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관중 대박 뒤엔 K리그의 반성·실천

김형준 입력 2019. 3. 4. 17:31 수정 2019. 3. 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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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가 오랜만에 봄다운 봄을 맞았다.

지난 1일 전북과 대구의 공식 개막전으로 시작된 하나원큐 K리그 2019 1라운드 6경기 평균 유료관중 수는 1만3,226명(총 관중 7만8,142명)으로, 시즌 개막전 평균관중(9,142명)에 비해 무려 44.7% 웃돌며 한층 높아진 축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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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제주의 하나원큐 K리그 2019 1라운드 경기가 열린 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관중들이 들어차 있다. 인천=김형준 기자

프로축구 K리그가 오랜만에 봄다운 봄을 맞았다. 지난 1일 전북과 대구의 공식 개막전으로 시작된 하나원큐 K리그 2019 1라운드 6경기 평균 유료관중 수는 1만3,226명(총 관중 7만8,142명)으로, 시즌 개막전 평균관중(9,142명)에 비해 무려 44.7% 웃돌며 한층 높아진 축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실제 홈 경기를 연 6개 구단 가운데 서울과 울산을 제외한 4개 구단(전북ㆍ경남ㆍ인천ㆍ상주)은 지난해 홈 최다관중 기록을 첫 라운드부터 넘어서면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이들 가운덴 인천과 상주의 흥행이 돋보였다. 지난 시즌을 통틀어 두 팀이 기록한 최다 관중은 각각 9,123명(인천ㆍ12월 1일 전남전)과 2,317명(상주ㆍ8월 12일 서울전)이었지만, 인천은 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경기서 새 구장 개장이래 가장 많은 1만8,541명의 유료관중을 끌어 모았고, 상주는 같은 날 강원과 홈경기에서 5,372명의 유료관중을 맞았다. 모두 지난 시즌 최다 관중을 두 배 이상 웃돈 수치로, 상주의 경우 불과 4달 전 같은 상대(강원)와 경기에서 기록한 관중 수(290명)의 20배에 가까운 관중을 모은 셈이다.

서울과 포항의 하나원큐 K리그 2019 1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경기장에서 팬들이 구단에서 마련한 등신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구단 관계자들은 관중몰이 비결로 ‘반성’과 이를 통해 얻은 대안의 ‘실천’을 꼽았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효과 등으로 모처럼 축구장에 훈풍이 불어오는 과정을 지켜보며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고 하나씩 실천했단 얘기다. 인천은 비시즌 동안 팬과 관중들의 소통이 부족했단 반성 속에 겨우내 수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전지훈련지에서도 팬들의 질문을 받아 선수가 답해주고, 서로의 안부를 전했다고 한다.

선수들도 스타의식을 버리고 ‘관중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선수 존재가치는 곧 팬으로부터 나온단 걸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인천 관계자는 “김동민(25)의 경우 구단의 권유가 없었음에도 비시즌 동안 시간 날 때마다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을 차례로 만나 식사자리를 마련한 걸로 안다”며 “김진야(21)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은 대부분 연습이나 경기 때 휴식을 뒤로하고 모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거나 사진촬영에 응해준다”고 전했다.

전주와 대구의 하나원큐 K리그 2019 공식 개막전이 열린 1일 전주월드컵경경기장에서 이동국과 문선민이 경기 후 몰려든 팬들의 사진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 전주=김형준 기자
전주와 대구의 하나원큐 K리그 2019 공식 개막전이 열린 1일 전주월드컵경경기장에서 전북 박원재(왼쪽)가 하프타임 때 팬들의 사진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 전주=김형준 기자

실제 기자가 1~3일에 걸쳐 찾은 전주, 인천, 서울의 홈경기 땐 이날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이 관중들과 뒤섞여 앉아 팬들의 사인과 사진요청에 대부분 응해줬다. VIP석이나 한적한 자리에서 축구만 보다 종료 후 경기장을 쏙 빠져나가던 과거와는 달라진 풍경이다. K리그에서 인기가 가장 적은 팀 가운데 하나로 꼽혀 온 상주 관계자는 “지난해 홈경기에 290명이 들어선 건 상당한 충격이었다”면서 “크리스마스에 선수들과 선물 보따리를 짊어지고 어린이들을 찾아갔고, 의성군 등 인근 지역 학교도 찾아가 학생들과 공을 차면서 관심을 부탁했다”고 했다.

인천과 제주의 하나원큐 K리그 2019 1라운드 경기가 열린 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관중들이 예매티켓 발권을 위해 길게 줄서있다. 인천=김형준 기자
전북과 대구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공식 개막전이 열린 1일 축구팬들이 전주월드컵경기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서있다. 전주=김형준 기자

개막전에서 ‘흥행 대박’을 맛봤다지만 구름 관중 맞을 준비가 됐는지도 냉철히 돌아봐야 할 때다. 실제 인천 개막전에서 예매 관중들은 무인발권기 하나 없는 매표소에 최대 30분 넘도록 대기해 표를 받았고, 이후 입장에도 소지품검사 대기로 인해 또 3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 관중 이승우(25)씨는 “지난해에도 이 모습 그대로였다”며 “팬들이 경기장에 보다 자주 찾을 수 있도록 더 신경 썼으면 좋겠다”고 전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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