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마약 의혹…‘키 맨’은 알고 있을까?

입력 2019.02.2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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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김상교 씨는 클럽 직원들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 씨는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자신을 과잉진압했다며 경찰과 클럽의 유착 의혹 등을 제기했는데요. 그 사건을 시작으로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VIP룸에서의 마약 투약 의혹, 성폭행 의혹, 청소년 출입 사건 무혐의 처리 청탁 의혹 등이 그렇습니다.

커다랗고 복잡한 사건이 돼 해결이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마약 혐의에 관련해서는 '키 맨'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핵심 증거를 제시하거나 그 자체로 증거가 돼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키 맨, 이번 버닝썬 마약 의혹의 키 맨은 누굴까요?

경찰 조사를 받은 조 모 씨가 유치장으로 돌아가고 있다.경찰 조사를 받은 조 모 씨가 유치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버닝썬 전 직원은 알고 있을까’

조 모 씨는 '버닝썬 전 직원'이라고 알려지며 이번 버닝썬 마약 의혹과 관련해 제일 먼저 경찰에 구속돼 검찰에 넘겨진 피의자입니다.

조 씨는 '해피벌룬'이라고 불리는 환각 물질, '아산화질소'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입하거나 흡입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경찰은 조 씨를 상대로 마약 유통 경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고, 버닝썬과의 연관성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씨에 대해 취재하던 취재진은 오래됐지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조 씨가 이전부터 마약을 공급하고 투약해왔다는 사실입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의 사위 이 모 씨 마약 투약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김 의원의 사위가 유력 정치인의 인척이어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 사건에서 조 씨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공급은 물론 투약까지’

서울동부지법의 2015년 판결에 따르면, 조 씨는 이 씨와 마약을 거래하고 함께 투약까지 했습니다. 이들은 강남의 클럽에서도 마약을 거래했고, 투약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씨에 대한 판결문엔 총 세 곳의 강남 클럽이 등장합니다. 논현동에 있는 O 클럽과 A 클럽, 신사동에 있는 M 클럽입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씨는 O 클럽에서 모두 두 번의 마약 투약을 합니다. 2012년 여름엔 엑스터시를, 2013년엔 코카인을 투약합니다. M 클럽에서도 비슷합니다. 2013년엔 엑스터시를, 2014년엔 코카인을 투약했습니다. A 클럽에선 2014년, 공범을 통한 마약 거래만 밝혀졌습니다.

조 씨는 판결문 곳곳에서 등장하는데요. 조 씨는 코카인과 필로폰 등을 이 씨에게 주로 팔았습니다.

2014년 5월엔 이 씨의 공범 김 씨에게 160만 원을 받고 코카인 2g을 건넸습니다. 2014년 6월엔 A 클럽에서 80만 원을 받고 역시 공범 김 씨에게 필로폰 1g을 건넸습니다. 김 씨는 조 씨로부터 사들인 코카인과 필로폰을 이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2014년 5월 3일엔 이 씨와 조 씨는 M 클럽 화장실에서 조 씨가 가지고 있던 코카인 0.1g을 나눠서 흡입하기까지 합니다.

마약 공급책만큼 '누가 마약을 투약했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씨 사건에서 조 씨가 사건을 푸는 열쇠가 됐던 이유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혹시 이번에도?!’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버닝썬 마약 의혹 관계자들의 모발 등을 분석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어제(26일)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면서 국과수가 보내온 일부 감정 결과를 근거로 영장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입니다.

경찰은 나아가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다른 강남 클럽에 대해서도 들여다본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클럽에서도 마약 투약이 이루어졌는지와 유통 경로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클럽 내 마약 판매에 관여한 걸로 추정되는 고객 유치 직원, 이른바 'MD' 일부를 특정해 뒤를 쫓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버닝썬 마약 의혹과 관련해 제일 먼저 구속 송치됐으면서, 또 그동안 여러 곳에 마약을 공급했던 조 씨, 이번에도 사건을 풀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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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닝썬’ 마약 의혹…‘키 맨’은 알고 있을까?
    • 입력 2019-02-27 21:11:44
    취재K
지난해 11월, 김상교 씨는 클럽 직원들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 씨는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자신을 과잉진압했다며 경찰과 클럽의 유착 의혹 등을 제기했는데요. 그 사건을 시작으로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VIP룸에서의 마약 투약 의혹, 성폭행 의혹, 청소년 출입 사건 무혐의 처리 청탁 의혹 등이 그렇습니다.

커다랗고 복잡한 사건이 돼 해결이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마약 혐의에 관련해서는 '키 맨'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핵심 증거를 제시하거나 그 자체로 증거가 돼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키 맨, 이번 버닝썬 마약 의혹의 키 맨은 누굴까요?

경찰 조사를 받은 조 모 씨가 유치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버닝썬 전 직원은 알고 있을까’

조 모 씨는 '버닝썬 전 직원'이라고 알려지며 이번 버닝썬 마약 의혹과 관련해 제일 먼저 경찰에 구속돼 검찰에 넘겨진 피의자입니다.

조 씨는 '해피벌룬'이라고 불리는 환각 물질, '아산화질소'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입하거나 흡입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경찰은 조 씨를 상대로 마약 유통 경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고, 버닝썬과의 연관성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씨에 대해 취재하던 취재진은 오래됐지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조 씨가 이전부터 마약을 공급하고 투약해왔다는 사실입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의 사위 이 모 씨 마약 투약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김 의원의 사위가 유력 정치인의 인척이어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 사건에서 조 씨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공급은 물론 투약까지’

서울동부지법의 2015년 판결에 따르면, 조 씨는 이 씨와 마약을 거래하고 함께 투약까지 했습니다. 이들은 강남의 클럽에서도 마약을 거래했고, 투약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씨에 대한 판결문엔 총 세 곳의 강남 클럽이 등장합니다. 논현동에 있는 O 클럽과 A 클럽, 신사동에 있는 M 클럽입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씨는 O 클럽에서 모두 두 번의 마약 투약을 합니다. 2012년 여름엔 엑스터시를, 2013년엔 코카인을 투약합니다. M 클럽에서도 비슷합니다. 2013년엔 엑스터시를, 2014년엔 코카인을 투약했습니다. A 클럽에선 2014년, 공범을 통한 마약 거래만 밝혀졌습니다.

조 씨는 판결문 곳곳에서 등장하는데요. 조 씨는 코카인과 필로폰 등을 이 씨에게 주로 팔았습니다.

2014년 5월엔 이 씨의 공범 김 씨에게 160만 원을 받고 코카인 2g을 건넸습니다. 2014년 6월엔 A 클럽에서 80만 원을 받고 역시 공범 김 씨에게 필로폰 1g을 건넸습니다. 김 씨는 조 씨로부터 사들인 코카인과 필로폰을 이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2014년 5월 3일엔 이 씨와 조 씨는 M 클럽 화장실에서 조 씨가 가지고 있던 코카인 0.1g을 나눠서 흡입하기까지 합니다.

마약 공급책만큼 '누가 마약을 투약했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씨 사건에서 조 씨가 사건을 푸는 열쇠가 됐던 이유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혹시 이번에도?!’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버닝썬 마약 의혹 관계자들의 모발 등을 분석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어제(26일)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면서 국과수가 보내온 일부 감정 결과를 근거로 영장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입니다.

경찰은 나아가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다른 강남 클럽에 대해서도 들여다본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클럽에서도 마약 투약이 이루어졌는지와 유통 경로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클럽 내 마약 판매에 관여한 걸로 추정되는 고객 유치 직원, 이른바 'MD' 일부를 특정해 뒤를 쫓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버닝썬 마약 의혹과 관련해 제일 먼저 구속 송치됐으면서, 또 그동안 여러 곳에 마약을 공급했던 조 씨, 이번에도 사건을 풀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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