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구의원' 최재성 폭행사건에 난감 '국회의원' 최재성
"최 의원, 지금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꼭 이겨내길 바랍니다."
'아뿔싸'. 최 의원은 바로 지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형님,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 최 의원은 지난 주말부터 홍역을 앓고 있다. 동명이인의 폭행 사건을 오해해 자신에게 연락, 또는 한 소리를 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한게 아닌데..."
서울 강북구의회 소속 최재성 구의원이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 강북구의원 최재성(40)과 민주당 국회의원 최재성(54)을 사람들이 혼동하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다. 최 의원의 말이다.
"보도를 할 때 '구'의원이라고 적어 주면 좋겠어요." 억울할 만했다. 최재성 구의원은 지난 22일 오후 동장 A씨를 폭행해 입건됐다. 민주당은 26일 후속 조치로 최 구의원을 제명했고 그도 의원직을 사퇴했다.
최재성 국회의원의 동료 의원들도 오해했다. 25일 정오께 국회 여의도 의원회관 정문을 나서던 최 의원을 누군가가 불렀다. 한 초선 의원이었다. "아니, 뉴스 보고 최 의원인 줄 알았어"라고 하자 최 의원은 깊은 한숨과 함께 "전화 많이 받았어요"라고 했다.
'젠더 토론회'로 속앓이
최 국회의원은 젠더 이슈와 20대 남성들의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관심이 깊다. 그 바람에 얼마 전 '설화'도 겪었다. '젠더갈등, 전면해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다음달 4일 갖기로 하고 추진하다가 그 과정에서 페미니스트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최 국회의원실은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자 등을 섭외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이 또 다른 토론 참석자에 대해 "성차별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면서 참석을 거절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판글을 올렸다. 결국 해당 토론회는 취소됐고 최 국회의원은 논란의 한 편에 섰다.
현재는 토론자들끼리 비판으로 옮아간 모양새다. 이나영 교수는 "5·18 관련 대토론회에 망언자들을 대거 섭외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다른 토론 초청 대상자였던 인사는 "언어폭력"이라고 반발했다. 최 국회의원실은 "젠더 문제를 수면 위에 드러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했다.
5월 원내대표 도전 고민
지난해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한 최 국회의원은 현재 민주당 전략기획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역할할 수 있는 자리다. 그는 5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 국회의원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다음주 정도에 결정할 예정이다. 원내대표에 나가라고 많이들 얘기한다"면서도 "원내대표를 할 경우,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진다"고 고민을 밝혔다. 아무래도 출마보다는 정치혁신자문위원장직 유지에 마음이 기운 모양새다.
내년 총선에서 야당 중진의원이 최 국회의원 지역구에 출마할지 여부도 변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현재도 송파구을 지역구에 살고 있어서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 최 국회의원 입장에선 안심할 수 없는 선거라는 얘기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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