (신청)하려고 했는데 실패했어요.]

학기 초마다 벌어지는 수강 신청 전쟁이지만 올해는 개설 과목이 줄면서 더 심해졌습니다.

고려대학교 영문과 전공선택은 지난해 1학기보다 2과목이, 지난 학기보다는 7과목이 줄었습니다.

[이선호 / 고려대 영문학과 3학년 : 확실히 강의 수가 줄어든 느낌이다 보니까 작년보다 인기 강의에 몰리는 학생이 많은 느낌이라서 들어가기가 많이 힘들었죠.]

지난해와 비교해서 교양 과목만 이렇게 2백 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수강신청 정정 기간에도 원하는 강의를 잡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은 치열했습니다.

연세대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필수 과목을 못 들어 졸업을 미루게 됐다는 학생까지 나오자 급하게 정원을 늘린 강의도 있습니다.

[정 모 씨 / 연세대 국제학부 2학년 : 저번 학기 같은 경우는 2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수업을 30명으로 늘려주거나 이렇게 했어요.]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른바 '빌넣', '교수님께 빌면 들어갈 수 있냐'는 질문이 속출합니다.

강의가 3만 원, 20만 원에 거래된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장혜진 / 연세대 국제학부 2학년 : 수업을 들어가고 싶었는데 못 들어갔다. 이런 거 아니면 A과목, B과목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고 듣긴 했고요.]

갑작스러운 강의 수 축소에 대한 아우성은 두 대학뿐만이 아닙니다.

대학들은 본부 차원에서 과목 폐지를 지시한 적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올해 8월 강사법이 시행되면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해줘야 하는 만큼, 미리 강의 수를 줄여 강사비를 아껴보려는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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