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가족' 정가람 "쉽게 안 풀려 더 재미있는 연기" [인터뷰]

신상민 기자 2019. 2. 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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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가족 정가람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정가람은 영화 ‘4등’ ‘시인의 사랑’으로 단번에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고 싶은 게 많은 20대인 그가 영화 ‘기묘한 가족’을 통해 좀비 연기에 도전을 했다.

영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 배급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 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다. 극 중 정가람은 사람의 뇌와 피보다는 양배추와 케첩에 환장하는 채식주의자이자 주유소집 가족에게 돈벌이로 이용을 당하는 좀비인 쫑비 역을 연기했다.

정가람은 ‘기묘한 가족’ 시나리오를 보고는 좀비물임에도 흔히 생각하는 스릴러 장르가 아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 재미가 있다고 느꼈다. 그는 “이런 시나리오가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컸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물론 좀비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담이 크기도 했다. 정가람은 “부담감도 있었지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더구나 해보지 않은 걸 해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을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정가람은 좀비 연기를 위해서 이민재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연습을 했다. 그는 “많은 영상을 찾아 보면서 생각한 것들에 살을 붙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코미디 장르라고 해서 좀비 자체가 웃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그는 “영화 속 상황 자체가 웃기지 좀비 자체가 웃긴 아니다”며 영화 상에서 좀비가 좀비다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4등’ ‘시인의 사랑’에서 정가람은 내면의 상처를 관객에게 설득 시켜야 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반면 ‘기묘한 가족’에서는 표현 자체가 한정적인 캐릭터를 맡았다. 이에 대해 정가람은 각 배역마다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4등’ ‘시인의 사랑’의 경우 맞는 지 틀리는 지 애매한 부분들이 있었다. 살아 보지 않은 삶을 표현하고 그 인물의 감수성을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반면 쫑비의 경우는 표현을 하고 싶지만 막아야 하는 게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 정가람은 ‘멍 때리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아지가 주인을 쳐다 보는 눈이 아니라 마치 멍 때리는 모습처럼 초점이 없는 눈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서 보여준 쫑비의 시선 처리를 즉석에서 보여주기도 했다.

정가람은 쫑비와 해걸(이수경)의 감정 교류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는 “사람을 물어 죽이려고만 하는 좀비가 아니라 감정 교류를 해야 했다. ‘웜바디스’의 R처럼 표현이 자유롭지도 못했다”며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쫑비를 연기하면서 정답이 없는 쫑비와 해걸의 감정 교류를 어떻게 관객에게 설득시킬 것인지가 숙제였다고 했다.

무엇보다 아무런 리액션을 할 수 없는 좀비 연기로 인해서 적지 않게 고생을 해야 했다. 특히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던 정재영과 김남길 때문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기에 더욱 힘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촬영을 할 때 미리 준비를 해서 집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선배들은 워낙 베테랑이라서 편안하게 있다가도 촬영이 들어가면 바로 몰입을 하셨다”고 했다.

정가람은 자신의 감정을 잡기 위해서 택한 방법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방법이었다. 그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흘려 버리려고 했지만 그래도 듣다 보면 웃길 수 밖에 없었다”며 “너무 웃겨서 결국 웃음이 터져 NG가 나기도 했다”고 했다. 매사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탓에 촬영 감독마저 웃는 바람에 앵글이 흔들려 NG가 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선배에게 많은 부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특히 박인환을 비롯해 정재영, 엄지원, 김남길을 보면서 존경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이 자신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정가람은 함께 한 선배들을 보면서 그들이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는 “그들이 오랫동안 배우로 쓰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런 것들이 지금의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정가람이 이러한 생각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지향점이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정가람은 만덕 역의 박인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박인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상을 초월한다. 정말 필모그래프가 전부가 아니다”며 “선생님처럼 꾸준히 길게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대 초반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면 지금은 하나씩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정가람은 20대의 열정을 가지고 뭐든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아직까지 연기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기 때문에 더욱더 연기를 할 때 에너지가 넘친다고 했다.

“선배님들이 ‘아직은 재미있을 때지’라고 하셨어요. 연기가 재미있는 게 교과서가 없고 시험처럼 점수가 없어요. 오히려 그게 매력적이에요.”

정가람은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계에 직면했을 때 자신을 더욱 밀어 붙이는 것 자체가 오히려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쉽게 안 풀리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고 했다.

자신을 밀어 붙여야만 더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 정가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쫑비 역할을 하면서 하루에 양배추 20통씩을 씹고 한 겨울에 얇은 옷과 맨발로 뛰어 다니기까지 했다. 이러한 치열함이 정가람이라는 배우를 충무로의 기대주라는 자리에 올려 놓은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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