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보고서] '트랩' 연기가 복병 될 줄이야

2019. 2. 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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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CN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트랩’이 TV로 영화를 보는 듯한 퀄리티를 자랑했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력에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새다.

영화 제작진과 드라마 채널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OCN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 그 첫 번째 주자인 7부작 드라마 ‘트랩’(연출 박신우, 극본 남상욱)이 지난 9일 첫 발을 뗐다. ‘트랩’은 사전제작으로 이미 전편이 완성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1~2회 빈틈없는 연출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장르물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청자가 이서진·임화영 등의 연기가 다소 어색하다고 지적하면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스토리

‘트랩’은 알 수 없는 덫에 걸린 국민 앵커 강우현(이서진)의 이야기를 그린다. 1회의 시작은 불타는 산장 앞 절규하는 우연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이후 ‘트랩’은 우현의 진술에 의해 묘사되는 사건 당시와 이를 해결하려는 형사 고동국(성동일)의 시선을 오가며 진행된다. 우현에 따르면 그는 아나운서 출신의 아내 신연수(서영희) 아들 시우(오한결)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어느 산 속 기묘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가족을 납치 당했다. 우현은 카페의 주인 마스터 윤(윤경호)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그 역시 납치사건의 공범이었다. 우현에게 역으로 당한 마스터 윤은 ‘인간 사냥꾼’의 소행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우현은 인간 사냥꾼이 제시한대로 가족 중 누구를 먼저 구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아들을 택한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구해낸 시우는 우현이 아내를 찾아 떠난 사이 다시 인간 사냥꾼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우현의 주위에는 수상한 사람들 천지다. 그 중 우현에게 집착을 보이는 비서 김시현(이주빈)에게 의심을 품은 형사 배남수(조달환)가 수사 중 사망했다. 그런가 하면 우현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업자 홍원태(오륭)의 회사에는 인간 사냥꾼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직원(성혁)이 있었다.

■ 첫방 업&다운

UP:
완성도가 높다. 사전제작의 덕을 톡톡히 본 모양새다. 전개부터 촘촘하다. 그간 국내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 중 적잖은 작품이 다소 허술한 개연성으로 아쉬움을 남긴 반면, 아직까지 ‘트랩’에는 빈틈이 없어 보인다. 특히 극 중 우현이 주장하는 피해 사실을 처절하게 묘사하면서도 현실 속 그의 주위에 수상한 인물들을 배치,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로써 시청자들이 ‘트랩’의 비밀을 추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영화 ‘완벽한 타인’(2018)의 이재규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백야행’(2009)의 박신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등 영화판 스태프들이 대거 합류한 만큼 ‘트랩’의 연출 역시 영화를 보는 듯했다. 극의 주요 배경지인 산 등 자연의 전경을 넓게 잡는 구도부터 감정 신에서 인물의 얼굴을 한가득 잡는 클로즈업까지 적재적소에 다르게 활용되는 연출 기법으로 긴장감을 끌어 올렸다.

(사진=OCN 방송화면)

DOWN: 의외의 곳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일부 배우가 연기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 대상이 주연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이라 문제다. 우선 ‘트랩’의 중심에 선 우현 역의 이서진이다. MBC ‘결혼계약’(2016)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는 특유의 진중한 눈빛과 분위기로 ‘트랩’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소리를 치거나 오열하는 등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에서 대사 전달력이 다소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트랩’의 또 다른 주역, 프로파일러 윤서영을 연기하는 신예 임화영도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들뜬 듯한 발성과 톤이 똑부러져야 할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임화영은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호평받은 바 있기에 그의 활약을 기대했던 시청자가 더욱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트랩’은 이미 제작을 마친 상태다. 시청자의 현재 피드백이 즉시 반영될 수 없는 실정이다. 과연 ‘트랩’의 남은 회차에서 각 배우가 인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시청자의 눈
‘트랩’은 하드보일드 추적 스릴러 드라마를 표방한다. 이에 따라 “무섭다” “집중된다” “보는 내내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았다” 등의 시청자 반응은 곧 ‘트랩’에 대한 찬사에 해당한다.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내용인 만큼 “범인이 누굴까?” “이서진의 자작극이 아닐까?” 등 드라마에 몰입해 이야기를 추리하는 시청자가 대다수인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서진의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임화영이 어색하다” “연기를 빼면 볼 만하다” 등 연기력 비판도 공존한다.

■ 흥행 가능성
입소문을 제대로 탔다. 1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트랩’ 2회는 전국 유료플랫폼 시청률 3.6%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1회(2.4%)보다 1.2%P 상승한 수치로, 케이블·종편채널을 포함해 동시간대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다. 주말 심야 시간대 평성과 잔인한 장면이 적잖이 등장하는 장르물 특성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특히 ‘트랩’은 총 7부작으로 빠른 전개가 예상되는 만큼 지금의 탄탄한 스토리를 유지한다면 장르물 마니아들의 확실한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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