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기업가 ②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유통혁명은 시작일 뿐..나는 마지막에 우주를 팔것이다"

2019. 2. 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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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00만불 월街 헤지펀드 박차고
차고에서 온라인서점 ‘아마존’ 창업
가전·의류 등 카테고리 넓혀 승승장구

‘고객 최우선’ 리뷰 서비스 최초 도입
음성인식 기능 탑재 스피커 ‘에코’ 첫 선
저렴한 우주관광이 최종 종착지 야심


“나는 내 열정을 따르려고 덜 안전한 길을 택했다. 그리고 나는 그 선택이 자랑스럽다.”

불과 30세의 나이로 월스트리트 헤지펀드의 부사장이 됐다. 연봉 100만 달러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이 월스트리트의 ‘유망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 사직서를 던졌다.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연간 200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웹(Web). 그는 “나는 그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살면서 본 적이 없었다”며 당시의 충격을 회상했다.

그는 온라인에 ‘오프라인’에서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것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수백 만 가지의 책을 파는 온라인 서점이 그것이다. 막 결혼식을 올린 부인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고, 성공을 확신할 수도 없는 이 ‘미친 짓’을 해보고 싶다”는 남편의 결심을 응원했다. 오늘날 시총 1조 달러가 넘는 글로벌 유통기업 아마존의 창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성공신화는 보장된 길을 거부하고 ‘안전하지 않은 길’을 택한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것이다=시작은 베조스의 차고였다. 몇 명의 직원들과 함께 작은 사무실을 냈다.소프트웨어 개발과 테스트 기간을 거쳐 1995년 남아메리카 강의 이름을 딴 ‘아마존닷컴’의 문을 열었다. 초기 성공은 엄청났다. 언론 홍보 없이, 아마존닷컴은 한 달 만에 미국 전역과 45개국에서 책을 팔았다. 두 달 동안 매출은 일주일에 2만 달러에 달했다.

1998년 아마존은 책 외의 제품으로 서서히 카테고리를 확장하기로 했다. 먼저 음반과 비디오를 판매했다. 이후 그는 온라인 소매업자들에게 무작위로 ‘어떤 제품을 더 사고 싶냐’고 물었다. 답변 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로 가득 채워졌다.

베조스는 2016년 유명 진행자인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고객 중 한 명이 ‘내 차에는 앞유리 와이퍼가 필요하니 아마존이 앞유리 와이퍼를 팔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 “그 답을 보자 나는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사기 위해 전자상거래 방식을이용하고 싶어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베조스는 공격적으로 생활용품에서 가전제품, 의류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혔다.

새로운 카테고리가 추가될 때마다 아마존은 늘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제품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겁먹지 않았다. 베조스는 “가령 의류를 예로 들엇을 때, 당시 아무도 의류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엄청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고,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우리의 길을 가고자 했다”고 회상했다.

▶고객에게 시작해 거꾸로 올라가라 = 아마존의 창립 당시부터 오늘날까지 베조스의 경영철학의 가장 첫 번째를 지키고 있는 것은 ‘고객’이다. 다른 기업이 경쟁사에 집중할 때, 아마존은 오로지 ‘고객’에만 집중했다. 아마존의 홈페이지에 써있는 기본 원칙은 이것을 ‘고객 집착’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베조스는 “우리는 항상 고객의 요구에 역행해 내부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미래의 고객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 대한 아마존의 ‘집착’은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정시 배송하는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 그 자체이기도 하다. 베조스는 한 대형유통업체 강연에서 “고객이 더 비싼 가격, 더 느린 배송, 덜 다양한 상품군을 원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고객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전자상거래 역사상 수많은 ‘최초의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처음에는 부정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객 리뷰’란을 만들었다. 고객이 구매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제품에 대한 간접적인 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이유로 2001년에는 책의 앞부분을 미리 볼 수 있는 룩인사이드더북(Look inside the book) 서비스를 론칭했다. 작가, 출판사들이 책 구입 수요를 떨어트릴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서비스 도입 이후 책 판매량은 5~10% 증가했다. 일정 금액 구입 시 매일 무료 배송, 결제 정보 입력 없이 구입이 가능한 원클릭 쇼핑을 도입한 것도 아마존이 처음이었다.

‘모든 주문 상품을 정해진 시간에 배송해야 한다’는 원칙은 유통업체의 핵심 경쟁력인 물류 시스템 혁신으로까지 이어졌다. 고객 주문은 급증하면서 새로운 물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 로봇을 활용한 물류 자동화시스템 역량을 가진 키바 시스템(Kiva system)을 인수, 물류 자동화를 실현시켰다. 물리적인 재고 창고 확보가 효과적인 물류 시스템 구축의 최선이라 여겨지던 때의 일이다.

당시 베조스는 “물리적인 세계에서는 장소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우리가 물류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는 기술과 기술, 그리고 기술이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실패를 ‘특히’ 잘 하는 회사다=
브래드 스톤의 저서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는 “기업들은 발명가(inventor)가 되기 보다는 후발주자(follwer)가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승승장구하는 중에도 꾸준히 발명가의 길을 택했다.

아마존은 2007년 전자책 태블릿인 킨들을 출시했다. 고객들의 독서 패턴을 분석, ‘독서의 방법을 바꾸겠다’는 도전의 결과물이었다. 킨들은 현재까지 전자책 리더기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아마존은 또 한 번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놨다.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인 알렉사(Alexa)를 탑제한 스마트 스피커 에코(Amazon Echo)다. 놀랄만한 성장을 보였다. 고객들은 알렉사의 음성 인식기술을 활용해 물건을 사고 음악을 들으며, 전자기기를 작동시키기 시작했다. 이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마존의 뒤를 따라 앞다투어 스마트 스피커를 내놨다. 에코의 성공은 스마트홈이라는 또 다른 거대 시장의 문을 연 셈이다.

발명에는 실패의 위험이 따른다. 베조스는 킨들, 에코 외에도 가정에 비치된 버튼만 누르면 제품 주문이 가능한 대시 버튼(Dash button)과 드론을 이용한 배송 시스템도 개발했다. 심지어 드론 배송 프로젝트는 각종 규제의 틀에 막혀 폐기 직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조스는 혁신하고 도전한다.

베조스는 2015년 주주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아마존의 끊없는 도전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마존은 세상에서 실패하기 가장 좋은 회사입니다. 하지만 실패와 발명은 떨어질 수 없습니다. 아마존의 리더로서 제 업무 중 하나는 직원들이 대담해지도록 독려하고 회의론자들의 반대에 맞서는 것입니다.”

▶아마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그리고 우주로 = 베조스의 다음 행선지는 온라인 밖의 세계다. 이미 그는 2015년과 2016년 첫 오프라인 서점과 무인매장인 아마존 고(Amazon Go)를 열며 오프라인 유통 진출의 신호탄을 알렸다.

그는 2017년 미국의 식료품 유통 체인인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했다. 시험적인 시도에 그쳤던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이다. 최근에는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노하우와 홀푸드의 오프라인 유통망의 시너지를 활용, 2시간 배송 서비스 도입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포브스는 인수 당시 “아마존은 홀푸드가 갖고 있는 고객 구매패턴 데이터로 궁극적으로는 식료품 쇼핑 경험을 개인에게 맞출 수있게 될 것”이라면서 “식료품과 같은 소모품을 사용하면 아마존은 곡물이 부족할 때를 미리 인지하고 정확한 시기에 추가 구매를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주는 베조스의 마지막 종착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우주는 나의 어린 시절의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베조스는 지난 2000년 자신의 사비 5000억원을 투자해 우주관광을 저렴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인 ‘블루오스틴’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마존의 수익은 베조스의 꿈을 위해 투자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국제 우주개발회의(ICC)에 참석해 그의 현재 ‘가장 중요한 업무’는 달에 ‘인간이 살 수 있는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마존 주식 1조 원을 매년 매각해 사용할 예정이라고도 발표했다.

베조스는 “내가 80살이 되었을 때 꼭 이뤄졌으면 하는 것은 다음 세대가 우주를 향한 기업가적 정신을 폭발시키는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나는 매우 행복할 것이고,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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