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허준석 "'오랜지기' 이병헌 감독 잘돼 제 일처럼 기뻐요" [인터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19. 2. 2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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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요즘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열풍으로 들썩이고 있다. 개봉 25일만에 1400만 고지를 넘더니, <신과 함께-죄와 벌>을 제치고 역대 흥행작 2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도 이병헌 감독의 차진 코미디 화법과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등 배우들의 환상 ‘케미’(케미스트리)가 관객에게 통했다. 또 하나, 신하균, 오정세, 김의성, 양현민 등 주연 못지않은 조연들의 어마어마한 연기 합도 흥행에 한몫했다.

배우 허준석, 사진제공|매그넘엔터테인먼트

배우 허준석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극 중 어딘가 모르게 섬세한 엘리트 악당 ‘정실장’ 역을 맡아 ‘악벤져스’ 사이서도 빛을 발했다.

“<극한직업> 팀 내부는 지금 축제 분위기예요. 이렇게 잘 될 줄은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특히나 이병헌 감독의 첫 영화 <힘내세요 병헌 씨>부터 함께한 저나 다른 스태프들은 이 감독이 잘 되어서 더 좋아하고 있어요. 그 작품을 사비 들여 찍을 때부터 함께 했는데, 이렇게 천만 감독이 되니 개인적으로 참 뿌듯해요.”

허준석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극한직업>서 신하균, 진선규와 호흡을 맞춘 기억, 38살을 맞이한 배우로서 남다른 소감 등을 공개했다.

영화 ‘극한직업’ 속 허준석.

■“‘이병헌 사단’이요? 워낙 친한 사이예요”

<힘내세요 병헌 씨>부터 <스물> <바람바람바람>에 이어 <극한직업>까지, 이병헌 감독의 작품 모두에 얼굴을 내민 그다. 때론 깜짝 출연으로, 때론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작품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이만하면 ‘이병헌 사단’이라 부를 만 했다.

“서로 돈 없을 때부터 친한 사이에요. 저와 이병헌 감독 뿐만 아니라 <힘내세요 병헌 씨> 스태프들, 출연 배우 대부분이요. 그래서 그런가, 이 감독이 잘 되는 게 제가 배우로서 잘 되는 것만큼이나 기분이 좋아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에선 입체적인 캐릭터를 맡게 돼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고백했다. 개성 강한 악당 사이서 어떻게 하면 결을 달리할지 고민한 결과였다고.

“사실 처음 배역 제안 받았을 땐 당황했어요. 시나리오도 재밌고 캐릭터들도 다 개성있었지만, 그 악역들 사이서 ‘정실장’ 캐릭터를 어찌 살려낼지 막막하더라고요. 평범한 악당이 되지 않게 하는 게 목표였죠. ‘이무배’(신하균)와 ‘홍상필’(양현민)과 다른 톤으로 만들어내려고 연구를 많이 했어요. 게다가 이병헌 감독의 코미디 화법이 배우의 애드리브로 웃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상황이 차곡차곡 쌓여서 터지는 터라 캐릭터가 너무 튀면 안된다는 제약도 있었고요. 그 안에서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섬세한 말투와 제스처’를 더하게 된거예요.”

주변 반응도 꽤 좋았다고 쑥쓰럽게 고백했다.

“절 잘 아는 사람들은 ‘네 실제 성격과 잘 맞는 캐릭터였다’고 좋아라 하더라고요. 저 역시 오랜만에 남성미 넘치는 센 이미지를 내려두고 저다운 캐주얼한 역을 해서 즐거웠고요.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하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해소됐어요.”

■“진선규의 오랜 팬, 힘있는 연기력 놀라워”

신하균과는 첫 호흡이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모두가 쉬고 있을 때에도 캐릭터에만 집중하고 있더라고요. 현장 세팅을 할 때도 대부분 배우는 가볍게 대기하고 있는데, 신하균 선배는 계속 대사를 연습하더라고요. 저 역시 대기할 때 선배가 대사를 툭 건네니, 자연스럽게 받았고 그렇게 연습이 또 되는 거죠.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는데도 이 정도로까지 몸에 익게 하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먼저 그렇게 리드를 해주니, 저와 양현민도 연기하기가 편했고요.”

기억에 남는 이는 또 있었다. 그와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낸 진선규가 그 주인공.

“극단에 있을 때부터 제가 팬이었어요. 그가 나오는 연극 한 편을 우연히 봤는데 정말 동물적으로 연기를 펼치더라고요. 그러다 SBS <육룡이 나르샤>로 뭉쳤는데, 많이 친해졌어요. 당시 진선규 대사는 ‘추포하라’가 전부였는데, 그것도 매번 분위기를 다르게 하더라고요. 이후에도 정말 좋아하는 배우라 계속 곁에 붙어 있었어요.”

이병헌 감독의 뷰파인더 안에서 마음대로 뛰어노는 그를 볼 때 다시 한 번 놀랐다고 귀띔했다.

“스크린으로 보니 제일 눈에 띄는 배우더라고요. 이유가 분명 있어요. 진선규란 배우는 정말 순수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 그 누구보다도 강하거든요. 자신의 연기를 의심하면 삐걱거릴 수도 있는데, 진선규는 100% 자신이 믿는 대로 연기하니 어마어마한 파괴력이 나오는 거예요. 그 힘이 200% 배가된다고나 할까요.”

이제 그도 삼십대 중반을 훌쩍 넘겼다. 나이가 들수록 욕심이 옅어지고 마음이 편해져 더 연기에만 집중된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런 그가 달려갈 ‘배우로서 2019년’은 어떤 모습일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제 얼굴을 알아도 이름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그게 요즘은 좋은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절 작품 속 하나의 캐릭터로 인식하니 몰입도가 높아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도 캐릭터에 충실하게 빠질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또 주변 사람들에겐 ‘허준석, 인성도 좋고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계속 인정 받는다면 보람이 될 것 같아요. 두 가지 모두 지켜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려고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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