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속에서 펼친 날개 박은진, '그는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V-포커스]

반재민 입력 2019. 3.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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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진주 선명여고 시절 박혜민, 정호영, 이예솔 등과 함께 전국대회 4관왕의 주역으로 맹활약한 박은진, 고교 최대어라는 기대를 안고 KGC 인삼공사에 입단해 프로의 문을 두드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고교무대에서 거의 승리만을 경험했던 박은진에게 패배는 낯설었다. 1패, 2패, 연패가 쌓여가면서 아직 고등학교 졸업식도 하지 않았던 어린 선수의 마음은 타들어가기만 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박은진은 묵묵히 스파이크를 하고 블로킹을 했다. 3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박은진은 올 시즌 145득점, 39.30%의 공격성공률, 세트당 0.448개의 블로킹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V리그 최고의 미들 블로커 양효진의 신인시절 세트당 블로킹이 0.573개임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린 것이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박은진은 9득점, 60%의 공격성공률, 블로킹 3개를 기록하며 팀의 19연패를 끊어냈다. 박은진이 풀타임으로 뛰면서 얻어낸 첫 승리였다. 경기가 끝난 후 박은진은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눈물에 대해 박은진은 "시즌을 잘 마무리한 안도감도 있었고,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칠 수 있다보니 더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인으로서 보낸 첫 시즌 박은진의 돌아본 첫 시즌은 어땠을까? 박은진은 "첫 시즌이 끝났는데 얻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은 시즌이라 그것들을 더 생각하며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라고 첫 시즌을 되돌아봤다.

고교시절 승리와 친했던 박은진이었기에 연속된 패배에 마음 고생이 심했을터, 하지만 그는 의연했다. "패배엔 적응이 힘들었지만, 게임 할때마다 시작 전에 잘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많이 졌어도 후회는 없었던 것 같다."라고 패배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성적으로 봐도 박은진의 첫 시즌은 인삼공사의 신인 잔혹사를 끊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팀의 베테랑은 오지영 역시 박은진에 대해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주전을 한 것이 아니라 도중에 주전이 되었는데 얼지 않고 대범하게 공격을 하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언젠가는 양효진과 비슷한 실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을 정도.

하지만, 박은진은 자신의 기량에 대해 겸손한 모습이었다. 박은진은 올 시즌 얻은 것과 보완해야할 점에 대해 "좋았던 점은 선배 언니들이 대범하게 하라고 해서, 공격은 대범하게 한 것 같은데 아쉬웠던 점은 기본기와 2단연결 수비가 힘들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유래없는 신인왕 경쟁 속에서 박은진은 흥국생명의 이주아, 현대건설의 정지윤과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다. 부담이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주아와 지윤이가 다른팀에서 하는 것을 보고 자극도 많이 되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조금 더 열심히하려고 했고 서로 좋은 효과를 냈다고 생각한다."라고 긍정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가을이 되면 박은진은 2년차 선수가 된다. 내년에 프로로 들어올 후배들에게 건넬 조언이 있을까? 박은진은 "고등학교 애들만 봐도 프로에 가는 것이 많이 무섭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래도 프로팀에 오면 적응을 빨리하고 잘 어울리다보면 금방 적응되고 편해질 수 있으니 너무 겁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19연패 끝에 거둔 귀중한 1승, 그 '1승'의 의미에 대해 박은진은 "게임을 하면서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은데 정말 한번을 이기기가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1승을 하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할 지 이제야 안 것 같다. 내년에는 더 많은 1승을 거둘 수 있게 죽을 힘을 다해 하고 싶다."라고 내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어려운 팀의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몫을 묵묵하게 다한 인삼공사의 미래 박은진, 패배의 폭풍속을 견뎌낸 그는 한뼘 더 자란 어른이 되어있었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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