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킹덤', 다음 시즌부터는 끝도 없이 휘몰아쳐요"

김경학 기자 2019. 2. 1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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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스크린 이어 드라마까지…쉼 없이 달리는 배우 주지훈
ㆍ‘킹덤’서 반역자 된 세자 역
ㆍ“1·2회 편집본 너무 재밌어서 실제로 감독님께 무릎 꿇어”
ㆍ‘작품 잘돼도 내 덕은 아니다’…“하정우 형 조언처럼 생각”

넷플릭스 제공

지난해 한국 배우 중 가장 주목받은 이는 단연 주지훈(37·사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최고 흥행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하얀삵’으로 불린 고려 무사 해원맥으로 출연해 강림(하정우)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공작>에서는 북한 보위부 요원 정무택을 맡아 황정민·이성민·조진웅이라는 걸출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주지훈은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으로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지난 11일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아이템>에서는 검사 강곤으로 열연하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주지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는 <킹덤> 측에서 마련한 자리였지만, 그의 신경은 전날 첫선을 보인 <아이템>에 온통 몰려 있었다. 기자들이 ‘(<킹덤>을) 본 소감’으로 말문을 열자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레 답했다. ‘<아이템> 말고 <킹덤>을 물은 것’이라고 하자 그제야 밝은 표정으로 “<킹덤>은 너무 재미있었다. 김은희 작가님의 필력과 김성훈 감독님의 연출력이 잘 버무려진 작품”이라며 “(제작발표회가 열린) 싱가포르에서 1·2회를 보고 감독님에게 실제 무릎을 꿇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짜 잘 만든 건 노력이 느껴진다기보다 그냥 아름답지 않으냐”며 “2시간짜리 (영화를) 편집하시던 분이 약 300분 분량을 편집하려면 에너지를 훨씬 더 써야 하는데, 감독님이 혼을 갈아 넣었다”고 했다.

조선시대가 배경인 좀비 드라마 <킹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킹덤>은 전 세계 가입자를 대상으로 동시에 공개하는 글로벌 온라인 스트리밍(OTT) 업체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첫번째 한국 드라마다. 이 때문에 주지훈은 뿌듯한 점도 있고, 생소한 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콘텐츠 데이터베이스 업체) IMDb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차트)에서 13위를 하다 이날 21위로 떨어졌다. 100개 중 아시아 드라마는 <킹덤>이 유일해 자랑스럽다”면서도 “그런데 남의 작품 인터뷰를 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국내 드라마나 영화는 오픈하면 시청률이나 관객 수 같은 결과가 나오는데, 넷플릭스는 수치를 공개 안 한다. 또 시간이 정해져 방송되는 것도 아니고 극장에 걸리는 것도 아니라 오픈을 했는데 오픈 안 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넷플릭스 관계자들의 표정을 통해 <킹덤>이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짐작했다. 그는 “얼마 전에 <킹덤> 시즌2 전체 리딩을 하는데 넷플릭스 관계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훨씬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킹덤> 시즌2는 전날 첫 촬영을 시작했다. 주지훈은 “사실 시즌1이 그 장면에서 끝난다고 들어 우리 배우들도 ‘여기서 끝내요?’라며 의아해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정말 영리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굉장히 철저하게 계산된 마무리였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킹덤> 시즌2에 대해 “이제 시작이다. 끝도 없이 휘몰아친다. (시즌1에서 던진 의문점이) 100% 해소되고도 충분할 것”이라며 “시즌1처럼 내년 1월이나 겨울쯤 공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의문점을 던지고 끝날 수도 있다”며 시즌3 이후도 이어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킹덤> 시즌2는 1화까지 김 감독이, 2화부터는 영화 <특별시민>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주지훈은 올해도 바쁜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이고 같이 대본을 보고 회의한 영화는 몇 작품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시작한 <킹덤> 시즌2 촬영은 물론, <아이템> 촬영 분량도 아직 3분의 1가량 남아 있다. <아이템>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이템’을 서로 차지하려는 인간들의 욕망을 그린 판타지 블록버스터 드라마다. <신과함께> <킹덤> <아이템> 등 판타지 장르에 자주 출연하는 그는 “사실 대부분의 드라마는 다 판타지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VFX(시각효과)가 들어간 작품은 가짜가 더 진짜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눈으로 보지 않아서 연기할 때 느끼는 정도를 어느 정도까지 표현할지 더 고민되는 면이 있다. 배우도 스태프와 함께 더 합심해서 회의도 자주 해 일은 조금 더 많다. 고민을 안 하면 도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어 행복하지만 거만해지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신과함께> 2 끝나고 김용화 감독과 하정우 배우가 하신 말씀이 있다. ‘겸허하고 겸손해라.’ 작품이 아무리 좋아도 안될 수 있고, 별로 안 좋아도 다른 원인으로 잘될 수 있다. ‘작품이 잘돼도 내 덕에 잘됐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얘기하셨다. 작년 한 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다고 올해도 사랑받을 거란 법은 없다는 것을 안다. 그저 묵묵히 열심히 할 뿐이다. 스스로 발목 잡지 않기 위해 ‘겸허하라’는 말을 계속 되뇌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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