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월드] 바텐더 출신 29세 최연소 의원, 워싱턴의 '핵인싸'
부유세70%, 그린뉴딜 정책 등 파격공약
트위터 팔로우 310만, 영향력은 트럼프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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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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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전직 웨이트리스가 정치 스타덤에 올랐다.” (폴리티코) “트럼프 이후 가장 흥미로운 정치인이다.” (더위크) 미국 역대 최연소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29)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10선 의원 조 크롤리를 15%포인트 차이로 따돌린 후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욕 14선거구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 2세’, ‘20대 여성’이라는 조건만 보면 미국 정계의 아웃사이더다. 선거 유세 영상에서 “나같은 여성은 선거에 출마하지도 않는 걸로 돼 있다”고 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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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바텐더 #민주적사회주의자 #트럼프 저격수
그는 등장부터 기존 정치인들과 달랐다.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내세우며 크롤리의 경선 후보로 등장한 그는 예비선거 때부터 “기업 후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선 후에도 파격행보는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선 “아파트 월세를 내기위해 첫 의원 월급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달 3일 열린 하원의원 취임식에선 홀로 흰옷을 입고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그가 입은 흰옷은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을 했던 ‘서프러제트’를 상징한다. 한 달쯤 뒤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오카시오 코르테즈와 함께 흰옷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CBS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의심할 여지없이 인종차별주의자다. 그는 인종차별적 목소리를 내고 차별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었다” 등의 발언으로 ‘트럼프 저격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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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공약 #부유세70프로 #온실가스 없애자
톡톡 튀는 발언과 패션뿐만 아니라 오카시오 코르테즈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부유세 공약’과 ‘그린 뉴딜 정책’ 때문이다. 연소득이 1000만 달러(112억원) 이상일 경우 부유세를 최대 70%까지 내도록 해 이 돈으로 10년 내 전력수요 100%를 자연에너지로 충당하는 ‘그린 뉴딜정책’을 실행하겠다고 한다.
이같은 진보적인 정책을 두고 반응은 엇갈린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노아 스미스는 “과거 가장 높은 세율 구간을 보면 1920년대엔 73%, 1981년엔 69%였다”며 “오카시오 코르테즈의 주장이 엄청 급진적인 건 아니다”고 평했다. 에마뉘엘 사에즈 버클리대 경제학 교수와 가브리엘 주크먼 교수도 NYT에 기고문을 실어 “세금에 관해 절실하게 필요한 논쟁이 시작됐다”며 “그의 주장은 미국의 전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오카시오 코르테즈와 그 사회주의 동료들이 우리나라를 미국이 아닌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 국가로 바꾸려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베네수엘라를 언급하며 “저게 바로 세금을 70%까지 올리려는 사회주의의 결말”이라며 오카시오 코르테즈를 저격했고, 그린뉴딜정책에 대해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 자동차, 소, 석유, 군대까지 영영 없애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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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여왕 #댄싱퀸 #밀레니얼세대 정치인
파격적인 행보 속에서도 AOC에게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속에서다. 더 내셔널은 오카시오 코르테즈를 두고 “소셜미디어상의 비공식적인 여왕”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그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약 310만명으로 지난해 6월과 비교했을 때 6배나 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카시오 코르테즈는 SNS를 잘 이용한다는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언급된다.
이런 오카시오 코르테즈를 두고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세대)에 어울리는 정치인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밀레니얼 세대는 좌우 상관없이 자신들의 관심사를 대변해 줄 인물을 찾았고, 오카시오 코르테즈가 이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했다. SNS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 뿐 아니라 기후변화, 이민자, 여성 문제가 밀레니얼 세대의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사회단체인 진보를 위한 데이터(DFP) 정책고문 그레크 카록은 “밀레니얼 세대는 20년 동안 기후변화가 그들이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들어왔다”며 “세계는 지금 미국 밀레니얼세대가 의회에서 뭘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밀레니얼 세대중엔 기성세대보다 이민자 2세의 비율이 높고, 미국 사회에서 터부시됐던‘사회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것도 오카시오 코르데즈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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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평가 #포퓰리스트? #오카시오 코르테즈의 미래는?
하지만 기존 정치와 다른 AOC식 접근에 대해 ‘포퓰리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오카시오 코르테즈의 SNS상 발언이 모두 기사가 되는 것에 대해 “그는 뉴스의 미래”라면서도 “의식적이든 아니든 콘텐트 제작자들은 트럼프를 소비했던 것 같이 오카시오 코르테즈의 이야기를 시청률이나 웹 트래픽를 올리는 데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인디와이어는 “인스타그램은 포퓰리즘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며 “개인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역시 “AOC의 아이디어는 끔찍하다”며 그의 정책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파격적인 정책과 젊은이들에게 친숙한 매력을 동시에 갖춘 이 젊은 정치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AOC의 도전이 정치실험에 그칠지, 미국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모멘텀이 될지 미국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 재미로 풀어보는 오늘의 퀴즈
코르테즈, 너는 누구냐
기사를 꼼꼼하게 읽으셨나요?미국의 정치아이돌, 코르테즈에 대한 퀴즈를 풀어봅시다.
Q1 :코르테즈의 전 직업은 무엇이었을까요?
Q2 :코르테즈가 활동했던 사회단체 미국민주사회주의의 약자는?
Q3 :코르테즈가 주장한 부유세 세율은? (재산 1000만달러 이상일 경우)
Q4 :코르테즈가 10년 내 전력 수요 100%를 자연에너지로 바꾸겠다며 발표한 정책이름은?
-정답확인 : https://news.joins.com/article/olink/2296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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